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사고부터 사고로 인한 성형수술까지…웰빙보험도 러시

주문형 상품재단사가 고객의 몸치수를 정확히 재 맞춤옷을 지어주듯 보험사도 고객에게 보험상품을 맞춰주고 있다. 주문형(Tailor-Made형) 상품이라고 불리는 이들 보험상품은 고객의 특정 보장수요에 맞춰 설계가 되고 있다.보험개발원은 ‘일반손해보험의 최근 상품개발 동향과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으며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손해보험 시장에서 주문형 상품의 개발 비중이 44.8%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런 추세는 최근까지 이어져 각 보험사들은 맞춤형 상품을 끊임없이 내놓고 있다.제일화재는 지난 4월1일부터 ‘무배당 노블레스 운전자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맞춤형 보험 가입을 선호하는 고객의 반응을 읽어 ‘개인안심, 부부안심, 가족안심, 여성안심, 실속보장, 프로운전자’ 등 보장 형태를 6가지로 세분화했다. 고객은 자신의 여건에 맞게 보장을 선택하면 된다.운전자의 교통상해를 보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가활동 중 상해와 사망, 주말에 입을 수 있는 상해사고 등 다양한 위험을 보장해 준다. 운전면허가 정지되거나 취소될 경우 지급하는 위로금 등 이색적인 보장도 넣었다. 고객들의 각기 다른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상품인 셈이다.신동아화재의 ‘부부사랑 특약’은 가족 중 부부만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보험표 할인폭이 큰 가족운전자 한정 특약에서 업그레이드된 상품이라고 보면 된다. 부부특약상품의 경우 가족운전특약에 가입할 때보다 평균 6.2% 가량 보험료가 저렴하다.‘부부사랑특약’의 경우 교통사고로 피보험자나 배우자가 3급 이상의 후유장해를 진단받게 되면 요양비로 1인당 20만∼2,000만원까지 지급된다.부부특약 자동차보험과는 반대로 가족 한정의 범위를 넓힌 상품들도 있다. 그린화재의 ‘형제자매 한정운전특약’은 기존 보험료에 비해 5% 정도 저렴한 보험료로 형제나 자매까지 가족 한정의 범위를 넓혔다. 제일화재의 ‘가족과 형제자매 한정운전특약’과 교보자동차보험의 ‘플러스가족한정특약’ 또한 기존 가족한정특약에서는 보상되지 않는 형제자매의 운전 중 사고까지 처리해 준다.교통사고 후유증을 우려하는 여성운전자에게 혜택을 주는 자동차보험도 늘고 있다.삼성화재의 ‘성형비용확대담보특약’은 고객이 성형수술을 요구할 경우 사고당 1,000만원 한도로 보상해 준다. 7급 이상 상해시 체형회복비용 20만원을, 8급 이상 머리부위 손상시 두발회복지원금 20만원을 준다.LG화재의 ‘레이디(Lady)형 특약’의 경우 여성운전자에게 1,000만원 한도의 성형수술비, 500만원 한도의 치아보철 지원금, 100만원 한도의 건강회복지원금을 지급한다.술을 마신 후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운전자를 위해 대리운전 중 발생한 사고를 보상하는 상품도 나왔다. 동양화재의 ‘대리운전위험담보특약’은 보험가입자 혹은 그 가족이 탑승한 상태에서 대리운전자의 운전 중 사고가 발생할 경우, 본인이 자동차보험에서 가입한 계약조건과 동일하게 보상해 준다.주문형 상품의 증가 추세는 생명보험 시장에서도 자리잡았다. 설계구성이 까다로운 종신보험이나 변액보험의 경우 변액보험판매관리사 등의 자격증을 지닌 보험전문 재무설계사들이 각 고객의 특성에 맞춰 보장내역을 설계해 준다.동부생명의 무배당 ‘뉴베스트 플랜 종신보험’은 전문화된 재무설계사를 통해 고객의 소득과 연령, 직업 등 다양한 경제여건을 고려해 중복되는 보장 없이 가장 적합한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한 맞춤형 보험상품이다. 특히 주계약을 부부형으로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약을 부가로 선택하면 사실상 부부가 100% 동일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부부 중 한 명이라도 보험료 납입면제 사유가 발생하면 나머지 한 명에 대해서도 보험료 납입을 면제하는 혜택도 있다.30세 남자가 20년 동안 매월 15만7,000원씩 내겠다고 계약하면 일반 사망시 1억원, 재해로 인한 사망시에는 2억원을 보장받는다. 암진단을 받으면 5,000만원, 장해를 입으면 1억6,000만원, 수술을 받는 경우 150만원의 보장금이 주어진다.국민건강보험 보완형 상품공적건강보험 보완형 상품은 ‘민영건강보험’이라고도 불린다. 상해와 질병으로 인한 의료비 중 국민건강보험에서 부담하지 않는 의료비(급여 대상 중 본인 의료비 부담분과 MRI 등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비급여 대상 의료비)를 보상하는 상품이기 때문이다.즉 사회보험인 국민건강보험으로 처리되지 않는 고가의 의료비를 민영보험사가 보장해 주는 상품이라고 보면 된다.지난 2002년 삼성생명이 처음 도입한 후 돌풍을 일으키자 각 보험사도 줄줄이 내놓은 CI(critical illnessㆍ치명적 질명)보험이 바로 민영건강보험의 성격을 지닌 상품이다.지난해 9~10월부터 삼성, 교보, 대한생명 등 빅3 생보사가 판매하기 시작한 ‘장기간병보험’ 역시 민영건강보험에 해당되는 셈이다.최근 출시된 민영건강보험 상품을 살펴보면 보장질병의 범위를 점차 넓혀 간다는 특징을 지닌다. AIG생명의 ‘AIG다보장 의료보험’은 ‘다보장’이라는 이름처럼 최대 6,656가지 질병에 대해 입원, 수술비를 보장해 준다.알리안츠생명의 ‘알리안츠 파워건강보험Ⅱ’는 3종에서 7종으로 고액의 진단급여금이 지급되는 대상 질병을 확대했고, 신한생명은 보장되는 성인병의 범위를 8대 질병에서 15대 질병으로 늘렸다.대한생명의 ‘굿모닝건강보험’은 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 등 치료비가 비싸고 치료과정도 긴 병에 대해 보장금액을 늘렸다.교보생명의 ‘교보건강보험’은 가입기간이 길어질수록 보장금액도 늘어나도록 설계됐다. 나이가 들수록 각종 질병의 공격에 취약해지는 현실을 반영한 것.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도 보험료를 더 내거나 보험금을 적게 받는 조건으로 가입할 수 있는 보험도 등장했다.동부화재는 지난 4월1일 2004 회계연도를 맞아 ‘뉴훼밀리케이설계보험’의 판매를 개시했다. 상해, 질병과 관련된 25종류의 신체위험을 보장해 준다. 가령 35세 남자가 납입기간 20년, 상해위험등급 1급 등의 조건으로 가입한다면 매월 15만3,350원의 보험료를 내면 된다.성별 전용보험을 속속 출시하고 있는 것도 민영건강보험의 또 다른 트렌드다. 남녀별로 발생 빈도수가 각기 높은 질환을 특화해 보장해 주는 보험상품이 늘어났다.삼성생명의 ‘삼성브라보/뷰티플 의료보장보험’과 신한생명의 ‘신한라이프 남성/여성 건강보험’, 흥국생명의 ‘드림헬스 남성/여성보험’, SK생명의 ‘마이닥터 건강보험’ 등이 있다.올 들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웰빙’이 보험상품에 도입됐다. 업종을 막론하고 ‘웰빙’을 자사의 마케팅에 도입하는 시점에서 보험사들도 수수방관할 리 없다.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웰빙문화는 민영건강보험의 취지에 딱 들어맞기 때문에 각 보험사들은 ‘웰빙’이라는 말을 붙인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기존에 내놓은 CI보험이나 장기간병보험 자체에 웰빙 개념이 포함돼 있어 보험사들은 물 만난 물고기 격이 됐다.신한생명은 지난 3월24일 ‘월빙케어종신보험’을 출시하며 보험사 ‘웰빙붐’을 예고했다. 치명적인 질병은 물론 각종 질병과 재해로 인한 치료비를 선지급하는 종신보험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지난 4월1일 교보생명은 ‘교보웰빙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주계약을 암보장형, 질병보장형, 재해보장형 등 3가지로 세분화했다. 주계약으로 모든 보장을 받을 수 있게 했고, 보장 형태도 11종으로 다양화했다. 각종 재해나 질병으로 인한 장해판정을 받게 되면 보험료 납입이 면제된다는 특징을 지닌다.SK생명은 지난 4월1일 ‘웰빙암보험’과 ‘웰빙건강보험’을 내놓았다. 대다수의 건강보험은 치료비 보장에 초점을 맞췄던 반면, 이 상품은 건강회복자금과 쾌유지원자금도 별도로 지급한다.동양생명은 4월1일 ‘수호천사 웰빙종신보험’과 ‘수호천사 웰빙 CI보험’의 판매를 시작했다. ‘수호천사 웰빙종신보험’은 ‘의료보장 특약’의 경우 가입자의 모든 질병에 대해 치료비와 입원비를 보장해 준다. ‘종신입원특약’에 가입하면 질병과 재해로 4일 이상 입원할 경우 입원비를 보장해 준다. ‘수호천사 웰빙CI보험’은 종신보험과 건강보험의 장점을 합쳐 말기 간질환과 화상, 부식에 대한 보장을 강화했다.권원보험 신용보험부동산 투자할 때 걱정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바로 악덕 부동산중개업자에 의한 서류위조 등의 사기다. 부동산중개업자에게 속아 수년간 저축해 둔 돈을 날려버렸다는 사례를 주변에서 접할 때마다 혹시 나도 부동산 매매 관련 사기를 당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법하다.매매계약을 체결한 후에 계약서가 조작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건 아닌지, 또는 실제 땅주인은 따로 있지 않은지 조바심이 나는 게 부동산 계약이다. 게다가 부동산 투자는 다른 재테크 수단에 비해 거래금액이 커 신중해 질 수밖에 없다.이 같은 부동산 계약자를 위해 보험사들은 권원보험을 출시했다. 부동산 거래 위험을 담보로 하는 권원보험은 ‘부동산권리보험’이라고도 불린다. 부동산 거래시 발생할 수 있는 서류위조와 사기, 숨은 하자 등으로 인해 부동산 권리자가 물권(소유권, 저당권)을 취득ㆍ행사할 수 없을 경우 입게 되는 손해를 보상해 주는 상품이다. 미국에서 활성화된 상품이 최근 손해보험업계의 신상품 개발붐을 타고 국내에 착륙했다.권원보험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부동산 소유권용 권리보험’은 부동산을 매수하는 단계에서 발생 가능성이 있는 부동산 권리상의 하자를 담보하는 보험이다. 또 ‘부동산 저당권용 권리보험’은 은행 등의 금융기관이 대출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동산 권리상의 하자를 담보하는 보험상품이다.국내 권원보험 시장에는 지난 2001년 말 외국계 권원보험사인 FATIC를 비롯해 삼성화재와 LG화재, 동부화재, 동양화재 등 5개사가 진출했다. 지난해 12월 총 42억원 가량의 원수보험료를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회사별로는 삼성화재가 32억6,000만원으로 권원보험 시장의 77.6%를 점유했으며 FATIC는 22.3%의 시장점유율을 보였다.신용보험은 채권자와 채무자 간의 거래관계에서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채권자가 입게 되는 손해를 담보하기 위해 채권자 자신이 보험에 가입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즉 채무자 대신 빚을 갚아주는 보험이라고 이해하면 된다.삼성생명과 교보생명, 현대해상, LG화재, 동부화재, 에이스화재 등 생보사와 손보사가 동시에 판매하고 있다. 생보사에서는 ‘신용생명보험’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며 손보사에서는 ‘신용손해보험’ 또는 ‘신용상해보험’으로 판매된다.연간보험료는 대출금액의 0.1~0.3% 수준이며 보험만기는 1년이다. 만기 때 필요에 따라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보험료는 해당 상품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손보사에서 출시된 상품이 생보사 상품보다 약간 저렴한 편이다. 손보사들은 은행과 단체계약하는 방식을 통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보험료는 일시에 납부하거나 매달 내는 방식 가운데 고를 수 있다. 매달 낼 때는 보험료가 이자와 함께 빠져나간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신용손해보험은 가입자가 사망 또는 50% 이상 후유장해(1급 장해)를 입으면 잔여 채무 전액을 책임지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가입자가 비자발적 실업을 당했을 때도 보험금을 준다.현대해상의 경우 고객이 연간 2만원의 보험료를 더 내면 가입금액의 10%에 해당하는 실업위로금을 지급한다. LG화재는 이 상품에 가입한 고객이 비자발적 퇴직으로 변제무능력 상태가 되면 잔여 채무 전액을 책임진다.권원보험과 신용보험 등 미국과 유럽에서 활성화돼 있는 보험상품은 그동안 꾸준한 상품개발을 통해 시장확대 가능성을 경험한 바 있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이들 틈새시장을 겨낭한 보험상품의 개발이 지속될 전망이다.권원보험 : 부동산 거래시 발생할 수 있는 서류위조, 사기, 숨은 하자 등으로 인해 부동산 권리자가 물권(소유권, 저당권)을 취득, 행사할 수 없는 경우 입게 되는 손해를 보상해 주는 상품.신용보험 : 보증보험과 달리 채권, 채무자 간의 거래관계에서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채권자가 입게 되는 손해를 담보하기 위해 채권자 자신이 보험에 가입하도록 설계된 상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