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기업명성지수 개발의 사령탑인 차희원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43). 국내 1호 홍보학 박사인 차교수는 한국기업에 맞는 지수를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또 연구결과가 ‘광고연구’(2004년 가을호)에도 발표됐다.차교수는 “이번 지수개발을 계기로 국내기업들이 명성의 중요성을 인식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이미지와 명성은 혼동하기 쉽습니다. 차이는 무엇입니까.이미지는 피상적인 것입니다. 사람들의 눈에 비친 것인 만큼 기업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기는 힘이 들지요.특히 이미지는 단기간에 형성되는 것이고, 태도적 측면이 강합니다. 반대로 명성은 기업들이 갖고 있는 특성이 그대로 나타납니다. 조직의 활동과 능력에 대한 종합적 평가의 성격이 강합니다. 아울러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된다는 점에서 이미지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조사방법 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국내 최초의 명성조사인 만큼 준비과정부터 철저히 했습니다. 신뢰도와 타당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 5단계에 걸쳐 지수를 만들고 조사를 했습니다. 또한 조사대상도 기업 관계자, 언론인, 일반 소비자 등으로 넓혀 객관성 면에서 다른 어떤 지수보다 뛰어나다고 자부합니다. 또 한국적 특수성을 반영하기 위해 각 지수의 세부항목을 많이 늘려 차별화하기도 했습니다.공중별(기업 실무자ㆍ언론인ㆍ일반 소비자) 인식 비교조사 결과 각 공중별로 어떤 차이가 나타났습니까.대체적으로 기업 관계자들은 각 조사항목에 대해 후하게 평가한 것 같습니다. 전체 지수도 대체로 높게 조사됐고요. 아마 자신의 기업에 대해 평가한 만큼 팔이 어느 정도는 안으로 굽은 것 같습니다. 반면 언론인들은 좀 빡빡하게 점수를 준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평균치를 밑돌고 있습니다. 아마도 시각의 차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를 좀 구체적으로 보면 기업 정체성에 대해 기업 실무자들은 대체로 ‘기업마다 나름의 정체성을 갖고 있다’고 본 데 비해 언론인들은 부정적으로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이번 조사에서 평가대상이 된 기업들이 갖고 있는 것과 갖고 있지 못한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다고 봅니까.대부분 성과(또는 실적)나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특히 규모가 큰 기업들의 경우 더욱 그렇습니다. 반면 철학이나 기업문화, 또는 윤리성 등에 대해서는 아직 부족하다고 느껴집니다. 결국 외형보다는 내면적인 것에 핸디캡을 갖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기업들이 갖춰야 할 부분 역시 철학이나 문화, 윤리성 등이라고 봅니다.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셈이죠.기업 명성과 업종 또는 매출액 등과의 연관성은 어떻습니까.미국도 마찬가지지만 매출액과 순이익이 많고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전체지수가 높게 나오는 경향이 강합니다. 정비례 관계에 있다고 봅니다. 정체성이나 경영전략, 커뮤니케이션 등에 대해 나름대로 관리를 잘했기 때문이라고 판단됩니다. 이와 관련해 이유는 여러가지 있지만 아무래도 투자 여력이 많고 시스템에 의한 관리가 어느 정도 정착된 측면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기업들 입장에서 이번에 발표된 명성지수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봅니까.전체 순위가 높은 기업들의 특성을 잘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점에서 우위에 있는지, 또 어떤 특성을 드러냈는지 깊이 있게 살펴본 다음 이를 벤치마킹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사가 부족한 점이나 배울 것은 철저히 배워야 겠지요.1위를 한 삼성전자가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업종별 수치도 참고해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회사는 어느 위치에 있는지 가늠해 보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에 앞서 자가진단을 실시해 어느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겠죠.끝으로 차교수는 “이번 연구에 도움을 준 코콤포터노벨리 윤병훈 연구원과 이화여대 연구원들의 노고에 감사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