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갑 지구에 출사표를 던진 한나라당 이종구 후보는 대표적인 경제관료 출신 출마자다. 행정고시를 거쳐 재정경제부 은행과장, 국제금융과장, 금융감독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냈다. 최근까지도 금융감독원 감사로 일하다 지난 2월 사직서를 제출하고 총선 경쟁에 뛰어들었다.“경제를 살리려면 현 정부의 정책으로는 어렵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과도 코드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고요.”이후보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분배보다 성장 위주의 경제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에 입문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나라당을 선택한 것 역시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는 야당에서 활동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한나라당의 대표적인 우세 지역으로, 부유층이 밀집해 있는 강남갑 지구에서 출마하게 된 것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뤄졌다. “특정 지역을 고집하지 않고 공천을 희망했는데 당에서 경제전문가의 이미지를 높이 산 것 같다”는 게 그의 해석이다. 그는 소위 ‘이헌재 사단’의 핵심 멤버로 꼽힌다. 이헌재 사단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직후 이헌재 부총리가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을 때 금융권 구조조정을 함께 도왔던 인사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후보는 30년 가까운 공직생활 중 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던 바로 이 시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이처럼 경제분야에 있어서는 남다른 경험을 한 만큼 공약으로 제시한 것 역시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는 “무엇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며 시장의 자율성을 강조했다.“물론 국방이나 교육처럼 시장의 논리로는 실패하는 분야도 있죠. 하지만 이런 부분 이외에 시장경제원리가 작동하는 부분은 정부의 간섭보다는 자율적인 경쟁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합니다.”한국경제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신용불량자 문제도 구제책 위주로 해결하려 들어서는 안된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무조건 구제하는 대신 그들이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이후보는 정치에 입문하면 우선적으로 제안하고 싶은 법안 중 하나로 정부의 법률제안권을 제한하는 안을 이야기했다. 국회가 법률안을 만드는 주체로 자리를 잡아야 공부하는 국회의원, 전문가 국회의원이 나올 수 있다는 논리다.역시 강남지역을 대표했던 이중재 전 의원의 아들로 한 지역에서 ‘금배지 대물림’에 도전하는 셈이 됐다.약력: 1950년 부산 출생, 1968년 경기고 졸업, 1973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1980년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 졸업, 1975년 17회 행정고시 합격, 1989년 재무부 은행과장, 1993년 재무부 국제금융과장, 1999년 금융감독위원회 구조개혁단 제1심의관, 2001년 재정경제부 부총리특별보좌관, 2003년 5월~2004년 2월 금융감독원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