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잡이 사업방식 퇴출돼야, 유비쿼터스 사업방식 대세될 것

사회: 방문판매와 네트워크 마케팅 등 직접판매를 양성화한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지 10년이 지났습니다. 이 기간 중 가장 큰 성과는 무엇입니까.이두영: 크게 네 가지를 들 수 있겠죠. 우선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한 기업이 등장할 정도로 업계가 크게 성장했습니다. 또 소비자 피해보상을 위한 기관인 ‘공제조합’이 발족해 시장의 건전성 확보에 일조했습니다. 중앙대 등 대학에 관련학과가 개설된 것도 큰 성과입니다. ‘한국직접판매학회’라는 학회가 결성된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이규환: 대의적으로는 IMF 외환위기 이후 국민들의 심리적 불안감 해소에 기여했다고 봅니다. 지금도 부작용이 적지 않지만 많은 국민들에게 경제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고 봅니다.장성철: 일자리 창출 효과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특별한 자격이나 노하우가 없어도 시작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진출했죠. 특히 여성들의 참여가 많은데 결과적으로 이들의 사회ㆍ경제적 능력을 높이는 데도 기여했습니다.사회: 네트워크 마케팅은 시장규모 3조원, 유소득 판매원 170만명이라는 대형시장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업계를 보는 일반인의 시각은 아직도 부정적인 게 사실입니다. 업계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없겠습니까.장성철: 이미지는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습니다. 한번 추락한 업계의 이미지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업계는 이미지 관리를 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당면한 과제입니다. 협회가 나서 업계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단체를 통해 이미지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별도의 잡지를 출간, 국민 홍보창구로 활용하는 것도 검토할 만 합니다.류석우: 업체의 난립도 문제입니다. 자격이 부족한 업체들이 마구잡이식으로 창업해 업계의 이미지를 흐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막을 수단이 마땅치 않아 우려됩니다.유철수: 세 가지 정도만 업계에서 노력하면 한국의 네트워크 마케팅은 면모를 일신할 것이 분명합니다. 우선 업체의 경영진이 분명하고 미래지향적 경영철학을 가져야 합니다. 업계의 부정적 이미지는 철학이 부족한 경영자들 탓이 큽니다. 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이 돼야 합니다. 이를 통해 대국민 이미지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시장과 기업의 규모를 봐도 이미 시점은 됐다고 봅니다. ‘최고급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업계의 노력으로 ‘고급인재’를 유치하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고급’은 희귀합니다. 한국 네트워크 마케팅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천재형 인재가 절실합니다.이두영: 처음부터 환영받는 경영을 해야 합니다. 이익이 생긴다고 불법적인 행위를 더 이상 해서는 안됩니다. 네트워크 마케팅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특히 대학에서 정식 학과가 개설된 점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대학에서 학문으로 연구된다는 것 자체가 업계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대학으로 확대되고 대학원도 생기면 모양새가 더 좋아질 겁니다. 하지만 학과는 언제든 폐과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선두업체들이 대학에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미지가 좋지 않은 네트워크 마케팅의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내용이지 이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장성철: 과거에는 회사가 잘되면 교육에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창사 전부터 교육에 투자를 하는 경영인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10년 후, 심지어 100년 후를 내다보는 기업가도 볼 수 있죠. 업계와 학계의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면 업계의 이미지 개선에 크게 도움이 될 겁니다. 또 현재 네트워크 마케팅에 종사하고 있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많이 있는데 이 분들이 전면에 나서 업계를 홍보해주면 이미지가 좋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사회: 네트워크 마케팅은 높은 고용창출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판매원들의 사업에 대한 인식이 실제와 많이 다른 것도 사실입니다. 실례로 전체 회원 80%가 전업사업자인 반면, 전체 95%의 월소득은 100만원 이하에 불과합니다. 사업자들의 기대치와 현실이 이렇게 다른 이유와 개선방안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장성철: 사업자들의 과장된 홍보가 주요 원인입니다. 실제보다 부풀려진 수익을 장담하고 이를 달성하려는 사업자들의 ‘한탕주의’ 탓에 선의의 피해자들이 양산되고 있습니다. 선진국의 경우 전업사업자의 비율이 10% 내외인 데 비해 우리는 85%나 됩니다. 업계의 ‘부풀리기’ 교육이 이런 현상을 초래했습니다.이두영: 부업인지 전업인지 여부에 따라 실제 수입규모는 상당한 차이가 있음에도 현실을 사실대로 알려주지 않습니다. 대중교육을 하다 보니 교육내용이 획일적입니다. 또 네트워크 마케팅이 단기간에 고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가 아닌데 사업자들이 서두르다 보니 여러 폐단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물론 업체들에도 고민은 있습니다. 대졸 초임이 200만원 이상인데 월 예상수입이 몇 십만원이라고 하면 누가 사업을 하겠습니까. 최근에는 외형 위주의 ‘포인트 마케팅’이 불황 돌파의 대안으로 등장, 대세로 굳어지고 있어 부작용이 우려됩니다. 돈보다 교육에 무게를 둬야 할 시점입니다.유철수: 결국 맞춤식 교육이 해답이 될 겁니다. 사업자들의 여건과 능력, 의지에 따라 교육내용을 달리해야 합니다. 부업을 원하는 사람들과 경력이 풍부하고 전업을 하려는 사람의 성과가 같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이규환: 월 1,000만원을 벌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월 50만원에 그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50만원의 가치를 가르치고 고수익을 올리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그에 걸맞은 교육을 하면 부작용과 피해사례를 줄일 수 있습니다. 업체에 여력이 없다면 조합이 나서 양질의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굳이 자격증 제도까지 도입할 필요는 없겠지만 최소한의 소양교육을 의무화할 필요는 있습니다.사회: 경기위축에 따라 네트워크 마케팅업계도 주춤하고 있습니다. 업계의 전망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이규환: 아직까지 사업자들의 주류는 아날로그 세대입니다. 인적 네트워크가 강하지만 부작용이 발생하기 십상이죠. 하지만 디지털세대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어 결국 네트워크 마케팅의 개념 자체가 바뀔 겁니다. 모든 판매 방식은 기업의 마케팅 전략 차원에서 이해될 것이고 미래 기업의 마케팅은 통합 전략 아래 진행될 겁니다. 필요에 따라 판매방식을 결정할 뿐이지 다단계업체니 방문판매업체니 하는 구분은 없어질 겁니다. 일시적으로 하나의 업태가 큰 성과를 낼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다른 형태의 업태가 완전히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인터넷쇼핑몰, TV홈쇼핑, 할인점 등 신유통이 득세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소매유통 역시 건재하지 않습니까.유철수: 사업방식이 다양해질 겁니다. 휴대전화, 인터넷을 활용한 영업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기존의 방식을 고집할 이유가 전혀 없는 셈이죠. 향후에는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나 유비쿼터스적인 매체도 활용될 겁니다. 이에 따라 ‘네트워크 마케팅’이라는 용어도 변화를 겪겠죠.이두영: 현재의 혼란은 과도기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라고 봐야 합니다. 이는 피할 수도 피해서도 안되는 ‘통과의례’입니다. 어떤 일이든 처음에는 엉성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네트워크 마케팅은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정보통신을 이용하거나 ‘마트’를 운영하는 등 새로운 시도도 진행되고 있죠. 소비재를 생산하는 대부분 대기업들이 네트워크 마케팅과 거래를 할 정도로 위상도 높아졌습니다. 머지않아 한국 유통산업의 굵은 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