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도 최고의 국내 증권업계 ‘으뜸’

증권사의 생명은 투자정보의 정확성이다. 고객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증권사는 설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리서치 기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세계적으로도 최고의 증권사 앞에는 늘 ‘최고의 리서치 능력 보유’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국내에서는 LG투자증권이 독보적이다. 적어도 최근 2년간의 평가결과를 놓고 보면 LG를 따라갈 만한 증권사는 없다. 지난해 이후 독주체제를 구축했고, 올 상반기 조사에서도 2위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정상을 지켰다.투자정보의 수요자인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신뢰도 및 정확성, 적시성, 프레젠테이션, 마케팅 등 4개 항목에 걸쳐 증권사의 능력을 평가한 결과 LG는 3,408점으로 최고 점수를 받았다. 이번 조사는 설문참여자(239명)가 5개 증권사를 추천하고, 각각에 1~5점을 주게 한 다음 이를 합산해 순위를 정했다. LG는 특히 신뢰도 및 정확성에서 유독 높은 점수를 받아 리서치 분야에 관한 한 다시 한 번 최고 권위를 인정받게 됐다.LG 리서치센터의 강점은 먼저 주력업종에 우수한 인력이 많이 포진해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전기전자, 금융 등 핵심 분야에서 최고의 애널리스트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구희진, 조병문 애널리스트 등이 이들 분야에서 단연 1위를 차지해 우수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아울러 투자전략, 데일리시황, 기술분석 등에서도 최고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도 다른 증권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그렇다면 LG투자증권이 국내 최고의 리서치기관으로 우뚝 선 비결은 무엇일까. 더욱이 2년 전만 해도 선두권을 유지하긴 했지만 다른 증권사를 압도하지는 못했다. 결과적으로 2년 사이에 상전벽해와 같은 큰 변화를 일으킨 주역이 된 셈이다.일등공신은 팀플레이다. LG 리서치센터에는 스타 애널리스트가 많다. 구성원만 70여명이나 된다. 자칫 ‘내가 최고’라는 자만에 빠지기 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어느 회사보다 탄탄한 팀워크를 자랑한다. 리서치팀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도 개인이 뛰어난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일사불란한 움직임 때문이라는 의견이 더 우세하다.특히 연 2회 개최하는 ‘LG인베스트먼트 포럼’은 하이라이트다. 300여명의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을 모아놓고 애널리스트와 이코노미스트 등 리서치센터 인력이 총출동해 경제, 증시, 주요산업에 대한 전망을 포럼 형태로 진행한다. 이를 위해 리서치센터 전직원이 며칠씩 밤을 새우고 자료를 만든다. 리서치센터를 이끌고 있는 박윤수 상무는 “기관투자가와의 접점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애닐리스트들을 중심으로 정규 포럼 외에 이슈에 따라 비정규 모임도 수시로 열고 있다”고 강조했다.현장중심의 활동 역시 LG 리서치센터의 강점 가운데 하나다. 애널리스트들의 경우 아예 현장에 상주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당 업종의 업체들을 수시로 방문해 경영환경과 실적 등을 면밀히 체크한다. 연간 200회 이상 업체를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특히 필요하면 현장에 기관투자가들을 모아놓고 즉석에서 투자설명회를 열기도 한다.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는 직접 업체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들을 수 있어 여러모로 소중한 기회를 얻는 셈이다.LG의 명성을 높이는 또 따른 포인트는 고객(투자자)의 입맛에만 맞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나치게 객관적이다 싶을 정도로 시황이나 업종을 전망한다. LG가 대표적인 약세론자로 꼽히는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간혹 ‘이번에는 LG마저 좋게 본다’는 것이 기사로 나올 정도다. 박상무는 “증시를 지나치게 밝게 볼 경우 당장은 모두에게 좋은 일이 생길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독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LG투자증권은 앞으로 해외리서치 기능을 강화해 해외시장에 적극 도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미 영어에 능통한 애널리스트를 뽑았고, 외국의 대형 투자은행을 공략한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