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급 요리 · 저렴한 가격이 매력 포인트 … 메뉴 · 원료 · 서비스 경쟁 치열

외식업계의 매스티지 바람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10여년 전에 등장해 이제 외식업의 대표주자로 자리잡은 기업형 패밀리레스토랑이 줄곧 지향한 것이 매스티지이기 때문이다. 외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패밀리레스토랑 일반이 매스티지에 포함된다”며 “호텔이나 전문식당에나 가야 먹을 수 있던 음식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제공해 인기를 끌 수 있었다”며 성공 이유를 들었다.매스티지의 핵심은 명품에 가까운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외식업계는 치열한 메뉴개발 경쟁에 나서고 있다. 우선 지난해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한 웰빙 트렌드를 이용한 메뉴가 눈에 띈다. 샐러드바는 기본이고 녹차아이스크림, 해산물, 생과일음료 등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것이다.와인을 취급하는 곳도 늘고 있다. 호텔이나 프리미엄급 식당에서나 마실 수 있다고 여겨지던 와인을 판매해 명품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와인 전문식당을 표방하는 매드 포 갈릭의 경우 매출이 30% 이상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아예 매스티지 메뉴를 따로 만들어 제공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국내 최초의 프랑스요리 패밀리레스토랑을 표방하고 있는 이뽀뽀따뮤스는 지난 7월 ‘매스티지 이뽀 런치세트’를 선보였다. 흔히 접하기 쉽지 않은 프랑스요리를 9,000~1만5,000원선에서 맛볼 수 있어 반응이 좋다고 회사측은 전했다.고급화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업체도 있어 주목된다. 대부분 패밀리레스토랑이 20~30대 연령층을 주 타깃으로 삼고 있는 반면, 빕스는 30대 중반 이후의 연령층을 공략해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업계 전체가 치열한 가격경쟁에 돌입했지만 빕스는 가격을 오히려 높였다.대신 친환경 유기농산물만을 쓰는 등 원료를 고급화하고 고가의 문화상품을 경품으로 제공하는 등 명품을 지향하는 고객들의 입맛을 충족시킨 것이 주효했다.빕스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의 한 관계자는 “빕스의 고객은 가격보다 명품을 소비한다는 것에 관심이 많다”며 “일반 고객보다는 멤버십을 가진 단골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더욱 강화해 명품 지향의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최근에는 한쿡, 제이드가든, 이뽀뽀따뮤스 등 한식, 중식, 프랑스식 등 독특한 컨셉의 패밀리레스토랑들이 속속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호텔급의 요리를 제공해 미국식 요리에 식상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쿡의 경우 전년에 비해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제이드가든은 외국의 유명 플로리스트를 고용, 인테리어를 고급화해 매장의 명품 이미지를 높였다.커피전문점 시장에서도 매스티지 열풍이 거세다.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것이 스타벅스다. 이 업체는 ‘누가 5,000원짜리 커피를 마시겠느냐’는 초기의 우려를 잠재우고 매출이 매년 20% 이상 오르는 등 성장을 거듭한 결과 지난 7월 100호점을 열기에 이르렀다.스타벅스의 성공 이래 커피빈, 파스쿠치 등 ‘명품커피’를 지향하는 브랜드 커피점이 줄을 이어 개점하고 있다.이와 관련, 스타벅스의 양재선 마케팀 팀장은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매스티지 트렌드를 만들었다”며 “단순한 커피브랜드를 넘어 고객의 감성을 만족시키는 브랜드 정책이 성공요인”이라고 분석했다.불황이 장기화되고 있음에도 2001년 3,000억원이던 외식업 시장 규모는 2002년 3,800억원, 2003년 4,100억원으로 몸집을 불렸고 올해는 4,5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매스티지의 한축인 대중(Mass)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