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등 11개 매장 나란히 자존심 싸움 … 2001년 후 크게 늘어

서울 강남 아파트 가격 상승 1번지인 대치동도 변화의 한복판에 서 있다.미도와 은마, 우성, 쌍용 등 아파트촌으로서한국 최고의 교육열을 과시하던 이곳이 수입차 매장의 최고 핵심거리 중 하나로 탈바꿈했다. 이제는 도산대로에 이은 ‘제2의 수입차 거리’로 명실공히 자리잡았다.지하철 학여울역에서 삼성역까지 영동대로 주변에 하나둘씩 생겨난 자동차 매장. 이제는 수입차, 국산차 가릴 것 없이 거의 모든 자동차 브랜드들이 다 들어섰다.학여울역에서 영동대로를 타고 북쪽을 향해 직진하면 오른쪽으로는 쌍용 2차 아파트, 왼쪽으로는 은마아파트가 보인다. 이들 아파트촌을 지나 영동대로와 도곡동길이 만난 사거리부터 자동차거리가 시작된다. 한국토지공사가 있는 선상으로 보면 남에서 북까지 차례로 현대와 렉서스, 아우디, 폴크스바겐, 기아, BMW가 위용을 자랑한다. 스카이락이 위치한 그 반대편 선상으로는 남에서 북까지 쌍용, 르노삼성, 벤츠가 점령했다. 북단을 향해 계속 직진하면 영동대로와 역삼로가 만나는 휘문고입구 사거리부터 포드와 볼보를 차례로 볼 수 있다. 코스모타워를 사이에 둔 포드와 볼보는 각자의 개성 있는 대리점 외관을 뽐낸다.대치동에 처음 들어선 수입차는 렉서스. 2001년 한국토요타가 렉서스 전시장을 오픈하면서 영동대로 수입차 시대를 열었다.그 뒤를 이어 BMW, 아우디, 폴크스바겐, 볼보, 포드가 차례로 문을 열었다. 지난 6월에는 한성자동차가 420평 규모의 메르세데스-벤츠 전시장을 오픈하며 6억~7억원대의 프리미엄급 명차 마이바흐 전시행사를 가졌다.‘오감’(五感)을 주제로 한 벤츠전시장은 화려한 조명과 함께 실내 폭포까지 갖췄다. 벽의 색상과 조명, 폭포 물소리로 전시장을 찾은 고객에게 안락감을 주려는 취지다. 대치동에 비교적 늦게 나섰지만 다른 자동차 매장에서 고객의 이목을 뺏어오려는 시도. 이에 질세라 BMW 전시장도 인공암벽과 온돌 수면실 등을 자랑하며 수시로 공연과 파티를 열고 있다. 조용한 아파트촌을 옆에 두고 VIP마케팅의 총탄 없는 전쟁이 소리 없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영동대로에 제2의 수입차 거리가 형성된 이유는 명백하다. 평당 최고의 아파트가를 자랑하는데다 주변에 타워팰리스와 아이파크 등 고급 주상복합이 뿌리내려 부자고객 몰이에 유리하다.정해영 한국토요타 마케팅 부장은 “다국적 기업과 벤처기업 등이 밀집해 있는 테헤란로 상권과 고급호텔 등으로 수입차 고객 확보에 용이한 조건을 두루 갖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