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 총재의 경제특보 손창현씨(65)가 서울 중랑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16대 총선까지 중랑을 선거구는 자민련의 지구당이 없었던 사고지구로 이번 17대 총선에서는 김종필 총재의 강력한 지원을 등에 업은 손후보가 나서게 됐다.“중랑구는 지방자치제도가 시작된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재정자립도가 30%를 넘지 못하는 수입구조를 띠고 있는 열악한 지자체입니다. 솔직히 중랑구에는 이렇다 할 종합병원도 없고, 백화점, 대학교 등도 없습니다. 한마디로 이 지역은 베드타운일 뿐 직장, 쇼핑, 문화를 즐기려면 타 지자체로 나가서 해결해야 하니 중랑구의 재정은 자꾸 바닥을 기고 있는 것입니다.”손후보는 한숨을 내쉬며 사무실 벽에 걸려 있는 중랑구 지도를 가리켰다.“여기를 보세요. 중랑구 가운데를 보면 육군사관학교가 떡하니 군사보호지역으로 지정돼 68만5,000여평이나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훈육과 관계없는 골프장이 24만8,000여평이나 됩니다. 과연 이 골프장은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이번 선거에서 손후보는 충성과 애국의 상징인 육사를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공천권을 쥐고 있는 당총재가 육사출신이고 육사의 상징성 때문에 당내에 상당한 잡음을 불러일으킨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하지만 손후보는 육사이전을 재가하지 않을 경우 출마를 포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결국 당에서는 지역구의 현안을 제대로 파악한 손후보의 손을 들어줬다.“육사가 떠나면 그 부지에 지역주민을 위한 대규모 주거단지, 쇼핑공간, 병원, 학교 등이 들어설 수 있습니다. 또한 경제특구로 지정할 경우 중랑구의 재정자립도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이처럼 육사부지는 중랑구의 미래가 담긴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충남 서산에서 태어난 손후보는 고향에서 농사를 짓다가 상경, 고학으로 중고교를 졸업하고 대학까지 진학했다. 그리고 무일푼으로 시작한 구두수선은 철공업과 간척사업 등으로 이어져 100억원대의 자산으로 불어났다. 그래서 당총재는 실물경제에 밝은 손후보를 경제특보에 임명했다.“이번 출마는 제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유권자들이 제게 한 번의 기회를 준다면 낙후된 중랑구를 제가 일군 기업처럼 잘사는 지자체로 만들겠습니다. 지역주민들은 중랑구의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적임자를 제대로 가려 주시기 바랍니다.”신민당 시절부터 정당활동에 참여한 손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농림해양수산위원회 또는 국방위원회에 소속돼 지역주민의 숙원을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각오다. 한편 손후보의 3남 가운데 큰아들이 <용의눈물>, <하나뿐인 당신> 등에 출연한 탤런트 손종범씨로 알려졌다. 손후보는 “아들이 유세활동을 도와주겠다고 하지만 내 발로 직접 유권자를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약력: 1938년 출생, 1964년 국민대 상학과 2년 중퇴, 1994년 국민대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1986년 신광공업 대표(현), 2001년 중랑신문사 지역경제연구소 소장(현), 2003년 자민련 총재 경제특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