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입 경영 원조…세계 명품시장 우뚝

남양유업은 탄탄한 재무구조로 ‘식품업계의 보석’으로 꼽힌다. 1997년 말 IMF 외환위기 당시 대기업들도 자금난으로 휘청거렸으나 남양유업은 20% 이상의 성장을 이뤘고, 98년에는 180억원의 은행 차입금을 갚아 무차입경영의 원조가 됐다. 최근 5년간의 당기순이익은 무려 3,000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남양유업은 미국계 경영컨설팅업체인 베인&컴퍼니가 선정한 한국의 우량기업 10대 업체에 들어 삼성전자, SK텔레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남양유업은 국내 최대의 유가공기업이면서 사옥이 없다. 40년째 세 들어 살면서 공장에는 1,000억원이 넘는 시설투자를 했다. 이와 함께 직원수 3,000명이 넘는 기업이지만 임원은 7명과 부장 23명에 불과하며 40년간 단 한 차례의 노사분규도 발생하지 않았다.이 같은 경영철학이 뒷받침돼 꾸준히 팔리는 효자상품이 적잖다. 분유와 이유식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60%를 넘는다. 또 우유 ‘아인슈타인’과 발효유 ‘불가리스’의 제품당 매출액은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들 제품이 연간 매출액(지난해 7,560억원)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천안 신공장의 물류시스템은 벤치마킹 대상이다. 일본 등 선진 유가공업체에서도 100명이 넘는 인력이 물류작업을 하지만 이 공장에서는 6명이 작업을 한다. 대리점의 온라인 주문을 받아 생산을 하고, 제품별로 나누고 배달 차량에 얹는 작업을 로봇이 하기 때문이다.남양유업은 올 들어 다국적 식품회사인 네슬레를 모델로 삼아 종합식품회사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올 매출목표는 9,000억원. 이를 위해 상반기 중 1,000억원을 들여 호남지역에 유가공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또 먹는샘물사업에도 뛰어들어 음료사업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전국 단위의 방문판매 조직을 구축하고 있다.남양유업은 신제품을 기획할 때 소비자 의견에 큰 비중을 둔다. 한 예로 전체적인 우유 소비 침체 속에서 천연과즙우유를 개발해 출시 초기보다 300% 매출을 향상시키면서 올해 400억원의 매출을 전망하고 있다.남양유업은 올해 세계시장에서 명품으로 자리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그 초석으로 지난해 11월 중국업체와 3,400만달러(국내 분유시장의 15%에 해당)어치의 제품을 수출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또 최근 베트남 등 동남아지역에서 제품발표회와 품질세미나를 열어 좋은 반응을 얻는 등 ‘남양’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남양유업은 올 1분기 중 매출액 1,841억원, 경상이익 127억원, 영업이익 100억원, 당기순이익 88억원의 실적을 올렸다.박건호 대표이사약력: 1947년 충남 출생. 75년 국민대 경제학과 졸업. 78년 남양유업 입사. 94년 기획이사. 2001년 기획상무. 2003년 대표이사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