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특별법이 실시된 지 한 달이 조금 지났다. 그동안 논란도 많았다. 성매매라는 비도덕적인 행위를 금지해야 한다는 대의에 동의하면서도 경제적인 타격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효과를 의심하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 법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경제적 타격이란 과장된 주장이며 효과는 결국 정부의 의지에 달린 문제라고 맞섰다. 단속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성매매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재활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면 성매매라는 악습이 사라질 것이라는 설명이다.그렇지만 이 불꽃 튀는 논쟁의 과정에서 이 법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뒤로 밀려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하나의 법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사회적 합의 또는 국민적 호응일 텐데 이를 고려하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이에 <한경비즈니스>는 MSN 메신저를 통해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비록 인터넷 설문조사라는 한계와 시간적인 제한이 있을지라도 이 법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을 들어보자는 취지였다.설문조사는 10월25일 월요일 오후 2시부터 수요일인 27일 오후 5시까지 사흘간 진행됐다. 총 3,519명이 응답했고 이 가운데 남성이 3,160명(89.8%), 여성이 359명(10.2%)이었다. 시간과 주제의 무게를 감안했을 때 예상외로 많은 사람이 참여했다는 것이 MSN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응답자 대다수가 남성이라는 점은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연령별로는 30대가 1,567명(44.5%)으로 가장 많았고 20대(33.3%)와 40대(15.1%)가 그 뒤를 이었다. 남성의 경우 30대 응답자가 20대보다 많은 반면, 여성 응답자에서는 20대가 30대보다 많았다. 이는 30대 남성과 20대 여성이 성매매특별법에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설문은 모두 6개로 구성했다. 첫 번째 질문은 ‘성매매특별법이 성매매를 근절할 수 있을까’였다. 응답자 가운데 66.7%에 해당하는 2,346명이 ‘근절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완전히 뿌리 뽑을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불과 3.3%(117명)에 불과했고 ‘완전히는 아니라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고 답한 사람은 1,056명으로 30%를 차지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응답자의 33.3%만이 특별법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 대다수는 부정적인 시각이었다.여성보다 남성이 특별법에 부정적이었다. 전체 남성의 68%가 특별법이 전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본 반면, 여성의 경우 전체 응답자 가운데 부정적인 응답은 53.4%에 그쳤다.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응답에서도 남성과 여성의 시각차이가 뚜렷했다. 남성의 경우 전체 응답자 가운데 28.8%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대답한 반면, 여성의 경우 40.3%가 특별법이 성매매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두 번째 질문은 ‘성매매를 직업으로 인정해 달라’는 집창촌 여성들의 요구에 대한 견해를 묻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1,882명(53.4%)이 인정해야 한다고 답했고 1,062명(30.2%)이 집창촌에 한해 인정할 수 있다고 응답해 대다수 응답자가 성매매를 직업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했다.이 항목에 대해서는 여성과 남성 응답자의 견해 차이가 두드러졌다. 남성의 경우 모든 성매매를 직업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응답이 55.3%로 과반수이지만 여성은 37.3%에 그쳤다. 절대로 안된다는 의견은 남성의 경우 14.5%에 불과한 반면, 여성은 32.3%로 인정할 수 있다는 응답자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는 여성보다 남성이 성매매를 직업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높음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응답자 83%, 성범죄 증가 우려성매매를 금지하면 성범죄가 급증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한 질문이 세 번째 항목이었다. 이에 대해 대다수의 응답자가 성범죄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1,355명(38.5%)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고 1,575명(44.8%)이 약간 늘 것으로 예상했다. 늘지 않거나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16.7%에 그쳤다.흥미로운 것은 여성보다 남성이 성범죄 증가를 더 걱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남성의 84.6%, 여성의 71.9%가 성범죄 증가를 우려했다. 하지만 얼마나 증가할 것이냐는 질문에서는 결과가 또 다르다. 남성의 경우 ‘약간 늘 것’이라는 답이 많았지만 여성의 경우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률이 높았다.연령별 반응도 조금 차이가 난다. 남성의 경우 30대와 40대는 약간 늘어날 것이라는 응답이 많은 반면, 10대와 20대 남성의 경우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대답이 더 많았다. 이는 여성의 경우에서도 마찬가지였다.네 번째 항목은 ‘특별법 시행으로 경제에 악영향이 예상되느냐’는 것이었다. 전체 77.1%에 해당하는 2,716명이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응답했고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과 오히려 도움을 줄 것이란 견해는 22.9%에 그쳤다. 이 가운데 ‘경제가 다소 위축될 것’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다섯 번째 질문은 ‘어떤 업종의 타격이 가장 심할 것으로 보느냐’는 내용이었다. 숙박, 유흥주점, 관광업, 금융업, 주류업, 기타 등 6개 업종 가운데 ‘유흥주점의 침체’를 예상하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43.8%에 해당하는 1,542명이 유흥주점의 타격을 점쳤고 숙박업이 861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주류업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응답자는 208명(6%)에 그쳤다. 관광업과 금융업이라고 답한 사람은 각 388명, 133명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숙박업의 타격에 표를 던진 응답자가 많았다는 점이다. 20대는 19.7%가 이에 답한 반면, 30대는 25%, 40대는 29.6%가 숙박업에 대한 악영향을 예상했다.이 항목은 네 번째 항목에서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에 한해 진행됐지만 모든 참석자가 설문에 응해 다소 오차가 발생했을 여지가 있음을 밝혀둔다.마지막 항목은 ‘성매매특별법 시행 후 당신의 생활에 어떤 변화가 있는가’였다. ‘성매매특별법 시행 전과 후에 생활의 변화가 전혀 없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집창촌을 포함한 유흥업소 출입을 완전히 끊었다’와 ‘출입은 해도 성매매는 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특별법 시행 후에도 성매매를 했다는 응답자는 170명에 이르렀다.이 항목에 답한 응답자는 앞선 항목에 비해 크게 줄었다. 5번까지 항목에는 3,519명이 응했지만 이 항목에는 1,990명이 참여해 1,529명이 답을 포기했다. 이는 설문의 내용이 단속기간에도 성을 구매했는지 여부를 물어 사생활과 관련된 질문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본래 20대 이상의 남성만 설문에 응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일부 여성과 10대 남성도 설문에 응했음을 밝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