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유통대동맥’ 자존심… ‘먹고 자고 입는’ 산업 외길

‘이마트 깃발 아래 헤쳐모여!’신세계 가족은 모두 14개사로 구성된다. 중핵은 7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모기업 신세계다. 업태는 종합소매기업, 즉 유통이다. 1930년 신세계백화점의 본신인 미스코시 경성지점을 개점한 게 효시다. 이후 동화백화점, 웨스틴조선호텔 등을 연거푸 인수하며 유통회사의 진영을 갖춰갔다. 물론 80년대까지는 삼성그룹 소속이었다. 삼성 타이틀을 떼고 독립경영을 시작한 건 91년으로 이때부터 독자행보를 걸어왔다. 93년에는 고속성장의 주력엔진인 이마트부문이 가세했다. 가족회사는 90년대 중반 이후 급격히 생겨난다. 막내회사는 올해 설립한 천진(톈진)이마트다.이마트는 국내 유통업계의 맏형이다. ‘신세계의 길이 대한민국 유통대동맥’이라는 회사 슬로건은 뜬금없는 픽션이 아니다. 단적인 예가 경영지표다. 이마트는 매출, 순이익, 점유율 모두 독보적인 업계 ‘No.1’이다. 올해에만 10조원 가까운 매출을 기대한다. 신세계는 크게 이마트ㆍ백화점부문으로 나뉜다. 규모면에서는 이마트(7조1,000억원)가 백화점(2조2,000억원)보다 3배 정도 크다. 경영시스템은 3자 대표구도를 띤다. 구학서 사장이 총괄하는 한편 이마트ㆍ백화점부문은 각각 황경규ㆍ석강 대표가 맡고 있다. 최대주주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여동생인 이명희 회장이다. 보통ㆍ우선주를 합해(상반기 기준) 이명희(회장·15.33%), 부군 정재은(명예회장·7.82%), 아들 정용진(부사장·4.66%) 등 3명이 전체의 27.81%를 갖고 있다.◇조선호텔=국내 최초의 서양식 호텔로 유명하다. 한국경제 성장과 함께 ‘비즈니스 1번지’로서의 확고한 명성을 디딤돌로 최근까지 순항 중이다. 비즈니스맨이 가장 선호하는 호텔답게 관련 선호시설 및 서비스를 다양하게 제공한다. 당연히 외국인 고객의 로열티도 높다. 또한 편익시설부터 아이템 개발까지 숱한 국내 최초 타이틀을 갖고 있다. 99년에는 세계 굴지의 호텔체인과 연계해 해외호텔망까지 구비한 상태다. 업계 리더로서의 자부심도 크다. 안주연 홍보팀 주임은 “조선호텔은 오랜 전통과 노하우를 무기로 업계 상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초일류 호텔로의 도약 준비를 끝냈다”고 말한다. 실제로 조선호텔의 매출액은 상당하다. 지난해 매출액 2,013억원에 7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부채비율은 55%에 불과해 재무건전성도 뛰어나다. 신세계 가족회사 중 자산 기준으로 봤을 때 서열 2위(3,097억원)다.◇신세계건설= 91년 인테리어 전문회사로 출범했다. 98년 이마트 전주점(14호점) 시공을 필두로 할인점의 신규출점 가속화에 일조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특화해 최근에는 주상복합공사까지 진행 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급성장을 반복해 시공능력평가기준 48위까지 올랐다”고 밝힌다. 가치경영의 표본으로도 유명하다. 최근 2년 연속 가치경영대상을 수상했다. 가족회사 중에서는 모회사를 빼고 가장 좋은 성적표를 자랑한다. 지난해 매출 4,297억원에 순이익 178억원을 달성했다. 2002년부터는 무차입경영 중이다. 특히 빠른 사세 확장에도 불구, 높은 생산성에 주목하는 이가 많다. 효율을 최우선으로 해 1인당 매출ㆍ이익이 업계 최고수준이다.◇광주신세계백화점=95년 지역 별도법인으로 개점했다. 활발한 지역친화경영과 차별화된 상품력, 고품격 서비스로 확고부동한 역내 최고 백화점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특히 지역밀착경영에 대한 점수가 후하다. 장학금, 사회봉사활동기금 등으로 올해에만 벌써 4억원 가량을 사회공헌비로 지출했다. 긍정적인 기업이미지는 매출증가로 이어졌다. 초유의 경기불황이라지만 광주신세계의 매출전선은 이상무다. 광주신세계는 지난해 매출 1,067억원에 15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익규모만 놓고 보면 신세계건설에 이어 3위에 랭크된다.◇신세계인터내셔날=백화점의 패션사업부였던 게 96년 독립했다. 이후 해외ㆍ라이선스 브랜드사업에서 멀티부티크, 국내 브랜드사업까지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해외사업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품브랜드를 국내에 수입해 좋은 호응을 얻었다. 98년에 선보인 국내 캐릭터 캐주얼패션 브랜드인 VOV사업부는 최근 그 사업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유사한 예로 패밀리 캐주얼 브랜드 MYCLO사업부의 활약상도 관심사다. 지난해 1,578억원 매출에 77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신세계I&C=유통SIㆍ디지털 전문회사다. 21세기 디지털 비전의 중요성을 깨닫고 지난 97년 문을 열었다. 주력은 SMㆍSI사업이지만 모기업인 신세계의 유통물류를 활용해 인터넷 쇼핑몰과 유통 소프트웨어를 생산ㆍ관리한다. 신세계I&C의 기술력은 국내외에서 정평이 나있다. 98년 소프트웨어 공모대전에서는 ‘인공위성을 이용한 신택배 관리시스템’이 국무총리상을 수상했을 정도다. 다양한 기관의 기업정보화 수준 평가에서도 연달아 대상을 차지했다. 또 회사설립 첫해 8억원 적자에서 업계 최단기간 매출 1,000억원 돌파의 주인공으로도 부각됐다. SI업계 중 1인당 매출과 경상이익률이 최고수준이다. 주가 역시 동종업계에서 가장 높다. 지난해 7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신세계푸드시스템=95년 단체급식 식자재 전문회사로 출발했다. 푸드서비스 전문기업답게 단체급식 위탁운영이 주력이다. 사업영역은 비교적 넓다. 1차식품 유통부터 급식위탁, 외식사업에 이르기까지 음식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총망라한다. 기업ㆍ학교 급식장 위탁운영을 기본으로 전문성이 발휘되는 병원환자의 치료식까지 커버한다. 신개념 패밀리레스토랑인 ‘까르네스테이션’과 수타식 피자전문점 ‘클럽피자’도 운영한다. 지난해 외식 181억원, 식자재 777억원 등 총 2,21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국적으로 운영 중인 390개의 단체급식장(지난해 1,244억원) 비중이 제일 높다.◇스타벅스커피코리아=2000년 신세계와 미국 스타벅스커피의 공동투자로 설립됐다. 합작법인으로 지분은 정확히 50%씩이다. 약 30개국ㆍ7,000개 점포의 세계적인 유통망과 강력한 브랜드를 무기로 국내시장을 장악했다. ‘문화판매’라는 특유의 마케팅을 내세워 빠른 속도로 신규매장을 늘리고 있다. 국내진출 5년도 안돼 100호점을 돌파했다. 지난 10월29일에는 107호점(용산역점)이 문을 열었다. 품질제일주의와 서비스ㆍ점포차별화로 이미 스타벅스는 단순한 커피전문점 이상의 대접을 받는다. 특히 파트너(직원)에 대한 질 높은 이론ㆍ실무교육이 최고의 서비스로 연결됐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해 33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세덱스)=유통그룹에 없어서는 안될 물류전문회사다. 2000년 설립된 이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35년 전통의 물류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첨단 전산시스템과 물류시설 구축을 완료했다. 특히 전자상거래 확대에 발맞춰 택배물류ㆍ상품관리 등의 물류대행 상품을 개발해 호평을 받고 있다. 전국을 아우르는 운송 네트워크 구축은 세덱스(브랜드명)의 핵심자산이다. 지난해 337억원 매출에 1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기타=해외법인인 상해(상하이)이마트가 우선 돋보인다. ‘중국 유통시장의 실험실’로 불리는 대접전지에서의 이마트 성과는 합격점 이상이다. 경쟁 중인 85개 점포 중 단일점포로는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곳이 상해이마트다. 10년간의 준비와 6년간의 현지영업 경험이 낳은 결과다. 지금은 월마트, 까르푸의 벤치마킹 대상일 정도다. 500조원 시장의 첫 단추를 잘 끼웠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다. 훼미리푸드는 신세계와 보광훼미리마트, 이토추상사가 공동설립한 합작법인이다. 간편한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을 생산해 납품한다. 그밖에 최근 설립된 그린시티, 의정부역사 등이 신세계의 가족회사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