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이하 기아차)는 맏형 현대자동차(4위)와 마찬가지로 내수부진을 수출로 씻어내면서 청신호를 계속 켜고 있다.기아차는 지난해 내수는 전년 대비 20% 줄어든 31만3,300대, 수출은 26.9% 늘어난 60만6,379대 등 모두 91만9,709대를 판매했다. 이에 따라 매출액 12조8,398억원, 당기순이익 7,054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특히 기아차는 지난해 처음으로 완성차 수출 50만대를 돌파했고, 50억달러 수출을 달성했다. 대당 수출가격도 1만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수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기존 미국시장에 편중돼 있던 수출 주력시장이 유럽, 캐나다, 아태지역 등으로 다변화됐다는 점이다. 이는 올해 달러화 약세 및 유로화 강세 등 환차익적 부분과 리스크 분산의 의미도 지닌다. 또한 유럽시장 공략 강화의 일환으로 추진됐던 영국, 오스트리아 등 유럽 신설 5개 법인의 운영이 안정권에 접어든 점도 주목된다.기아차가 승승장구한 비결은 역시 품질확보이다. 기아차 전체 매출의 25%를 올리는 대표 브랜드 쏘렌토는 처음 선보인 2002년 미국 뉴잉글랜드ㆍ북서부자동차전문기자협회로부터 ‘베스트 스포츠유틸리티비히클’로 꼽혔고,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모토 운트 스포트>의 정지 및 주행평가 전 부문에서 스포츠유틸리티비히클부문 1위로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미국 지상파 방송인 PBS, 종합일간지 <뉴욕타임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레티직 비전>, 영국의 <4×4매거진>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올해는 미국 자동차 전문지 <트럭 트렌드>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비히클 부문의 최우수 모델로 꼽았다. 이에 쏘렌토는 지난 2년간 해외에서 15만338대(지난해 9만3,935대)를 팔았다. 내수판매 13만2,417대(지난해 6만8,051대)를 뛰어넘는 수치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쏘렌토의 성공비결과 관련, “개발 초기부터 고객들의 요구 사항을 철저히 분석하고 반영해 고객들이 원하는 옵션 사양만을 선택해 구매할 수 있는 생산판매시스템을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기아차는 올 들어 형제회사 현대자동차와 함께 중국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중국 난징에서 옌청시 인민정부와 30만대 규모의 중국 제2공장을 건설하는 투자협의서를 체결했다. 이 공장은 오는 7월에 착공, 2006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로써 기아차는 2006년 중국에서 1공장 13만대, 2공장 30만대 등 총 43만대 규모의 생산, 판매체제를 갖추게 된다.기아차는 이에 앞서 지난 4월 글로벌 생산거점인 슬로바키아에 ‘기아 모터 슬로바키아 공장’(KMSㆍKia Motor Slovakia) 기공식을 가졌다. 기아차는 50만평의 공장부지에 총 11억유로를 투자, 2006년 하반기 연산 20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춰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유럽에서 15만대를 판매한 데 이어 올해는 25만5,000대 수출계획을 세웠다. 이번 유럽공장 건설을 계기로 2008년 50만대 이상의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기아차는 전망하고 있다.이와 함께 기아차는 올해 내수부진을 정면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판매목표 달성을 위해 경쟁력을 갖춘 신차를 성공적으로 런칭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월 출시된 1,000cc 소형차 모닝과 7월게 선보일 KM(프로젝트명) 마케팅에 전력 질주키로 했다. KM은 2,000cc급 스포티지 후속모델. 기아차는 주5일 근무제의 확산으로 기존 승용차량 보유층의 수요가 대거 SUV 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또 지난해 새롭게 선보인 오피러스와 쎄라토의 판촉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오피러스의 경우 특별한 혜택을 제공하는 ‘오피러스 클럽’을 활성화해 가망고객을 적극적으로 넓혀가고, 쎄라토는 최근 준중형 최대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는 여성고객들에 대한 판촉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특정 계층에 대한 타깃(대학생, 여성, 실버세대, 가족) 마케팅도 확대하고 각종 동호회 및 계절에 따른 지역별 특화 판촉 확대 시행, 스포츠, 문화 마케팅의 지속적인 전개를 통해 지난해보다 한층 강화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할 예정이다.영업부문에서는 판매거점의 입지여건 최적화를 통한 판매환경 개선을 위해 지점의 이전 및 신설, 전시장 고급화 및 표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소형 판매점 조기 육성 및 관리 강화로 판매점의 질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AS부문에서는 올해 출범 3년째를 맞는 ‘큐 서비스’의 인지도를 강화하고, ‘기아차 정기점검의 날’을 지속적으로 마련하는 등 서비스를 더욱 강화키로 했다.기아차는 이 같은 영업전략을 통해 각 차종별로 승용차의 시장점유율 20% 이상 확보, RV 전 차종 1위 브랜드를 구축, 봉고트럭의 시장점유율 50% 석권이라는 야심만만한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기아차는 이에 따라 올해 내수판매는 지난해보다 21.7% 증가한 38만1,000대(시장점유율 30%), 수출은 40% 늘어난 81만2,000대로 총 119만3,000대 판매(해외공장 생산분 및 KD 포함)를 계획하고 있다. 기아차는 올 1분기 중 22만1,298대의 자동차를 팔아 3조3,762억원의 매출과 1,66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오피러스, 쎄라토, 모닝 등 신차 투입과 브랜드 이미지 상승으로 수출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수출지역별로는 미국이 전년 동기 대비 62.5% 증가한 8만1,938대를 기록했고, 유럽은 21.4% 늘어난 4만1,047대를 나타냈다.돋보기 명차 브랜드 경쟁 선언기술·품질·서비스 경쟁력 확보“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메이커들과 당당하게 명차 브랜드 경쟁에 나서겠다. 가격경쟁력은 이미 월등하게 앞서 있다.”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 회장은 최근 기아자동차 세계 대리점 대회에서 브랜드 경쟁을 선언했다. 이는 2010년 글로벌 톱5를 목표로 하고 있는 현대ㆍ기아차가 생산 및 판매에서뿐만 아니라 기술과 품질, 서비스 등 내용면에서도 브랜드 경쟁력을 갖춰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로 발전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기아차는 이번 세계 대리점 대회를 통해 해외시장에서 생산 및 연구 거점의 현지화로 지구촌 고객의 기호에 맞는 자동차를 개발해 생산, 판매하는 현지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기아차는 장기적으로 해외시장에서의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생산 및 연구거점 확대 △해외마케팅 활동 및 신시장 개척에도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한편 기아차는 대리점 대표들을 대상으로 올 하반기에 출시할 신형 SUV KM 개발 및 제품설명회를 가졌다.기아차 관계자는 “KM은 국내 RV시장을 선도해 온 기아자동차가 세계시장을 목표로 개발 중인 2,000cc급 콤팩트 SUV로서 쏘렌토에 이어 해외시장에서 젊고 역동적인 기아차 브랜드 이미지를 이어갈 또 하나의 베스트셀링카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