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돼요, 몰라요, 없어요’ 3불(不)응답 일찌감치 없애

이마트가 할인점업계에서 정상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이유를 한마디로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러가지 장점이 한데 모여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점이 오늘의 이마트를 만든 원동력이다.하지만 이 가운데서도 이마트 특유의 서비스를 일등공신으로 꼽는 사람들이 많다. 초창기의 어려움을 딛고 업계의 군계일학으로 올라선 힘이 바로 서비스에서 나왔다는 얘기다.황경규 이마트 대표 역시 “월마트 등 국내에 진출한 세계적인 할인점을 따돌릴 수 있었던 것은 한국 소비자들의 욕구를 제대로 파악해 이에 적극 대응한 결과”라고 말할 정도다. 할인점의 주특기인 저렴한 가격만으로는 차별화에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고, 이를 일찍이 간파한 이마트의 경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서비스에 사활을 걸어 소비자의 발길을 잡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이마트식 서비스의 핵심은 한마디로 고객만족으로 요약된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제공하고 해결해 준다는 것이 기본원칙이다. 특히 이마트는 고객들에게 ‘안돼요, 몰라요, 없어요’라는 말은 절대 쓰지 않는다. 일종의 ‘3불(不) 용어 안 쓰기’다. 물론 여기에는 고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결해 준다는 의미가 담겨있다.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이마트식 서비스에서 저렴한 가격은 기본이다. 외국계를 포함한 모든 업체들이 가격에 사활을 거는 만큼 이마트 역시 여기서 밀릴 수는 없다고 강조한다. 특히 이마트는 단순히 저렴한 가격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 최저가격’을 지향한다.이미 지난 97년 ‘최저가격 2배 보상제’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이어 2003년 구매와 상관없이 신고만으로도 5,000원 상품권으로 보상해 주는 ‘최저가격 신고 보상제’를 실시해 기존 제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이마트의 서비스에는 한국적인 정서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외국계가 잘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해 서비스하고, 수시로 반응을 체크해 제도개선에 반영한다. 직원들에게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강도 높게 요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특히 고객만족센터는 이마트식 서비스의 핵심이다. 전국 점포의 안내데스크를 고객만족센터로 바꾼 다음 이곳에서 교환, 환불 및 상품권 구입, 카드발급 등에 대한 각종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고객 입장에서는 민원이 있을 경우 이곳만 찾아가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셈이다.이와함께 각 점포별로 고객만족 소집단 활동을 운영해 고객만족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객의 의견을 정확하게 알기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신뢰도 있는 외부 조사기관을 통해 두 달에 한 번씩 매장 내의 친절도와 청결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고객불편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또한 연1회 ‘고객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해 품질과 가격, 서비스 등 이마트의 모든 부분에 대한 고객의 만족도와 의견을 듣는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인터넷에 ‘고객의 소리’ 창구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더욱이 24시간 내 답변을 의무화함으로써 고객들의 불편이나 불만, 의견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 대응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밖에도 원포인트서비스를 실시, 고객이 서비스를 요청하는 자리에서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체계를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각 점포의 특징을 살린 독특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또한 각 점포별로 고객만족 소집단 활동을 운영하는 등 고객만족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놓고 있다.고객들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도 업계 으뜸이다. 할인점 하면 복잡하고 시끄럽다는 인상을 갖기 십상이지만 이마트는 다르다. 업계에서 할인점을 뛰어넘어 백화점급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구체적으로는 백화점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수유실을 갖춘 유아휴게실을 운영하고 있다. 또 어린이놀이방 등을 무료로 운영해 아동 및 유아를 동반한 고객이 보다 편리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화장실에 어린이용 세면대 및 소변기를 설치, 주부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도 돋보인다.공간에 대한 배려 역시 눈길을 끈다. ‘원스톱 쇼핑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고객중심의 공간활용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일례로 휴게 및 식음공간을 초기보다 10배 이상 늘렸다.초창기에 오픈했던 점포들은 식음공간이 30여평에 불과했지만 요즘 새로 문을 여는 곳은 무려 500여평이나 된다. 이마트 표준화팀 위수연 대리는 “최근 가족단위 쇼핑이 정착되면서 어린이를 동반하는 고객들이 크게 늘고 식음공간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상품의 경쟁력 외에 쇼핑공간의 편리성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할인점이 최고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마트가 추구하는 고객만족의 또 다른 축은 애프터서비스(AS)다. 가격만을 내세웠다면 아마 지금의 명성을 얻는 데 실패했을 가능성이 크다. 가격은 가격대로 최저를 지향하면서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대표적인 것이 ‘품질불량 상품 보상제’다. 이마트가 취급하는 상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 수준을 높이기 위해 구매상품 중 불량상품이 있을 경우 신세계 상품권 5,000원으로 보상해 주고 있다.또 ‘신선식품 리콜제’도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다. 권장 유통기간을 2분의 1로 단축, 상품의 신선도를 크게 높였고, 만약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리콜서비스를 해준다. 특히 이마트는 신선식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각도로 산지와 직거래를 하고 있어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예를 들어 농산물의 경우 99년에는 산지직거래 비율이 21%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67%로 3배 이상 높아졌다. 수산물 역시 14%에서 52%로 크게 늘었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제주 바다목장을 직접 운영하고 오징어 배까지 띄우고 있다.이마트는 ‘신선식품 리콜제’ 외에 ‘100% 교환, 환불제’, ‘계산 착오 보상제’, ‘약속 불이행 보상제’ 등을 업계 최초로 잇달아 선보이며 할인점업계의 ‘고객만족경영’을 한 걸음 진보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아울러 가전, 비가전 분야의 AS를 통합해 운영하기도 한다. 구입 후 문제가 발생할 경우 연락만 주면 즉각적으로 조치를 해주고 있다. 또한 최첨단 배달시스템을 구축, 고객들의 편의를 돌봐주고 있다.이마트의 차별화된 서비스는 고속성장의 밑거름임에 틀림없다. 특히 뒤따라오는 다른 경쟁업체들을 따돌리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도 하다. 오랜 노하우를 가진 이마트가 한눈팔지 않고 ‘서비스의 진화’에 적극 나서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도 이미 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이성순 이마트 MSV팀 부장은 “한곳에서 모든 불편을 해결해 주는 고객만족센터 도입 이후 서비스가 크게 나아졌다”며 “이마트의 파워는 서비스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