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브랜드는 1990년대 후반 이후로 빠른 속도로 기업 차원에서 주요 관리활동의 대상으로 그 중요성이 부각되어 오고 있으며, 정치인이나 기업 CEO 등 개인 차원에서도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기업의 명성과 이미지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 중 해당 기업의 최고경영자의 이미지가 주는 영향력이 최고 17%까지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인 차원에서의 브랜드 관리의 중요성을 뒷받침해 주는 것으로, 최근 이러한 브랜드관리의 중요성 인식은 국가 차원까지 이르게 되었다.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 서울에서 개최된 ASEM 회의를 기점으로 하여 국가 브랜드 혹은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활동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하였으며, 2002년 월드컵 개최를 거치면서 형성된 여러가지 코리아(Korea)라는 브랜드에 대한 호의적인 이미지들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내지 않고 어떻게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전략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겠는가 하는 고민과 함께 본격적으로 정부 차원, 범국민 차원에서 국가 브랜드 자산 구축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하지만 이러한 국가 차원에서의 브랜드 자산구축 노력과 함께 반드시 병행되어야 할 것은 국가를 이루고 있는 각 지역 및 지방자치단체 수준에서의 해당 지역의 이미지 제고 노력이다. 정부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인 국가균형발전 역시 지역별 브랜드 자산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기업에서 배우자그렇다면 국가 및 지역 차원에서 체계적이고 성공적으로 브랜드자산을 구축하고 관리해 나가기 위해선 어떠한 원칙하에서 이러한 활동이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오랫동안 효과적으로 강력한 브랜드 자산가치를 구축해 온 기업들의 사례로부터 배워 보도록 한다.첫번째 원칙은 일관성이다. P&G 라는 회사에서 1879년에 출시한 ‘아이보리’ 브랜드는 출시 초기 ‘물에 뜨는 비누,’ ‘99.44% 순수한 비누’라는 두 개의 메시지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갔다. 그렇다면 120여 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의 ‘아이보리’의 브랜드 이미지는 무엇인가? 여전히 ‘물에 뜨는’ ‘순수한’ 그리고 여기서 파생된 개념인 ‘순한’의 이미지를 소구하고 관리해 오고 있다. ‘아이보리’ 브랜드의 이와 같은 일관된 브랜드 자산관리는 볼보, 애플, HP 등 많은 성공적인 브랜드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브랜드 관리상의 중요한 원칙이다.둘째, 적합성이다. 국내 기업의 브랜드 중 박카스의 경우 그 핵심 컨셉인 ‘피로회복’은 예나 지금이나 꾸준히 유지하고 강조함과 동시에 과거 ‘나이 드신 분들이 주로 드시는’ 식의 고루한 이미지에서 최근 몇 년간 젊은층을 타깃으로 하여 지속적으로 이미지 리뉴얼 활동을 진행하여, 보다 젊은 이미지와 함께 젊은층에서의 기반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브랜드를 둘러 싼 환경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전략의 요체 중 하나는 이처럼 쉴 새 없이 굴러가는 환경과 자신이라는 두 개의 바퀴의 접점, 즉 환경과의 적합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관리해 나가는 것이다.셋째, 효율성이다. NIKE라는 기업의 성장경로를 돌아 보면 운동화 사업에서 출발해서 운동복으로, 운동복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운동기구(골프채, 골프공 등)로 성장해 왔다. 돌아보면 NIKE는 자신의 브랜드 자산가치가 가장 큰 위력을 낼 수 있는 사업영역을 파악하여, 이러한 방향으로 영역확장을 해왔음을 알 수 있다. 효율성이라는 것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후발기업이나 개발도상국, 낙후된 지역과 같은 시장 추격자의 입장에서는 자원이 선두주자 대비 적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효율성의 개념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넷째, 실체성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브랜드자산의 출발점은 훌륭한 제품이요 서비스다. 수준 이하 품질의 제품 혹은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면서 단순히 광고나 기타 프로모션을 통해서 강력한 브랜드자산을 구축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마찬가지로 의미없는 일이며, 소비자들의 실망과 반발을 불러올 수 있어 자칫하면 해당 브랜드에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다.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를 보여줄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 혹은 디자인 등을 통해 나타난 이러한 실체는 소비자들이 왜 해당 브랜드의 제품을 사야 하는지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해 주는 역할을 한다.브랜드 관리를 위한 과제들국가 및 지역 차원에서의 성공적인 브랜드 관리를 위해서는 과연 어떠한 필요충분조건들이 갖추어져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자. 효과적인 국가 및 지역 브랜드의 자산가치 구축 및 관리를 위해선 적어도 다음의 몇 가지 요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첫째, 전략이다. 효과적인 브랜드 관리를 위해선 효과적인 전략과 이를 위한 실행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어야 한다.둘째, 조직이다. 조직의 이슈로는 우선 국가 혹은 지역 최고책임자가 얼마나 브랜드 지향적인 마인드를 갖고 조직 분위기와 문화를 이에 맞게 유도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적어도 국가 차원에서는 최근 브랜드관리 지향 문화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최고책임자의 마인드뿐만 아니라 조직과 관련하여 또 필요한 것은 브랜드 관리를 위한 담당조직과 이 조직과 다른 브랜드 관련 조직들간의 유기적인 공조체제의 구축이다.셋째, 시스템이다. 여기서 말하는 시스템이란 조직 구성원들의 평가·보상 시스템과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브랜드 관리를 위한 진단·관리 시스템을 의미한다. 무사안일주의나 보신주의,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조직일수록 구호뿐인 혁신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조직 구성원이 실제로 새로운 문화와 변화에 맞는 행동을 하도록 유발시키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로서 가장 강력한 효과를 내는 것이 바로 평가·보상제도이다. 최근 기업체들 사이에서 종업원들의 인사고과에 브랜드 지표를 반영하는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마지막으로 역량이다. 정작 성공적인 브랜드자산 구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조직구성원의 역량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조직 차원에서는 이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과 학습에 필요한 지원이 마련되어야 하며, 구성원들 스스로도 자기계발에 대한 부단한 노력과 동기부여가 필요하다.우리는 국가 및 지역차원에서 브랜드자산을 구축하고 관리해 나가기 위해서는 어떠한 원칙에 어떠한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하는지를 살펴보았다. 브랜드를 관리한다는 것은 부모가 자식을 키우는 것과 유사하다. 자식을 하루아침에 본인이 바라는 인물로 만들 수는 없을 것이고, 자식이 자라는 과정에서 좋은 일들도 많이 생기지만 예상치 못한 사고를 저지르거나 기대에 못미치는 행동을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그렇다고 자식을 버리는 부모는 없다. 자식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좋은 교육을 일관성 있게 하다 보면 어느새 자식은 부모가 바라는 그런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를 관리해 나간다는 것도 바로 이런 것이다.약력 : 서울대 경영학 학사. 동대학 석사. 미국 시라큐스대 경영학 박사. 미국 피츠버그대 경영대학 조교수. 한국외국어대 부교수.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현). 주요 연구분야는 소비자행동에 바탕을 둔 브랜드 전략. △연구논문 및 저서: <마케팅연구>, <경영학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