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청바지 · 수입명품 등 매출액 30% 가까이 늘어 … 준명품 유치경쟁 치열

백화점 등 유통업에서도 매스티지 열풍은 뜨겁다. 각 업체마다 매스티지를 주요 테마로 선정해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패션, 보석,가전, 화장품, 식품 등 매스티지 관련 매장을 새로 오픈하고 수시로 이벤트도 여는 등 매출확대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실제 백화점에서 매스티지 제품의 판매는 고속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2004년 장르별 매출을 월별로 분석한 결과 다른 제품과 달리 고가 청바지, 수입명품 등 매스티지로 분류되는 상품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 가까운 높은 신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제품은 전체 매출과 비교해 매월 20%가 넘는 신장률의 차이를 보이며 백화점 매출을 주도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구체적으로 고가 수입청바지를 보면 1~4월까지 4개월간 매월 적게는 10.5%에서 많게는 28.8%까지 크게 늘었다. 수입명품 역시 1월을 제외하고는 매달 전년과 비교해 더 많이 팔렸고 특히 4월에는 17.5%나 늘어 매스티지 열풍을 짐작케 했다. 특히 신세계 강남점의 경우 지난 3월 아르마니진, 디젤, 얼진, 프랭키B 등 고가 프리미엄 진이 신규 입점한 이후 청바지 매출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이에 따라 신세계는 요즘 매스티지를 전략제품군으로 선정해 다양한 마케팅을 도입하고 있다. 각 분야에서 상품을 다양화하고 명품브랜드를 더욱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고급화가 더디게 진행됐던 남성복층에 ‘매스티지존’을 만드는 등 고급화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아울러 신세계는 프리미엄 전략을 식품매장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수산물코너에 인삼을 먹여 키운 광어로 만든 생선회와 생선초밥을 선보이고 있다. 또 농산물 생산이력제를 도입해 안심하게 식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영업기획팀 조창현 부장은 “상품의 가치를 평가해 구매를 결정하는 현명한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프리미엄급 상품을 실속 있는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마케팅 행사를 적극 전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고객들의 소비패턴 변화에 따라 모든 장르에 걸쳐 프리미엄화 전략을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현대백화점은 젊은층을 타깃으로 하는 중저가 명품을 보강해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고가 브랜드인 샤넬, 구찌, 루이비통 이외에 다양한 중저가 명품을 입점시켜 불황극복에 나서고 있다. 압구정 본점의 경우 지난해 9월 안나수이, 모스키노, 로베르또 까발리, 마틴쉬퐁, 비비언웨스트우드 등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지 않은 중저가 명품군을 대거 도입했다. 이들 중저가 명품브랜드 제품은 색상이나 디자인이 도발적이면서도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는 경향을 띠고 있다.또한 현대는 젊은층을 위해 다양한 해외 직수입 브랜드도 적극 도입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압구정 본점은 지난 3월 이탈리아 직수입 브랜드 디젤 매장을 오픈해 핸드메이드 청바지 판매를 시작했다. 청바지 가격대도 30만~40만원대로 일반 청바지보다는 비싸지만 직수입 상품인데다 명품이미지가 돋보여 20~30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홈쇼핑·할인점도 가세현대백화점 상품본부 이순순 차장은 “현대백화점 본점의 경우 전체 매출 가운데 명품의 매출비중이 약 25%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 중 고가명품이 아닌 중저가의 명품 매출비중이 50%를 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차장은 “현대는 앞으로도 명품의 유치를 적극 전개하고 특히 신촌점, 미아점, 목동점 등 강북ㆍ강서지역에 중저가 명품의 유치를 활발하게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이에 따라 현대백화점은 2004년 F/W(가을/겨울) 상품군 개편시에도 이런 계획을 적극 반영해 압구정 본점에는 마크바이마크제이콥스 보강 등을 통해 수입제품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무역센터점도 바네사브루노, 마크바이마크제이콥스, 디젤, 아르마니익스체인지 등 매스티지를 대거 입점시킨다. 또 목동점역시 디젤 등 프리미엄급 진 매장을 새로 오픈해 기존의 매스티지 열풍에 따른 소비 트렌드를 이끌어나간다는 전략이다.롯데백화점은 최근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매스티지와 관련해 다양한 개념의 매장들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급 멀티숍 매장이나 브리지라인 상품군 등은 최고가의 명품 브랜드와 국내 브랜드 상품 사이의 틈을 적절한 가격으로 메워주면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제시하고 있어 구매력 있는 젊은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롯데백화점 숙녀캐주얼 매입팀 허종욱 바이어는 “대중화된 상품을 선호하기보다는 자신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명품과 독특한 상품에 대한 고객의 수요가 증가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어 앞으로 더욱 다양한 매스티지 마케팅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지난 5월1일 롯데백화점 본점 7층에 국내 최초로 등장한 유아 전용 스킨케어숍도 매스티지 열풍과 관련이 깊다. 누크, 닥터아토피스, 치코, 로고나 등 40여개 브랜드 제품이 입점해 있으며, 기본적으로 연약한 아기의 피부에 자극이 되지 않는 천연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제품이 주력을 이룬다.특히 환경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아토피로 고생하고 있는 어린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닥터 아토피스’ 제품류를 대거 선보이고 있다. 또한 성인용으로 인기를 얻었던 아로마 제품의 어린이판도 취급한다. ‘사노플로레’ 제품으로 아로마 베이비샴푸를 비롯해 아로마 에센셜오일이 포함된 플로랄워터 등 각종 아로마 상품이 대표적이다.백화점들이 매스티지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이유는 극심한 불황과 관련이 깊다. 내수가 침체를 보이면서 이를 헤쳐나갈 대안 가운데 하나로 매스티지를 꼽고 있는 것이다. 실제 상당수 백화점들은 매스티지 마케팅에 많은 효과를 보고 있으며 앞으로 이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현 상황에서는 웰빙과 매스티지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유통가의 매스티지 열풍은 백화점에 국한되지 않는다. CJ홈쇼핑은 최근 럭셔리 란제리 컬렉션인 피델리아 위드 로지를 선보였다. 이 재품은 고급원단인 라이크라와 에어로쿨, 그리고 기능성 소재인 메모리 몰드컵이 장착된 고급란제리 브랜드다. CJ측은 “기존의 럭셔리한 로지 스타일에 한국인의 체형에 맞는 입체 패턴으로 준명품을 선호하는 매스티지족을 겨냥했다”고 강조했다.할인점도 적극 참여하는 분위기다. 생필품에는 돈을 아끼면서 프로젝션TV, 디지털카메라 등 프리미엄급 상품에는 돈을 잘 쓴다는 점을 감안해 매스티지 마케팅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대부분의 할인점들이 매스티지 매장 크기를 늘리고 제품군도 다양화하는 추세다.심지어 월마트와 코스트코홀세일 등은 명품의류까지 취급, 인기를 끌고 있다. 할인점에서 파는 의류는 싸구려라는 인식을 깨고 이제는 명품도 할인점에서 사면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을 홍보하고 있다.국내 통계는 없지만 미국은 전체 소비재시장의 19%를 매스티지가 차지하고 있다는 결과도 나와 있다. 또 성장세도 연 10~15%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매스티지로 급속도로 옮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서정미 삼성패션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제 매스티지는 소비재시장의 가장 강력한 제품군으로 부상했다”며 “전세계적으로 소비자들이 고품질과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