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기반게임 3D 게임 등 첨단게임 줄이어 … 수출 2.5배 급증 기대

‘붕타2’. 지난 2002년 11월 컴투스가 만든 모바일게임 ‘붕어빵 타이쿤2’이라는 게임의 애칭이다. 이 게임은 붕어빵을 만들고 그것을 손님에게 판 돈으로 노점을 운영하는 휴대전화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네티즌 사이에서 ‘공략법’이 나돌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지금까지 다운로드수가 120만건을 기록하고 있다.일반적으로 모바일게임을 다운로드받는 데 드는 비용이 1,500∼2,000원임을 고려하면 ‘붕타2’가 지금까지 거둔 매출은 20억원이 넘는다. 이 게임을 개발하는 데 걸린 기간은 3∼4개월 정도. 개발인력도 3∼4명 수준에 불과했다. 투입비용을 감안하면 엄청난 대박인 셈이다.‘붕타2’에 못미치지만 최근 모바일게임업계에서는 소위 ‘대박’ 기준인 50만명 이상이 다운로드받는 게임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게임빌의 ‘놈’(nom), ‘2004 프로야구’ 등도 50만건이 넘었다. 컴투스가 내놓은 ‘클래식 테트리스’는 다운로드 건수가 지금까지 200만건을 넘어섰다. 이 때문에 모바일게임이 온라인게임에 이어 제2의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게임발전이 단말기 진화 촉진모바일게임이란 일반적으로 휴대전화, PDA, 휴대용 게임기 등에서 이용하는 게임을 말한다. 아직 국내에서는 휴대용 게임기,PDA용 게임시장은 거의 형성돼 있지 않다. 반면 휴대전화를 이용한 모바일게임시장은 매년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문화관광부와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발간한 <2004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게임시장은 지난 2002년 1,000억원 규모였으나 지난해에는 1,5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50%나 성장한 2,18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모바일게임의 고속성장 비결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된다. 먼저 누구나 쉽게, 그리고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게임은 우선 시간과 공간 제약이 없다는 특징이 있다. 기존 PC게임이나 인터넷게임과는 달리 간편성과 이동성을 겸비하고 있다. 게임을 즐기는 데 드는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1,000∼2,000원 정도 내고 다운로드받으면 원하는 만큼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조작이 간편하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복잡한 기능키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도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VM(Virtual Machine)단말기가 확산되고 무선인터넷 이용자가 증가한 것도 모바일게임의 성장과 깊은 관계가 있다. VM이란 사용자가 무선인터넷으로 내려받은 게임이나 콘텐츠 등을 단말기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미들웨어다. VM이 단말기에 탑재되면서 모바일게임의 속도는 더 빨라지고 실감나는 음향이나 그래픽도 가능하게 됐다.VM단말기 사용자는 3,500만명에 달하는 휴대전화 사용인구 중 85%인 3,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일반적으로 모바일게임은 이동통신사의 무선인터넷을 거쳐 일반인에게 공급된다. 현재 이동통신사를 통해 서비스되는 휴대전화용 게임은 2,000여종.SK텔레콤과 KTF의 경우 각각 1,000여종과 700여종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매일 수십만명의 이용자들이 이들 게임을 즐기기 위해 무선인터넷에 접속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올 1분기 무선인터넷 매출 3,920억원 중 모바일게임으로 올린 매출이 약 450억원으로 추정된다. 연간 기준으로 1,80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사실 모바일게임이 일반화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국내에 모바일게임이 처음 소개된 것은 불과 5년 전인 99년이었다. 당시 LG전자가 휴대전화에 게임을 내장해 출시한 것이 최초다. 그러나 발전속도는 그 어느 분야보다도 눈부시다. 99년 말 무선인터넷을 통해 즐기는 WAP 방식의 게임이 시작됐다. 이 게임은 용량이 64KB로 텍스트 위주의 흑백게임이었다. 2001년 VM이 개발되면서 128KB의 그래픽 위주의 컬러게임이 급속히 보급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네트워크게임이 등장해 모바일게임 사용자들도 온라인게임처럼 다른 이용자와 실력을 겨루는 게임을 할 수 있게 됐다.올해 모바일게임의 가장 큰 특징으로 위치기반서비스(LBS)게임과 3D게임의 확산이 꼽힌다. LBS 게임은 가까운 지역에 있는 사용자들이 네트워크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예를 들어 서울에 있는 사람이 접속하면 서울 인근에 있는 사람들끼리 연결돼 게임을 즐길 수 있다. SK텔레콤이 제공하는 ‘삼국지’가 대표적이다. 3D게임은 아직은 휴대전화 내장형 게임이지만 입체화면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올해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현재 국내 모바일게임업체수는 300∼500개.2002년 이후 모바일게임의 수익성이 좋아지면서 기본 온라인, PC게임업체들이 앞다퉈 이 시장에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실제 매출을 올리는 업체들은 기껏해야 50여개로 추정된다. 나머지 업체들은 수익을 전혀 내지 못하거나 간판만 걸어놓은 업체들이다. 이런 과당경쟁으로 인해 업체들은 소수의 질 높은 게임을 만들기보다는 가급적 많은 게임을 제공해 대박을 노리는 한탕주의식 경향도 강하다. 게임의 수명을 줄이고 게임당 수익성도 악화시키는 악순환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게임하기 좋은 폰 쏟아진다요금제도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 중의 하나다. 현재 이동통신업체들은 게임을 다운로드할 경우 패킷(1패킷=512byte)당 2.5원을 부과하고 있다. 네트워크게임을 즐기려면 패킷당 6.5원이나 내야 한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게임을 즐기려면 적잖은 요금을 내야 한다.더구나 게임으로 인해 발생하는 통신요금은 전액 이동통신사에 돌아간다. 게임업체 입장에서는 네트워크게임 등 더욱 고차원 게임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그러나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모바일게임시장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장밋빛이다. 당장 모바일 인프라의 발전은 모바일게임 시장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W-CDMA(IMT2000)서비스가 본격화되면 비싼 이용요금과 느린 전송속도 등이 한꺼번에 해결될 것이다. 이에 따라 모바일게임의 네트워크화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비용만 낮아진다면 혼자서 즐기는 방식보다는 휴대전화 가입자들간에 무선망으로 게임을 즐기는 것이 훨씬 재미있기 때문이다.이통사들도 모바일게임의 네트워크화가 자사 통화료 수익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SKT의 경우 올해 1~5월에 공급된 게임들 중 네트워크게임은 18.4%에 불과했지만 매출비중은 41.4%를 차지했다.게임을 실감나게 즐길 수 있는 고기능 단말기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는 것도 모바일게임에 밝은 전망을 던져주고 있다. 3D엔진에 그래픽 가속칩을 장착하고 일반 휴대전화 LCD에 비해 훨씬 크고 선명한 QVGA 화면을 채택한 단말기들이 곧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최근 삼성전자는 키패드가 달린 3D 게임폰(모델명 SCH-V450)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3D게임용 엔진은 장착돼 있지 않지만 키패드가 조이스틱 기능을 하고 있다. 골프게임, 슈팅게임 등 3개의 3D게임이 기본으로 내장돼 있다.하반기에는 노키아의 게임폰 ‘엔게이지’에 버금가는 게임폰이 본격적으로 쏟아져 나온다. 팬택앤큐리텔은 빠르면 7월 말에 SKT를 통해 게임폰을 선보인다. 이 제품은 모바일 3D게임 제작도구 업체인 고미드의 ‘G3 SDK’ 엔진이 장착돼 있다. 키패드의 배열도 일직선이 아니라 원형에 가까워 게임하기 편리하게 만들어졌다. 이 게임폰에는 슈팅게임, 대전게임 등 4종의 3D게임이 기본으로 탑재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하반기에 3D엔진과 그래픽 가속칩 등을 내장한 본격적인 3D게임폰을 내놓을 계획이다.모바일게임의 해외시장 전망도 밝다. 컴투스, 게임빌, 웹이엔지코리아 등 모바일게임업체들은 이미 수십종의 게임을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에 수출하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모바일게임의 해외수출 규모는 40여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00억원 이상의 수출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들이 세계 곳곳에서 한국의 기술로 만든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게 될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