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스토리' 동시접속자 17만 … 골프 · 레이싱 · 전투 등 형식 다양해져

문화관광부가 발간한 <2004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게임산업은 3조9,0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15.8% 성장했다. 하지만 게임업계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고 느낀다. 새롭게 출시된 게임의 동시접속자수가 1만명을 넘기 힘든 현실이 이것을 반영한다.온라인게임이라고 하면 대부분 다중접속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을 떠올린다. 물론 초창기 온라인게임시장을 이끌던 MMORPG는 여전히 대세다. 하지만 이미 공급과다 현상을 보이고 있고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을 공략한다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지만 시각을 조금 바꿔 성공을 일궈낸 개발사들이 있다. 바로 캐주얼게임 시장을 공략한 개발사들이 그 주인공이다.성공신화 속속 등장국내 온라인게임의 대표적 개발사인 넥슨의 경우 이미 캐주얼게임에서의 매출이 MMORPG의 매출을 넘어선 상태다.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캐주얼게임이 차지하고 있다. 이는 ‘메이플스토리’를 캐주얼게임에 포함한 수치이며 ‘메이플스토리’를 제외하면 캐주얼게임의 비중은 32% 정도로 내려간다. 넥슨측은 ‘메이플스토리’를 포함시키지 않아도 ‘카트라이더’의 가능성 등을 고려했을 때 캐주얼게임의 비중이 최소 50% 정도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넥슨은 한때 동시접속자수 33만명이란 기록을 세운 ‘비앤비’를 통해 캐주얼게임의 가능성을 보여줬으며 이런 신화는 ‘메이플스토리’로 넘어갔다. 이 게임은 온라인게임과 캐주얼게임의 접점을 절묘하게 잡아냈으며 ‘위젯’이 개발했다. 롤플레잉게임의 요소는 모두 갖고 있지만 쉬운 조작과 귀여운 캐릭터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메이플스토리’는 현재 최고 동시접속자수 17만명을 기록하고 월매출 15억원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는 오프라인 서적인 공략집과 만화책이 180만부의 판매를 기록하는 등 게임 이외의 분야에서도 엄청난 파급효과를 보이고 있다.넥슨의 캐주얼게임에 대한 공략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넥슨은 현재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실시 중인 ‘크레이지 레이싱 : 카트라이더’가 차기주자로 떠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 넥슨은 올 하반기에 MMORPG인 ‘마비노기’와 함께 ‘카트라이더’에 집중할 것임을 밝혀 두 게임에 비슷한 비중을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마비노기’가 상용화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카트라이더’가 오픈 베타 테스트 중이기 때문에 두 게임의 성적을 비교하기는 시기상조지만 현재는 ‘마비노기’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 동시접속자수의 경우 ‘마비노기’는 2만5,000명, ‘카트라이더’는 1만명을 넘어섰다. 앞으로 두 게임의 매출 비교가 어떻게 나올지 기대되는 부분이다.또 하나의 성공신화는 윈디소프트의 ‘겟앰프드’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겟앰프드’는 독특한 캐릭터를 이용한 대전 액션게임이다. 귀여운 캐릭터와 쉬운 조작을 내세우며 캐릭터 꾸미기라는 요소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겟앰프드’는 동시접속자수 4만5,000명 정도를 유지하며 월매출 10억원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엠게임은 웹보드게임과 MMORPG게임의 퍼블리싱에 주력해 오다가 지난해 7월 엠게임 오락실이라는 브랜드를 런칭하며 캐주얼게임을 강화했다.현재 엠게임에서 캐주얼게임의 비중은 전체 동시접속자수의 25%,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엠게임은 여름을 겨냥해 ‘락온타겟’을 추가 퍼블리싱하는 등 캐주얼게임을 강화하고 있어 캐주얼게임의 동시접속자수는 30% 이상, 매출은 2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2000년 12종의 웹보드게임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넷마블은 현재 60여종 이상의 타이틀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그중 캐주얼게임은 16개다. 1/4분기 실적을 보면 캐주얼게임은 전년 대비 9% 가량 성장해 전체 매출의 16%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최근 MMORPG가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캐주얼게임의 성장은 눈에 띈다.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는 MMORPG들이 캐주얼게임의 전형적 수익모델인 아이템 판매 방식을 도입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게임들은 아직 이렇다 할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MMORPG와 대등한 경쟁온라인게임들이 롤플레잉게임(RPG)에서 탈피, 다양한 시도를 보여준 지 오래다. 이런 시도들도 캐주얼게임과 정통 온라인게임으로 양분되는 현상을 보여준다. 온라인 레이싱게임의 경우 정통 MMORPG 요소를 포함하고 최대한 사실적으로 개발 중인 ‘시티레이서 온라인’과 ‘팀 레볼루션’이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이에 대항하는 캐주얼게임은 앞서 언급한 ‘카트라이더’와 ‘카툰레이서’가 있다.‘시티레이서 온라인’과 ‘팀 레볼루션’은 상용화 준비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카툰레이서’는 이미 수익을 내고 있으며 ‘카트라이더’도 희망적이다. ‘카트라이더’와 ‘카툰레이서’가 선전하는 이유가 단순히 캐주얼게임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정통 레이싱게임의 게임성과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 다양한 재미요소를 잘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최근 개발되고 있는 골프게임도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 온네트의 ‘샷온라인’은 샷을 칠 때의 느낌이나 캐릭터의 동작, 코스의 모습, 공이 굴러가는 방향 등 최대한 사실적인 골프를 바탕으로 구현됐다. 실제 골프의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그만큼 어렵다. 반면 엔트리브의 ‘팡야’는 경쾌한 느낌과 밝은 골프를 경험할 수 있다. 자동으로 클럽을 선택해주고 쉽게 구성돼 있기 때문에 골프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쉽게 즐길 수 있다.최근 NHN이 선보인 ‘당신은 골프왕’은 두 게임의 장점을 모두 흡수하려는 노력을 보인다. ‘팡야’의 친숙함과 ‘샷온라인’의 게임성을 모두 포함시킨다는 전략이다. 현재까지의 성적은 ‘팡야’가 가장 좋은 편이다. 동시접속자수도 가장 많으며 가장 빨리 부분 유료화를 실시해 수익을 내고 있다. 이들의 경쟁은 아직 시작단계이지만 우선은 캐주얼게임이 가장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이밖에도 음악에 따라 커맨드를 입력하는 리듬액션게임도 선전하고 있다. 오투미디어의 ‘오투잼’은 2만5,000여명의 동시접속자수를 기록 중이며 음원 판매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페타비전의 ‘DJ맥스’나 넥슨의 ‘비트러시’가 음악게임의 가능성을 보고 도전하고 있다.기존 개발사들이 캐주얼게임의 가능성을 놓칠 리 없다. MMORPG를 개발해 이름을 날린 개발사들도 캐주얼게임 개발에 나섰다. 액토즈소프트와 함께 ‘A3’를 공동개발한 애니파크는 최근 ‘호버보드ASDF’를 선보였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레이싱게임과 아이템 사용의 묘미를 살려 인기몰이에 나섰다.‘천상비’를 서비스 중인 하이윈도 ‘배틀피규어 온라인’의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실시했다. ‘배틀피규어 온라인’은 피규어라는 독특한 소재를 내세운 게임으로 캐릭터 육성과 수집의 재미를 주며 당구와 같은 게임플레이로 구성돼 있다. 물론 스테이지에 다양한 요소를 배치해 전략적 요소를 강화했다. ‘뮤’를 서비스 중인 웹젠도 차기작에 1인칭 액션게임의 요소를 도입하겠다고 밝혀 RPG 이외의 시도를 보여줄 예정이다.캐주얼게임도 다른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게이머를 모으는 동시에 수익을 내는 효자 게임으로 자리잡았다. 캐주얼게임이 선전하고 있는 이유는 게이머들의 요구가 바뀐 점이 크다. 어렵고 장시간 플레이가 필요한 게임과 함께 언제라도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에 대한 요구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를 눈치채고 캐주얼게임의 위상을 인정한 개발사들은 새로운 활로로 캐주얼게임의 가능성을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