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퇴직자들에게 조기퇴직의 위험을 경고하며 “적어도 2~3년 전에는 창업준비를 시작하라”고 말하면 대부분 고개를 내젓는다. “평일 새벽에 나가서 저녁 늦게 퇴근하고 겨우 주말에 쉬지만 그 또한 가족과 보내야 하는데 어떻게 창업준비를 한단 말인가”가 그들의 일반적인 대답이다. 그런데 창업준비도 힘든 마당에 하물며 직장을 다니며 창업하라고?불과 1~2년 전만 해도 투잡을 권하면 정신 나간 사람 취급받기 일쑤였다. 하지만 주5일 근무 시대가 열리면서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적극적으로 주말창업을 고려하는가 하면 투잡, 심지어는 스리잡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그렇다면 주말창업에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현실적 문제는 마인드다.주말창업을 시작하는 순간 업무 강도가 두 배 이상 높아진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빽빽한 시간 속에서 두 가지 일을 해내려면 우선 마음가짐을 단단히 해야 한다. 안이하게 생각하고 ‘안되면 하다 말지’라는 마인드라면 아예 시작하지 않는 게 좋다.특히 어떤 창업이든지 초기 몇 달은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이 기간에 전력투구해야 하는데 투잡스 상태라면 전력투구가 쉽지 않다. 어떤 어려움이라도 이겨낸다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일반인에게도 마찬가지지만 주말창업자도 금과옥조로 새겨야 할 명언은 ‘시간과 사람 돈은 언제든지 상호교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시간이 부족하다면 그것을 메워 줄 사람이 있는지, 자금이 넉넉한지를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 하나 덧붙인다면 지식과 전문성이다. 도전하는 분야에 대해 지식이 풍부하고 전문성이 있다면 시간, 돈, 사람 모두를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이 모든 것이 부족하다면 단기간에 뭔가를 이루려고 서두르기보다 서서히 움직이는 게 오히려 성공확률을 높이는 방법이기도 하다.가령 니치마켓을 노리고 인터넷에서 독특한 사업을 하고 싶은데 돈도 없고, 지식도 없고, 경력이 없다면 섣불리 시작하는 것보다 미리 지식을 갖추고 인터넷을 충분히 숙지한 후에 창업에 도전하는 게 오히려 성공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한편 계획이 치밀할수록 효율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많은 창업자들이 창업에 대한 성과만 기대하면서 일을 벌이지만, 주말창업에서는 그런 안이한 자세는 금물이다. 반드시 리스크를 예측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시작하는 게 좋다.미리 예측할 수만 있으면 더 이상 위험이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태였다면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인력에 대한 부분, 상품에 대한 부분, 시간에 대한 부분, 거래처에 대한 부분 등 여러가지 예상위험을 목록화하고 각각에 대한 대응책을 미리 세워두는 게 좋다.흔히 사업의 실패는 초기조건과 경영역량에 의해서 좌우되곤 한다. 출발이 좋을수록 경영이 손쉬워진다. 예를 들어 훌륭하게 잘 만든 홈페이지로 시작하는 것과 허점투성이 홈페이지로 시작하는 것은 창업 후 시간과 노력,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하늘과 땅 차이다. 서둘러 시작하기보다 제대로 시작하는 게 창업 후 노력과 시간을 줄이는 지름길이라는 말이다. 특히 창업에서 아이템이 갖는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흔한 아이템을 잡아서 본인의 노력으로 성공을 이루기보다 경쟁력 있는 아이템을 잡아서 노력을 덜하고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전략이 주말창업자들에게는 필요하다.흔히 창업을 할 때 모든 것을 걸고 배수진을 치라는 말을 듣는다. 주말창업이라고 크게 다를 건 없지만 본격적인 창업과는 좀 다른 점이 있다. 대출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든지, 감가상각이 어려운 사업이라든지, 인건비나 경비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사업이라면 정신적 에너지를 많이 소모시켜 본업까지 망가뜨릴 수도 있다.따라서 주말창업을 하기 전에 사업에 기대하는 범위를 어느 정도 명확히 하는 게 좋다. 본업 비중이 높은 상태에서 투잡을 원하는 건지, 장기적으로 본업을 접고 새로운 사업으로 바꿀 예정인지, 아내와 함께 부업하는 정도로 생각하는 건지 등 목적과 범위에 따라서 투자비를 정하고 거기에 맞는 업종을 정하는 한편 어느 정도의 에너지를 투입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결정을 해야 한다.주말창업은 가급적이면 작게 시작해서 안정감 있게 출발하는 게 유리하다. 기존에 하고 있는 직업이나 회사와의 관계정립도 고민해야 할 문제다. 다니는 회사가 대기업이고 안정된 직장일수록 겸업금지 조항을 엄격하게 적용받는 편이다. 이런 경우는 누구에게도 주말창업을 한다고 떳떳이 내놓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다국적기업에 근무하면서 퇴근 후와 주말을 이용해 출장사진사업을 하고 있는 김모씨의 경우 사업자등록증을 아내 명의로 해놓고 아내에게 기술을 전수, 어느 정도의 어려운 점은 아내가 적극적으로 해결하도록 조치를 취했다.하지만 이런 경우라도 고객을 대하는 활동 중에 소문이 날 수 있고 영원히 비밀을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주사업자를 선정하고 본인은 가족으로서 친구로서 돕는다는 포지션을 명확히 해두고 대응논리도 마련해 둬야 한다. 주사업자를 선정해 두면 세금문제에서도 어려움을 피할 수 있다.또 투잡일수록 회사일에는 더욱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업무성과가 명확한 직업이라면 이전에 비해 더 높은 성과를 보일 수 있도록 하고 실제로 그런 실적을 쌓을 경우 나중에 문제가 생겨도 유리한 입장에서 본인을 변호할 수 있다.주사업자 선정과 함께 꼭 대비해 둘 일은 인력풀을 만드는 것이다. 갑작스러운 출장이나 야근으로 주말창업업종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반드시 믿을 수 있는 조력자들을 옆에 비치해 둬야 한다. 성과급제, 책임제를 적절히 활용하면 종업원을 동업자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주말창업에서 사람과의 관계 능력과 제어능력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다른 사람을 나처럼 움직이게 만들 수 있다면 주말창업자로서 성공할 수 있는 훌륭한 조건을 갖춘 셈이다.업종마다 성공의 키워드가 다르므로 본인이 도전하는 업종의 성공키워드가 현재 자신의 상황과 잘 맞는지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본인이 낼 수 있는 시간, 현재 본인의 처지에서 유리한 점과 잘 맞아떨어지는 사업을 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사업의 형태를 정할 때도 이런 점이 적용된다. 프리랜서 수입으로 잡을 것인지, 공식적으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수입을 잡을 것인지, 사업자등록을 정식으로 한다면 대표는 누구로 할 것인지, 법인인지 개인기업인지 등등 사업형태를 결정하는 문제는 주말창업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하다.직장에서 겸업금지를 엄격하게 적용받는다면 프리랜서든 사업자든 어느 쪽도 안된다. 무자료 거래를 할 수도 있지만 요즘은 이렇게 하면 고객에게 신뢰를 잃을 수 있으므로 대리인을 내세우는 게 좋다.어떤 형태의 사업이든 주말창업에서는 자신의 여건에 맞는 일을 선택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지 않고 성공한 사람들의 흉내만 낸다면 백전백패라고 할 수 있다.마지막으로 주말창업자는 마르크스가 말한 유토피아적 공산주의사회의 모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마르크스는 이상적인 공산주의사회를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 등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생계의 수단이 되고 취미가 되고 본업이 되는 사회라고 말했다.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지만 주말창업자라면 먼저 자신의 일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목표가 높고 도전의식이 확고하다면 충분히 즐거운 경험이면서도 수익을 배가할 수 있지만, 그 반대라면 수익을 올리더라도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