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윳돈을 가진 사람들에게 요즘 같은 시대는 ‘재테크 암흑기’다.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돈 굴리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주식에 투자하려니 떨어지는 칼날을 잡는 것 같고, 부동산에 투자하자니 상투를 잡는 느낌이다. 은행 정기예금에 돈을 맡겨도 세금과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오히려 손해다. 그렇다고 떨어지는 주가와 예금금리를 바라보며 한숨만 쉬고 있을 필요는 없다. 요즘 같은 시대에도 은행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은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에 관심을 둘 만한 ‘재테크 4대 유망상품’을 소개한다.주가지수연동상품(양방향형)주가지수연동상품이란 자금의 일정부분을 선물 또는 옵션과 같은 파생상품에 투자, 주가지수 등락에 따른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을 말한다. 은행들이 판매하는 주가지수연동상품의 특징은 원금이 100% 보장된다는 점. 따라서 원금 보장을 원하면서 은행이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주가가 상승세를 탔던 올 초까지만 해도 이 상품의 수익률은 최고 연 20%대에 달했다. 수익률이 높다 보니 ‘최고의 재테크 히트상품’이란 수식어가 따라붙었다.하지만 최근 들어 이 상품의 인기는 예전만 못하다. 주가가 지난 4월23일 939를 고점으로 ‘천장’을 친 후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재테크 전문가들은 “주가가 무조건 올라야만 주가지수연동상품이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다”며 “요즘 같은 주식시장에서도 은행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요즘 같은 약세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주가지수연동상품은 무엇일까. 답은 ‘양방향형 상품’이다.은행들이 판매하는 주가지수연동상품은 ‘상승형’ ‘하락형’ ‘양방향형’(상승ㆍ하락형)으로 나뉜다. 상승형과 하락형은 주가가 오를 때, 내릴 때 각각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다. 반면 ‘양방향형’은 주가가 일정 범위 안에서 상승하거나 하락할 때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상품이다. 예컨대 국민은행이 판매하는 ‘스타지수연계상품’은 주가가 최고 20% 하락할 때 연 4%의 수익을, 주가가 최고 25% 상승할 때 연 14%의 수익률을 낼 수 있다. ‘주가가 올라야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고정관념’이다.적립식 펀드적립식 펀드란 매달 일정액을 불입해 주식을 사는 상품이다. 다시 말해 은행 적금과 주식투자의 장점을 합성한 상품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연 3%대의 은행금리에 만족하지 못하고 직접 주식투자를 하기에는 자신이 없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상품”이라고 말했다.적립식 펀드는 매달 일정액을 정해서 불입하는 ‘정액식’과 돈이 생길 때마다 자유롭게 납입하는 ‘자유적립식’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적립식 펀드는 매달 일정액을 불입해 주식을 사는 만큼 투자기간이 길 수밖에 없다. 대개 만기는 3년이다.적립식 펀드에 가입하면 매달 주식을 나눠 사는 ‘분산투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적립식 펀드에 가입할 때는 펀드마다 주식편입비율과 편입종목이 다르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예컨대 랜드마크투신의 ‘랜드마크 1억만들기 적립식 펀드’는 배당률 위주의 투자를 한다. 배당률이 높은 종목을 주로 편입한다는 얘기다. 반면 LG투신운용이 운용하는 ‘LG뉴마켓헤지 적립식 펀드’는 시스템 투자를 원칙으로 한다. 주식을 골고루 편입하되 기계적 매매기법을 통해 수익률이 극대화되도록 했다. 우리은행이 파는 ‘우리적립식 펀드’는 주식형, 혼합형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주식형도 가치투자형과 인덱스형으로 나뉜다. 가치주를 선호할 경우 주식형 중 가치투자형을 선택하면 된다. 만약 인덱스형을 선택하면 시가총액 상위종목 위주로 편입할 수 있다. 따라서 적립식 펀드를 선택할 때는 역시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을 골라야 한다.최근 국내증시의 등락폭과 변동성이 커지면서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특히 2002년 말부터 2003년 초 사이에 출시된 적립식 펀드는 지난 5월 현재 대부분 2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상언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적립식 펀드는 지금과 같은 주가 조정기나 급등락 장세를 택하는 게 유리하다”며 “가급적 3년 이상 장기투자하는 게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비결”이라고 조언했다.카드사 후순위전환사채카드사들이 발행한 후순위전환사채(CB)가 액면가(1만원)를 회복하는 등 인기를 되찾고 있다. 후순위전환사채란 원리금 변제 순위가 일반 회사채보다 뒤처지나(후순위) 주식전환이 가능한 채권(CB)이다. 만약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만기까지 보유하면 발행 당시 확정된 만기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다.한때 액면가 밑으로 떨어졌던 카드사 후순위전환사채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올 들어 카드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해소된데다 최근 연체율이 하락하는 등 경영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지난해 7월 발행하자마자 액면가 밑으로 떨어졌던 현대카드 후순위전환사채는 6월7일 액면가를 회복한 데 이어 6월22일에는 1만60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11월 8,000원대까지 밀렸던 것과 비교하면 7개월 만에 25% 급등한 셈이다. 삼성카드 후순위전환사채도 지난 6월22일 1만70원에 장을 마쳐 연중 저점(9,010원) 대비 12%의 상승률을 보였다. 카드사 유동성 위기의 진원지였던 LG카드의 후순위전환사채도 6,800원대에 거래돼 연중 저점(5,000원)과 비교하면 37% 급등했다.‘고금리 메리트’도 후순위전환사채의 인기비결이다. 후순위전환사채를 만기 때까지 들고 있으면 최고 연 9%의 이자를 보장받는다. 삼성카드 후순위전환사채는 2008년 6월이, 현대카드 후순위전환사채는 2009년 1월이 만기다. 물론 이들 기업이 만기 전 증시에 상장되면 만기수익률이 연 5~6%로 떨어지지만 이 경우 후순위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부동산펀드‘그래도 부동산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라면 부동산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소액을 넣어도 짭짤한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가 부도나면 원금을 손해볼 수도 있지만 부동산이 실물로 남기 때문에 어느 정도 위험관리가 된다는 것도 장점이다.지난 6월3일 국민은행과 대구은행,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 굿모닝신한증권 등 5개 금융사가 선보인 부동산펀드는 하루 만에 740억원 한도가 모두 팔릴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이 펀드는 투자자금을 코오롱건설이 경기도 용인시 삼가지구에서 시공하는 아파트(2,200가구) 신축사업에 투자한다. 운용수익은 6개월 단위로 지급되며 예상 수익은 연 7.1%다. 중도해지는 할 수 없지만, 펀드를 증권거래소에 상장시켜 뒀기 때문에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조만간 해외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도 등장할 전망이다. LG투자신탁운용은 1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모집해 일본 부동산회사에 투자하는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LG투신에 따르면 이 펀드는 일본의 부동산투자 전문회사 ‘다빈치 익스체인지’의 지분 30%를 매입해 지분만큼 수익을 나눠 갖는 형태로 운영된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도 미국에서 리츠 등 부동산 관련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해외부동산 사모펀드 오브 펀드’를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춘수 조흥은행 재테크 팀장은 “부동산 상품의 특성상 펀드 최소 가입기간이 길어질 수 있는 만큼 자금운용 계획을 꼼꼼히 따져본 후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