‘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이 광고 카피의 주인공이 ‘에이스침대’라는 사실은 외국인이 아니라면 다 알 정도다.침대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서 에이스침대는 1963년 설립됐다. 안유수 에이스침대 창업자는 미군부대에서 버려지는 침대를 보며 창업동기를 가졌다고 한다.서울 금호동에서 에이스침대공업사로 출발한 에이스침대는 침대ㆍ사무용 가구를 하던 안건사에서 침대부문을 인수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침대회사로 올라섰다.‘침대 과학’을 실현하기 위해 에이스침대는 91년 ‘침대공학연구소’를 설립, 최첨단 생산시설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하기도 했다. 연구소에서는 의학, 인체공학, 소재공학, 수면과학 등 각 분야의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연구개발팀이 롤러시험기, 매트리스시험기, 낙하충격시험기, 스프링시험기, 뇌파시험기 등 첨단기기를 이용해 침대를 연구한다.에이스침대는 자체적으로 첨단 기능의 인체연구 시스템인 ‘컴퓨맨’을 개발하기도 했다. 컴퓨맨은 인체구조와 기능을 가진 실험로봇으로 인체의 하중분포와 체압분포, 척추곡선 등을 측정할 수 있다.95년에는 충북 음성에 10만평 규모의 공장을 준공하며 국내 침대시장을 장악해 왔다. 이 공장에서는 전 공정의 70% 이상을 자동화해 제품을 생산한다. 침대공학연구소에서 알 수 있듯이 에이스침대는 그 무엇보다 ‘품질’에 신경 써 왔다.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 ‘대충 만드는 것은 용납 못한다’는 이 회사의 슬로건에서 ‘품질 최우선주의’라는 장인정신이 스며 나온다.‘글로벌 에이스’에도 주안점을 둔 에이스침대는 일찌감치 82년 이탈리아 밀라노에 지사를 설립했다. 이어 84년에는 스페인 발레시아에 사무소를 열었고 93년에는 중국 광저우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중국시장을 공략했다.‘온돌’ 국가에서 창업한 회사의 침대가 해외고객을 빨아들이게 된 것이다. 96년에는 침대 제조기술 또한 수출하게 됐다. 필리핀 엠파이어(Empire)가 에이스의 기술을 사 갔다. 이와 함께 매장 경쟁력 강화와 신유통조직 개발 등 조직 경쟁력 극대화에도 초점을 맞춘 에이스침대는 IMF 외환위기에도 흑자경영을 펼쳤다.그 결과 2002년 12월 무차입경영 선언을 할 수 있었다. 은행 차입금 등 62억5,100만원을 상환하며 무차입 시대로 접어든 것. 하나은행 중부지점 56억8,000만원을 비롯해 신한은행 성남지점 5억원 등의 은행 차입금을 에이스침대는 모두 갚았다. 무차입 선언은 수익성 위주로 회사를 운영했다는 증거가 돼 에이스침대를 화제에 올렸다.튼튼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투자를 확대할 계획 또한 분명하다. 먼저 수면공학 연구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수면의학, 재활의학, 인간공학 등의 전문가로 ‘수면과학 실현을 위한 전문위원회’를 구성, 운영할 예정이다.또한 침대공학연구소를 통해 수면공학실적의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수면측정ㆍ인체측정 장비를 구입해 연구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에이스침대의 연구개발(R&D) 비용은 매출액 대비 2% 정도다.안성호 사장은 “무차입 경영에 대한 시각은 여러가지 존재하겠지만 빚 없이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경영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