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유통사업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빕스(패밀리레스토랑), 뚜레쥬르(베이커리) 등 외식유통사업은 ‘제2의 도약’을 꿈꾸며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LG를 코앞까지 쫓아간 CJ홈쇼핑 등 신유통사업도 막판 스퍼트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룹 내 위상도 이전과 달라진 느낌이다. 변방부대에서 주력군으로 변신했다. 매출액(1조5,500억원)만 따져도 전체의 26%(2003년 기준)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01년(매출액 8,700억원)에 비해 두 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더욱이 유통사업군은 그룹 해외진출의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뚜레쥬르, 빕스 등이 이미 바다를 건널 준비를 끝마쳤다. CJ홈쇼핑은 중국에서 ‘한류열풍’에 동승할 속셈이다. 이렇듯 CJ의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이 업계에서도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당연히 경쟁관계에 있는 업체들이 긴장의 끈을 다 잡아매고 있는 실정이다.외식분야 영토 확장CJ의 외식유통사업은 전방위적이다. 거의 모든 영역에 진출, 세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일보 전진했다. 빕스는 베니건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 강자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끝내 밀리지 않았다. 매출액을 보면 2001년 192억원에서 2003년 499억원으로 2년 만에 260% 고속 성장했다.점포수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연말까지 4개의 점포를 신설, 19개로 덩치를 키울 작정이다. 올해로 10주년째인 스카이락도 짭짤한 수익을 올리며 경영진을 즐겁게 하고 있다. 2001년 290억원의 매출액이 지난해 391억원으로 늘어났다. 44개 점포를 갖고 있는 스카이락은 점포 리모델링을 통해 대대적인 변신을 꾀하고 있다. 한식 레스토랑인 한쿡은 어느새 외식사업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문을 연 지 6개월 된 대치동 1호점은 요즘 평일 800명, 주말 1,000여명의 고객이 드나들 정도로 인기다.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인 뚜레쥬르도 대대적인 성형수술을 통해 더 큰 도약을 꿈꾼다. 이미 가맹점 500개, 매출액 820억원(2003년)으로 CJ 내에서도 성적이 상위권이지만, ‘이 정도에 만족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음료 비중을 늘리고 점포 규모도 기존 15평대에서 40평대로 넓힌다. 내부 인테리어도 상당 부분 뜯어고칠 생각이다. 이밖에 2003년 7월 계열사로 편입한 더시젠(고급 면류 전문점)과 델쿠치나(양식 테이크아웃)도 적극적인 확대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다.물론 신사업 진출도 ‘기회만 오면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다. 우선 빕스, 스카이락, 한쿡 등을 운영하는 CJ푸드빌에서 오는 10월께 바다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씨푸드’ 레스토랑을 새로 열 예정이다.CJ외식유통사업의 강점은 식품소재, 생산시설 등 식품 관련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 또 양식, 한식, 베이커리, 테이크아웃 등 외식업의 다양한 분야에서 브랜드를 운영 중이라는 점이다. 그룹 관계자는 “기회와 위험요소의 분산을 통한 포트폴리오 경영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반면 여러 개의 회사로 분산돼 있다는 점은 시너지 효과를 제한시킨다는 평가도 받는다. 회사측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재 5개의 복합매장(각각의 브랜드를 한곳에 모아놓는 것)을 더욱 활성화하고, 정진구 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외식사업 총괄대표로 영입하는 등의 적극적인 행보로 ‘제2의 도약’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신유통 급성장CJ는 TV홈쇼핑, 인터넷몰, 물류, 헬스 및 뷰티스토어 등을 신유통사업군으로 묶어 차세대 전략 사업으로 삼고 있다. 실적도 좋아 주력인 식품 소재사업이나 엔터테인먼트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 CJ홈쇼핑과 CJ몰은 따라잡기 힘들 것으로 여겨지던 LG와의 격차를 대폭 줄였다. TV홈쇼핑 분야에서 양사의 점유율을 100%로 봤을 때, CJ가 2000년 41%에서 3년 만인 지난해 47% 수준까지 육박했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CJ몰의 급상승이 눈에 띄는데 2003년은 전년에 비해 130%의 성장을 했고, 올해는 전년도보다 28%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다소 생소하게 여겨지는 올리브영은 건강과 미용을 결합시킨 신개념의 스토어로 틈새시장을 노리고 진출한 유통사업이다. 45~90평 규모로 2000년 20억원의 매출이 지난해 108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 매출 목표액은 220억원이다. 매장수도 지난해 11개에서 올해는 20개로 늘어난다.CJGLS의 선전도 빠뜨릴 수 없다. 98년 회사 설립 이후 연평균 43%의 높은 성장률이 이를 말해준다. 지난해 3,33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특히 2000년부터 시작한 택배사업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00년 매출 182억원, 2001년 590억원, 2002년에는 1,200억원을 올리며 연평균 20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한진, 현대 등 1,324억의 매출을 올리며 메이저 업체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CJ의 유통사업은 국내에서의 성공을 담보로 해외에서도 강자를 꿈꾸고 있다. 외식유통 분야에서는 ‘한국적 특성’이 있는 브랜드가 가능성이 높다. 이미 미국 진출을 선언한 뚜레쥬르를 비롯해 한쿡 등이 그런 경우다. 신유통에서는 TV홈쇼핑이 3월중에 중국 상하이에서 개국한다.사실 CJ는 내수위주의 기업이다. 식품소재, 사료 등에서 일부 해외진출을 하고 있으나 미미한 수준이다. 따라서 유통사업의 해외진출은 그룹의 글로벌화 계획에서 주력부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해서 국내에서 더 이상 진군나팔을 불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 최고경영진이 ‘적극적인 확장 전략’이라는 표현을 서슴없이 쓰고 있는 것이 이를 말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