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에 이제 명성(Reputation)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떠오르고 있다. 명성의 높고 낮음에 따라 기업활동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기업을 명성이라는 새로운 잣대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어 더욱 그렇다.명성지수는 다른 것과는 의미 자체가 다르다. ‘명성’이 지니는 뜻 자체가 이미지 등과는 근본적으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이미지는 피상적인 것만을 나타내는 반면, 명성은 여기에다 기업의 특성이나 속성까지 반영한다.또 외형만을 갖고 기업을 평가하는 것과도 다르다. 구체적으로 매출액 등 기업의 실적을 토대로 랭킹을 매길 경우, 이 역시 이미지와 마찬가지로 기업의 특성 등은 평가대상에서 빠진다. 외형과 내실을 동시에 평가하는 데 많은 무리가 따르는 것이다.그러나 명성지수는 다르다. 눈에 보이는 것 외에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 것까지 평가 대상에 포함시켜 총체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어느 지수보다 객관적이고 기업의 현 상태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조직의 철학에서부터 CEO 리더십, 사회공헌, 경영성과, 인적자산, 대외홍보, 기업이미지까지를 포괄적으로 포함하는 것이다.평가방법이 포괄적인데다 기업들 역시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 외국에서는 이미 1990년대 후반 이후 학자들 사이에서 기업을 실적이 아닌 가치로 측정하는 다양한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 특히 기업의 명성이 중요한 개념으로 부각되면서 명성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을 밝히기 위한 다양한 연구물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때로는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연구성과도 다양하다. 폼브런, 발머, 브롬리 등의 학자들을 중심으로 기업명성에 대한 새로운 연구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학자마다 의견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 특성을 보면 먼저 ‘조직활동과 능력에 대한 종합적 평가’를 기업명성으로 규정하는 결과가 많다. 아울러 ‘많은 공중들(일반 소비자, 언론인, 기업 관계자 등) 모두에게 표출되는 한 기업의 총체적 매력’이라는 해석도 눈길을 끈다. 또한 ‘오랜 시간에 걸쳐 회사 전반에 대해 평가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특히 명성연구소(Reputation Institute) 설립자인 폼브런은 명성과 다른 비슷한 개념들, 예를 들면 이미지(Image), 정체성(Identity), 인상(Impression) 등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이렇게 설명한다. “한 기업은 다양한 이미지와 많은 브랜드를 가질 수 있다. 반면 한 기업의 명성은 기업 구성원, 고객, 투자자, 언론인, 그리고 기타 공중들 모두에게 표출되는 한 기업의 총체적인 특징이다.”또 다울링은 이런 주장을 내놓았다. 그는 “이미지가 단순히 ‘그 회사를 알고 있다’ ‘어떠어떠한 인상을 갖는다’와 같은 태도적 측면이라면 명성은 그보다 한 수준 높은 호의적 감정으로서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나의 첫 번째 선택’ 등과 같은 강한 애착”이라고 강조했다.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활동이 미약하다. 특히 이 분야에 대한 연구는 완전 초보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과 많은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다. 특히 한국적 상황에 맞는 기업명성의 개념 정의나 측정방법에 대한 연구는 그동안 거의 전무했다. 차희원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가 ‘한 조직과 다양한 공중들이 오랜 시간을 두고 그 조직에 대해 전반적으로 갖게 되는 긍정적 평가이며 기업의 철학, 행동,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요소에 기반해 구성되는 것’이라고 정의한 것 정도다.이번에 한국형 명성지수를 개발한 것도 이런 점을 십분 감안한 결과다. 기업명성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에서도 ‘한국형 명성지수’를 개발해 기업평가의 새로운 틀을 제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시작됐다.특히 조사의 객관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5단계의 개발 및 조사과정을 거쳤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문헌연구 및 자료수집(1단계), 기업의 임원급 심층인터뷰(2단계), 각계 전문가 자문(3단계), 명성지수 세부항목 선정(4단계), 한국기업의 명성지수 실태조사(5단계) 순으로 진행했다. 특히 5단계의 실태조사에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 실무자, 언론인, 일반 소비자 등 조사대상을 다양화해 다른 조사와도 차별화를 시도했다.많은 노력을 기울인 만큼 지수개발의 의미는 남다르다. 객관적 기업명성 척도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특히 조직의 성과, 혹은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 속성에 대한 객관적 진단척도를 마련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또 전체점수와 각 지수별 점수를 평가하는 틀이 마련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다른 측면에서 보면 자사의 기업명성에 대한 셀프테스트가 가능해졌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같은 업종의 다른 기업과 비교할 수 있는데다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PR 전략을 수립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물론 이번 지수가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다. 더욱이 처음 시도되는 만큼 보완할 점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차희원 교수는 “가장 한국적인 지수를 개발하는 데 노력했지만 미흡한 점이 있을 수 있다”며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검증과정을 거쳐 보완할 것이 발견되면 지체 없이 설문조사의 세부항목 등을 수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돋보기 / 코콤포터노벨리 커뮤니케이션전략연구소석·박사급 PR전문가들로 구성돼코콤포터노벨리(대표 박재훈) 산하 커뮤니케이션 전략연구소(www.prconsulting.co.kr)는 2002년 3월 설립됐다. 리서치를 기반으로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PR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국형 PR 솔루션 및 시스템 개발을 위해 만들어진 아시아 PR업계 최초의 전문 PR컨설팅 연구소이다.현재 석ㆍ박사급 인력으로 구성된 이 연구소는 이번에 개발한 명성지수(KCRI) 외에도 2003년 8월 김영욱 교수(이화여대)와 공동 개발한 한국형 위기관리지수 KCMITM(Korcom porter novelli Cirsis Management Index), 2004년 1월 신호창 교수(서강대)와 공동 개발한 PI지수(President Identity Index) 등 과학적 PR컨설팅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언론분석 솔루션, PR 효과 측정 솔루션 등 다양한 PR영역을 지수화, 매뉴얼화하는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또한 최근 철도청에 납품한 ‘고속철도(KTX)의 온ㆍ오프라인 통합 상시위기탐지시스템’은 오프라인 매체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의 모든 이슈에 대해 게시판 댓글까지 검색, 추출해 실시간으로 보고해 주는 종합적인 미디어분석 솔루션이다.이 연구소는 이러한 지속적인 각종 지수(Index), 솔루션, 시스템을 이용한 검증된 평가방법과 체계적인 컨설팅 서비스 제공으로 다양한 영역의 고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한국도로공사, 교보생명의 명성 제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삼성테스코, 네이버,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해찬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 SK텔레콤, 미샤 등도 주요 고객들이다.박재훈 사장은 “외국의 선진 실무기법과 최신 PR 이론을 통해 국내기업에 적합한 한국형 솔루션을 개발해 정부기관 및 주요 기업체들이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PR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연구소의 설립 취지”라며 “이러한 활동을 통해 PR산업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커뮤니케이션 문화도 합리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