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SK텔레콤에 매우 중요한 해다. 우선 창립 20주년을 맞아 기업의 발전 방향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선도적인 이동통신사로 시장점유율 50%대를 유지하고 있는 강력한 시장지배자이긴 하지만 이동통신업계의 변화속도를 감안하면 언제까지 안심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변화의 바람은 올 초부터 거세게 몰아닥쳤다. 시장환경의 변화 등 외부적 요인보다는 경영진 교체라는 내부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 지난 3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 SK텔레콤을 세계적인 이동통신사로 발전시켰다고 평가받아 온 표문수 사장이 전격 사임하고 김신배 사장이 취임한 것이다.경영진 교체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았다. 표 전 사장이 워낙 좋은 평판을 받아온데다 최고경영자로서 김사장의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일각의 부정적 전망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김사장 취임 후 SK텔레콤의 시장지배력은 오히려 강력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시장점유율이 52%를 넘어 ‘이동통신시장의 지존’ 자리를 지키고 있다.이번 조사에서도 김사장에 대한 신뢰를 읽을 수 있다. 기업정체성부문의 3항목 가운데 ‘CEO 리더십’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사실 회사 내부에서 김사장은 오래전부터 ‘미래의 CEO’로 주목받아 왔다. 서울대 공대와 KAIST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했고, 와튼스쿨에서 MBA를 공부해 이론적 기초가 튼튼한데다 전략기획, 마케팅, 시스템통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무경험을 쌓으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SK텔레콤 서울지사장 시절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사장이 두각을 나타낸 것은 2000년 신세기통신 전략기획부문장을 맡으며 인수작업을 진두지휘할 때부터였다. 자칫 ‘점령군’으로 인식돼 거부감이 증폭될 위험이 있었지만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해 인수작업을 성공리에 마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이번 조사에서 SK텔레콤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분야는 기업경영전략부문이었다. 이는 현재뿐만 아니라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이 회사의 전략이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현재 이동통신의 환경은 급박하게 변화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음성통신이 주를 이뤘지만 앞으로는 데이터통신,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개념의 통신이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환경의 급속한 변화가 점쳐지는 가운데 이에 대한 SK텔레콤의 신규사업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SK텔레콤은 지난 3월 차량으로 이동하면서도 위성을 통해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위성 DMB) 사업을 위해 세계 최초로 전용위성을 발사했다. 이 서비스는 사업 개시 첫해인 올해에만 17만명이 가입하고 2005년에는 100만명, 2006년 220만명, 2006년 600만명이 가입할 것으로 보이는 차세대 유망사업이다. 현재 자회사인 TU미디어콥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유비쿼터스 환경하에서 집안의 모든 전자, 정보, 통신제품이 연결되는 디지털홈 사업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등의 600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운영 중에 있으며 점차 서비스 대상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휴대인터넷사업도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현재의 경영성과와 마케팅성과 항목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올해 초 실시된 번호이동성제도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이 떨어지지 않은 점, 음성통화시장이 포화상태임에도 매출이 늘고 있다는 점, 신규시장인 무선인터넷부문의 실적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등이 인정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무선인터넷 매출 기여도가 높은 전용 단말기가 600만대 보급됐고, 프리미엄 멀티미디어 서비스인 준(June) 가입자가 300만명을 넘어선 것이 고성장의 비결”이라며 “SK텔레콤의 독보적인 고객서비스 인프라, 차별화된 서비스,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올 상반기에 이 회사는 매출 4조7,846억원, 영업이익 1조1,539억원, 순이익 7,512억원을 달성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통신기업 가운데서도 최상위의 실적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매출이 늘었음에도 순이익은 전년도에 비해 크게 감소해 우려를 사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순이익 9,968억원에 비해 순이익이 24% 가량 움츠러든 것이다. 이와 관련, 김사장은 “상반기 과대한 마케팅비용에 지출에 따른 결과”라며 “향후 마케팅비용을 18%선에 묶어 두겠다”고 밝혔다.명성지수를 구성하는 부문 가운데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점수가 가장 낮았다. 특히 대외홍보나 고객 커뮤니케이션 항목은 전체 평균을 밑돌고 있어 SK텔레콤의 기업 명성이 광고나 홍보에 의한 이미지에 의해 형성된 측면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기업이미지 항목에서는 전체 평균을 훌쩍 웃도는 점수를 얻어 고객에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객이미지 제고 활동에서 SK텔레콤은 이동통신사업자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휴대전화를 통해 자사의 홈페이지에 접속, 이동전화 요금 및 멤버십 잔여 한도 확인, 요금제와 각종 부가서비스 신청 및 변경, 통화내역 조회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모바일 홈페이지’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돋보기 사회공헌활동 본격화참여유도 프로그램 다양해최근 SK텔레콤의 ‘모바일 미아찾기’ 서비스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서비스는 사전에 승인을 한 고객에게 미아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이 정보를 통해 발견된 미아를 경찰에 신고해 미아를 부모의 품에 돌려보내는 캠페인이다. 5월에 캠페인을 시작해 얼마 전 2명의 미아가 부모를 찾았다. 이에 대한 모든 비용은 SK텔레콤이 제공하고 있다.SK텔레콤이 창사 20주년을 맞아 사회공헌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29일 ‘SK텔레콤 사회봉사단’을 발족시켰다. 타사와 달리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한 결과 ‘함께하는 마음,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 아래 전체 4,000여 임직원 가운데 1,300여명이 모여들었다.SK텔레콤 사회공헌활동의 특징은 물질적인 지원보다 이웃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있다. 현재 미아찾기 서비스 외에 장애청소년을 대상으로 정보검색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소외청소년을 위한 ‘소년소녀가장 사랑나눔캠프’를 열고 있다.자원봉사의 성과는 참여에 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임직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다각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봉사활동을 정상 근무로 인정하고 신규채용시 사회봉사 경험자에게 가산점을 줄 계획이다.이형희 CR 전략실장은 “국내 대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은 규모나 내용 면에서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지만 자원봉사 문화는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며 “범국민, 범사회적으로 자발적인 자원봉사 붐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