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MBA·유통아카데미 등 인재양성 한발 앞서

신세계는 흔히 ‘유통사관학교’라는 명성을 들을 정도로 우수한 인적자원을 자랑한다. 신세계의 임원들이 경쟁사들의 스카우트 표적으로 떠오른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들을 비롯해 중간간부급 이상 직원들은 대부분 삼성으로 입사한 ‘삼성맨’ 출신이다.따라서 삼성가의 자로 잰 듯한 치밀함에다 유통업만의 섬세함이 더해지면서 국내 최고의 유통인재들이 육성되고 있는 것이다.특히 핵심경영진의 판단력과 추진력은 지금까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신세계가 유통업계 정상의 기업으로 부상한 것은 고객들의 소비패턴 변화에 맞게 사업구조를 신속하게 전환한 결과다. 이미 90년대 초반에 할인점사업이 백화점사업에 비해 투자효율이 더 높은 것으로 판단했고 과감한 투자로 시장을 선점한 것이다.지난 96년부터 이마트 대표를 맡고 있는 황경규 대표(59)는 ‘돌풍’의 주역이다. 그가 대표로 취임한 이후 이마트는 세계 굴지의 외국계 할인점을 누르고 1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 황대표는 고객서비스와 가격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기 위해 ‘최저가격 신고보상제’와 ‘품질불량상품 보상제’를 도입하는 등 지략이 뛰어난 경영자로 알려져 있다.홍충섭 상품본부장(부사장ㆍ56)은 이마트 PB(자체개발브랜드) 상품 개발의 주역이다. 주부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PB브랜드 ‘자연주의’도 그의 작품이다. 실무와 이론을 두루 갖춘 전략가로 통하는 홍본부장은 월마트가 국내에 진출할 당시 ‘바잉파워’를 무기로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확실한 경쟁우위를 점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지난 2002년 신세계와 인연을 맺은 곽원렬 지원본부장(부사장ㆍ52)은 타고난 재무전문가이자 미래지향적인 경영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곽본부장은 납품예약제, 드라이센터 운영시간 개선 등 물류개선에 힘써 경쟁력 향상에 일조했다는 평이다.‘허리가 강한 조직이 강하다’는 말이 있다. 이마트는 핵심경영진 ‘3인방’의 실력도 뛰어나지만 허리를 이루고 있는 중간간부진의 파워도 경쟁우위를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 이들은 다양한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성실하고 전투에 강한 인재로 키워졌다. 신세계는 93년 11월 업계 최초로 유통종합연수원을 개원해 인재들을 배출하고 있다.미래 리더를 키우기 위한 전문교육은 크게 과장급을 대상으로 하는 ‘신세계MBA ’(S-MBAㆍShinsegae-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와 대리급을 대상으로 하는 ‘신세계유통아카데미’가 있다.지난해부터 시작한 S-MBA는 경영 전반의 자질을 높여 미래의 유통 전문관리자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과정이다. 연세대학교와 공동으로 개설했으며 해마다 20명의 직원이 참가한다.2000년에 개설한 ‘유통경영 아카데미’도 신세계의 핵심인재를 양성하는 주요 루트다. 해마다 3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 과정으로 대리급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유통학과 마케팅, MD전략 등 전문교과과정을 이수하게 된다.또 각종 교육과정을 통과한 임직원들은 유럽, 중국 등 외국으로 나가 선진유통업체들의 경쟁력과 최신 마케팅기법을 배우고 돌아온다. 이렇게 쌓은 실력에다 재계의 모범인 윤리경영으로 ‘윤리성’까지 갖춘 신세계인의 맨파워가 두드러져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