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저와 동생을 많이많이 사랑해주세요…” “돈 많이 벌어서 일찍 들어오세요…”고사리 손으로 삐뚤빼뚤 눌러 쓴 편지엔 미소를 머금게 하는 갖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무조건 사랑한다는 ‘고백’에서부터 일찍 들어오라는 노골적인 ‘압력’까지 다양하다. 자녀에게 편지를 받는 기분은 경험하지 않고는 모르는 것. 천진난만한 개구쟁이들이 쓴 ‘격문’들을 읽고 있노라면 세상 근심도 저만치 물러간다.서울 은평구 갈현동 보림유치원 원아 16명이 아빠를 생각하며 쓴 편지를 소개한다. (한글을 깨우치지 못한 어린이는 구술로, 맞춤법이 틀린 문장은 바로잡아서 싣는다.)아빠, 아빠가 힘들 때 어깨를 주물러 드릴게요. 회사에서 다치면 저한테 말하세요. 제가 호~ 해 드릴게요. 아빠 사랑해요.엄마보다 백배 더 좋아요. - 김혜림우리를 길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돈을 벌어서 우리 옷도 사주고 음식을 사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빠, 우리가 미안했어요. 사랑해요. - 강현진아빠, 소정이는 아빠가 보고 싶어요. 미국에서 소정이가 보고 싶지요?엄마도 보고 싶어 해요. 아빠 사랑해요. - 소정아빠, 우리 가족을 위해 회사에 나가서 일하시는 거 다 알아요. 오래 같이 살기 위해 담배를 끊었으면 좋겠어요. 재롱잔치도 꼭 보러 오세요. 즐겁게 해드릴게요. - 소현이아빠 사랑해요. 저를 많이 키워주셔서 고맙습니다. 1학년이 돼서도 공부 열심히 할 거예요. 아빠 기쁘게 해드릴게요. 아빠, 파이팅. - 지혜아빠, 중국에 다녀오셨죠. 많이 보고 싶었어요. 매일 피곤하다고 하는 아빠에게 장난감 사달라고 졸라서 미안해요. 아빠 오래 사세요. - 유승원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우리 아빠. 아빠는 큰 나무처럼 우리를 지켜줘요. 우리 가족은 정말 행복해요. 항상 건강해야 해요. - 이명진아빠는 나와 동생을 많이 사랑합니다. 나무로 여러가지 만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빠 말씀 잘 들을게요. 아빠, 사랑해요. - 박성훈아빠, 건강하세요. 사진 많이 찍어주셔서 고맙습니다.회사에서 돈 많이 벌어오세요. - 정상범저도 유치원 잘 다닐게요. 그러니까 아빠도 회사 잘 다니세요. 그리고 아빠가 사준 신발 매일 신고 다닐게요. - 이지원아빠, 엄마랑 싸우지 마세요. 일하는 모습이 힘들어 보여요.하지만 아빠를 하늘처럼 사랑해요. - 최석현아빠, 힘들게 벌어서 내가 아플 때 병원에 데려가시고 아이스크림도 사주시지요. 아빠, 회사에서 힘들죠? 사랑해요. - 김정욱늦게 들어오셔서 뽀뽀해 주시고 키가 크라고 다리도 쭉쭉 펴주시고 고맙습니다. 매일 반찬투정하고 엉엉 울어서 죄송해요. 이다음에 선생님이 되면 아빠한테 뽀뽀 많이 해드릴게요. - 김윤진아빠가 아이스크림을 사줘서 고마워요. 연필도 사줘서 고마워요.얼마나 좋은 아빠인지 몰라요. - 한윤석아빠 고맙습니다. 아빠 돈 많이 버세요. 건강하세요. 사랑해요.어렸을 때 키워주셔서 고마워요. - 지윤이아빠, 우리가 있으니까 힘내세요. 내가 커서 아빠를 도와드릴게요.밥 많이 먹고 커서 회사에 가지 않게 해 드리겠습니다.엄마, 할아버지도 집에서 일도 안하게 해 드릴게요. - 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