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구·배달업무 완전분리… 부자고객 대상 금융컨설팅도

우체국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진화를 하기 마련이다. 예전에는 우체국 하면 단지 편지를 배달하는 곳 정도로 인식했지만 지금은 여기에다 금융과 택배기능이 추가됐다. 불과 10여년 전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달라진 모습임에 틀림없다.하지만 미래의 우체국은 지금 상태에서 다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다. 특히 움직임에 가속도가 붙어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사업구조가 바뀌고 기능은 더욱 세분화될 것이 분명하다. 또한 서비스의 질도 차원을 달리하고, IT기술의 발달에 따라 고객이 직접 우체국에 가지 않아도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미래의 우체국에서 가장 많이 달라질 것으로는 먼저 사업구조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 우편사업단이 밝히고 있듯이 물류사업의 강화를 통해 우체국은 앞으로 종합물류기업이자 동북아 중심국가 구축의 주체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포배달에서 택배(B2C 포함), 제3자 물류(B2B)까지 진출한다.또 자산기반에서 솔루션기반 사업자로 변모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물류 외에 동북아물류까지 담당하게 될 공산이 크다. 세계적 물류회사인 DHL과 경쟁하는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것이 우정사업본부의 구상이다.택배전담 물류회사의 등장도 예상된다. 일종의 우체국 자회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특히 수도권과 5대 광역시에는 일반우편과 택배를 분리해 대고객서비스의 질을 한차원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유비쿼터스 기반의 우체국도 생긴다. 특히 무인창구가 도시 곳곳에 설치돼 누구나 간편하게 우체국 이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집중국에도 유비쿼터스 환경이 도입돼 실시간 우편물량 정보교환이 가능하고 인력의 효율적인 배분이 이루어진다. 우편차량이 이동하는 도중에 우편물이 자동으로 분류되는 시스템도 도입된다.우체국에 가지 않아도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가 있다. 최근 활용도가 크게 늘어난 인터넷 외에 콜센터 기능이 강화돼 전화만 주면 우체국에서 찾아가 고객의 주문을 받는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사무실이나 집에서 업무 처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창구국과 배달국의 분리도 예상된다. 창구국에서는 금융과 관련된 창구업무만 하고 배달국에서는 우편을 나르는 일만 하는 것이다. 특히 창구국에는 VIP실이 마련돼 은행의 PB룸 같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창구국이나 배달국에는 24시간 편의점이 대거 입점해 지역주민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일부 우체국은 반대로 편의점에 입점해 우편이나 금융업무를 도울 것으로 전망된다.우표발행 역시 큰 변화가 예견된다.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어 소량으로 여러 종류의 우표를 발행한다는 것이 향후 우정사업본부의 생각이다. 특히 특정한 날이나 행사를 기념하는 우표를 적게나마 만들어 희소가치를 높인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예를 들어 ‘과학자 황우석 교수 우표’ 같은 것이 등장할 수도 있는 것이다.금융부문도 예외는 아니다. 어차피 앞으로는 은행 등 기존의 금융기관과 본격 경쟁해야 하는 만큼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로 고객을 공략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 금융업무만 처리하는 점포를 대거 만들 가능성이 높다. 특히 상당수는 무인점포 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뱅킹 등에 대한 서비스도 한층 강화할 것이다.우량고객 잡기 경쟁은 우체국도 예외가 아니다. 부자들을 상대로 한 다양한 서비스가 선보일 전망이고, 강남 등 고소득층이 밀집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VIP룸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다양한 생활서비스도 예상할 수 있다. 렌터카나 여행 관련 서비스가 등장하고, 각종 예약서비스도 우체국의 특별 메뉴가 될 가능성이 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기업이나 은행과 싸우려면 체계적으로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우체국의 유통망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통해 우체국의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