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신도시 8월 분양은 지난 3월 때와는 내용이 확연히 다르다. 우선 청약자격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청약예금 가입자라면 기본적인 불입금액이 서울 거주자는 600만원, 경기 거주자는 300만원이어야 한다. 또 전용면적 30.8평 초과 40.8평 이하에 청약하려면 서울 1,000만원(경기 400만원), 전용 40.8평 초과는 서울 1,500만원(경기 500만원)짜리 청약예금통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결국 8월 판교 분양은 청약예금 600만원 이상 가입자와 청약저축 가입자들에게만 기회가 돌아간다. 청약부금 가입자는 ‘해당 사항’이 없다. 전용면적 25.7평 이하(33, 34평형) 규모의 아파트 1,774가구가 공급되지만 모두 공공분양 물량이어서 청약저축 가입자만 신청할 수 있다. 따라서 지난 3월 청약에서 탈락한 청약저축 가입자라면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다.공급량은 중대형 아파트와 연립(빌라) 6,767가구, 민간임대 397가구 등 총7,164가구로 확정됐다. 전체 물량의 30%는 성남시 거주자에게 우선공급되고 나머지는 수도권 거주자에게 돌아간다. 중소형 평형에 적용됐던 무주택 우선 공급제는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당정이 8월 판교 청약 때부터 청약제도 변경을 적극 고려하고 있어 전체의 50% 가량이 무주택 우선공급으로 배정될 가능성도 있다.전매금지 기한은 5년으로 10년간 전매금지인 중소형 아파트보다 좋은 조건이다. 단 당첨이 되면 10년간 1순위 자격이 제한된다.분양가는 평당 평균 1,300만원대에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토지공사가 5월29일 아파트용지를 재감정한 결과, 평당 택지비가 712만원으로 전년보다 약 2.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중대형 아파트 분양가는 중대형 기본형 건축비와 내진구조, 지하층 건축비 등 가산비용을 더해 평당 1,184만~1,469만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44평형을 기준으로 총분양가가 5억2,000만~6억4,600만원선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여기에 채권입찰제를 감안해야 한다. 분양가와 주변 시세의 차이만큼 국민주택채권 매입으로 메우게 돼 있어 추가 부담이 적잖다. 건교부는 채권 할인액을 감안한 채권매입 실부담금과 분양가를 합친 금액을 인근 시세의 90%로 설정하고 있다.분당신도시 44평형 8억원 아파트를 인근 시세 기준으로 삼으면, 판교 44평형을 분양받기 위해 들어갈 총금액은 7억2,000만원선이 될 전망이다. 채권은 계약체결 이전에 매입해야 하므로, 분양가의 20%인 계약금과 35% 할인을 감안한 채권매입 부담액까지 합하면 적어도 현금 2억5,000만~3억원을 손에 쥐고 있어야 계약을 할 수 있다.그렇다면 투자가치는 어떨까. 44평형의 실제 투자금액이 평당 1,600만원선이라 가정하면 인근 분당신도시 핵심지역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은 “분당신도시 수내동, 이매동 중대형 평형 시세가 평당 2,000만~2,200만원선에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 가격 메리트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예상 청약경쟁률은 3월 못지않을 전망이다. 김은경 팀장은 “공공분양 물량은 청약저축 가입자들의 경쟁으로 3월 상황을 능가하는 경쟁률이 예상된다”고 말하고 “청약저축은 저축총액과 납입횟수에 따라 우선권이 주어지므로 성남시 거주자는 최소 납입횟수 60회 이상, 수도권 거주자는 저축총액 1,200만원 이상이 돼야 당첨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중대형 평형에 청약할 수 있는 청약예금 가입자들의 경우 3월 분양 때보다는 비교적 유리한 상황이다. 현재로선 무주택 우선공급 비율이 없어 당첨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서울 거주자로 600만원 청약통장에 가입한 이는 2006년 4월 말 현재 24만명선, 수도권은 46만명선이다. 또 1,000만원 통장에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각각 18만, 19만명이 가입돼 있다. 1,500만원 통장은 가장 적은 7만6,000명(서울), 10만명(수도권)이 가입돼 있다.통장 변경에 대해선 주의가 요구된다. 청약부금 가입자가 예금으로 전환한다 하더라도 증액을 하는 경우에는 1년 후에나 자격이 발생하기 때문에 8월 청약에 참여하지 못한다. 다만 분양가가 부담되는 1,000만~1,500만원 통장 가입자라면 600만원짜리로 감액을 시도할 만하다.한편 민간건설업체는 6개 공구에서 아파트를 선보인다. 이미 설계에서 시공까지 일괄 수행하는 턴키방식을 채택하고 업체 선정까지 완료된 상태다.통상 신도시에선 다른 주거지에 비해 아파트 브랜드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판교 중대형 아파트는 상황이 좀 다를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 건설사들이 주로 참여했던 3월의 중소형 아파트와도 크게 다른 양상이다. 대형건설사들이 대거 참여한데다 저마다 브랜드를 내걸고 친환경 설계와 시공을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벌써부터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시공사로 선정된 업체들은 모두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다. 1공구 금호건설(삼환기업, 명지건설), 2공구 대림산업(우림건설), 3공구 현대건설(한신공영, 반도건설), 4공구 대우건설(계룡건설산업), 5공구 태영(KCC건설, 우미토건), 6공구 경남기업(서희건설)이 선정됐다.대부분의 건설사는 ‘친환경’과 ‘고품격’을 키워드로 삼고 있다. 수주규모가 가장 큰 현대건설은 A13-1, A14-1, B2-1블록을 맡는다. 39~69평형 총 1,033세대의 아파트를 짓고, B2-1블록에는 4층 22개동 규모로 49평형 138세대, 57평형 110세대 등 총 248세대의 연립주택(빌라)을 지을 예정이다.3공구는 서판교 금토산을 끼고 있어 쾌적성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아파트 대부분을 타워형으로 설계, 삼면의 시야가 개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연립은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생태단지를 지향한다. 특히 아파트와 연립 모두 녹지율 40%대인 친환경 건축물 예비인증 단지로 설계됐으며, 단지 전체에 걸쳐 생태수로를 설계해 생태연못, 생태체험장 등 다양한 수변공간으로 연결되게 만들 예정이다.운중천 아래편에 위치할 대우건설 아파트는 고층 타워형과 판상형을 골고루 배치해 조망권을 확보하고 바람길을 형성시킨다는 계획이다. 골프연습장과 주민 카페 등 커뮤니티 시설을 운중천을 따라 조성, 개방감을 살린 것도 눈길을 끈다. 특히 30평형대는 가변형 벽체로 자유롭게 평면을 바꿔 쓸 수 있도록 했다.금호건설이 짓는 1공구는 역세권에 위치해 입지조건이 뛰어나다. 38∼70평형 850가구를 공급하며 일부 평형은 복층형으로 꾸밀 예정이다. 대림산업이 짓는 2공구는 인근 단독주택지와 조화를 이루기 위해 ‘단독주택형 아파트’로 주제를 잡았다. 태영이 짓는 서판교의 5공구는 ‘초고층 전원형 단지’를 테마로 하며, 경남기업이 맡은 6공구는 고품격 생태 아파트를 지향할 계획이다.고급전원주택 수요자라면 8월 분양분 가운데 주공이 공급할 연립주택(빌라)을 눈여겨볼 만하다. 서판교 북단에 위치한 B5-1·2·3블록에 위치한 300가구로, 국제설계 현상공모를 거쳐 ‘비벌리힐스급 고급주택단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 2월 핀란드, 일본, 미국 출신 작가의 1위 작품이 선정돼 세부 설계에 들어갔다. 주로 50평형대로 구성되며 75평형 테라스하우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분양가는 주변 아파트보다 다소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한편 8월 청약 수요자들은 당첨확률을 높일 것인지, 아니면 ‘소신지원’을 할 것인지 먼저 선택한 후 신청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첨확률을 높이려면 상대적으로 입지가 떨어지는 곳을, 소신지원을 하려면 수요가 몰려도 역세권이나 자연환경이 좋은 곳을 선택해야 한다는 이야기다.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대림산업 컨소시엄이 시공하는 2공구의 경우 입지여건이 다소 떨어지는 만큼 상대적으로 청약 희망자가 적을 것”이라며 “판교 입성 자체가 목표라면 노려볼 만하다”고 밝혔다. 또 서판교에서는 5공구 태영, 6공구 경남이 상대적으로 당첨확률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반면 입지조건이 좋아 청약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1공구 금호와 3공구 현대, 4공구 대우가 꼽힌다. 박대표는 “동판교 역세권에 들어서는 1공구에는 지난 3월 풍성주택에서처럼 수천대 경쟁률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분당 중앙공원의 3배 크기인 금토산을 낀 3공구 현대는 자연친화 수요를 바탕으로 인기가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박수진 기자 sjpark@kbizweek.com돋보기 혐오시설, 어떤 영향 미칠까‘가격 변수’ 의견 분분… IC부근 ‘요주의’집을 고를 때 빼놓을 수 없는 비교조건이 혐오시설의 위치다. 동판교에는 하수종말처리장, 쓰레기소각장, 쓰레기자동집하시설, 납골당이 들어선다. 반면 서판교에는 변전소와 쓰레기자동집하시설, 가압장 등 동판교보다 비교적 경미한 수준의 시설들이 건설될 예정이다.문제는 이들 혐오시설이 향후 아파트값과 주거환경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것인가이다. 통상 신도시급 택지개발지구에서 혐오시설은 중요한 가격형성 기준으로 작용해 왔다. 공기오염, 전자파 등 주거환경에 침해를 받을 경우 가격이 따라서 움직일 수밖에 없다.현재로선 판교도 예외가 아니다. 혐오시설 영향권에 위치한 단지들은 직간접적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 전문가는 “혐오시설이 근린공원 안에 들어서고 오염방지설비가 잘 갖춰진다고 하지만, 쾌적한 주거환경에 대한 기대치가 날로 높아지는 만큼 혐오시설과 가까운 단지들은 심리적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가격 차별화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반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잖다. 최흥석 주공 분양팀 차장은 “과거와 달리 친환경설비가 잘 갖춰질 것이므로 큰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도 “납골당 등이 지하화되는 만큼 주거환경에 큰 침해요인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결국 혐오시설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 청약에 임하는 수밖에 없다. 이 문제에 가장 민감한 지역은 동판교 판교IC 부근에 들어설 아파트와 주상복합, 단독주택들이다. 흔히 쓰레기소각장, 하수종말처리장, 납골당, 집단에너지공급시설(열병합발전소)을 4대 혐오시설로 꼽는데, 모두가 동판교 경부고속도로 변에 들어서게 된다. 4대 혐오시설이 모두 들어서는 신도시는 판교가 처음이다.쓰레기소각장의 경우 판교IC 북쪽 판교동 산 35-1번지에 자리를 잡는다. 서쪽으로는 경부고속도로에 인접해 있고 동쪽으로는 동판교 아파트 단지와 1㎞ 가량 떨어져 있다. 총 1만5,131㎡(4,577평) 규모로, 하루 90t의 쓰레기를 처리하게 된다.남북으로는 납골당과 하수종말처리장, 열병합발전소, 쓰레기집하장이 들어선다. 납골당은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판교IC 오른쪽에 위치한 근린10호공원 안에 들어설 예정이다. 공원면적 13만7,000평 가운데 지하 5,000여평에 납골시설이 들어서고 지상에는 조각공원과 산책로 등이 들어선다.이들 시설과 가장 가까운 아파트단지는 3월에 분양된 주공아파트와 8월 공급되는 대림산업 시공 단지다. 서판교 고속도로변의 단독주택과도 멀지 않은 거리다. 내년 공급 예정인 주상복합(C2)은 쓰레기소각장과 직선거리가 가까운 편이다.서판교에서는 3월에 공급된 임대아파트 단지가 쓰레기집하장, 변전소와 가깝다. 남단으로 건설되는 상하수도시설은 단독주택지와 인접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