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는 이번 아테네올림픽에서 86억유로의 비용을 투입, 106억유로의 수입을 올려 20억유로의 흑자를 이룬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미국 시사주간지 <뉴리퍼블릭>은 최신호(7월26일자)에서 ‘비용이 12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보여 테러보다 재정부담으로 곤욕을 치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같은 그리스 정부에 대한 우려와 달리 각국의 기업들은 올림픽 마케팅을 통해 자국에서는 물론 해외에서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올림픽 후광을 가장 많이 받을 기업들은 공식 스폰서 기업(TOPㆍThe Olympic Partner). 아테네올림픽의 공식 스폰서 기업들은 삼성전자, 코카콜라 등 11개 기업에 이른다. 여기에 현대자동차, 알파뱅크, 델타 등 그랜드 스폰서와 아디다스, 셸, GE 등 오피셜서포터 기업들까지 합치면 넓은 의미의 스폰서 기업들은 20여개를 넘는다.삼성경제연구소의 ‘올림픽의 경제학’ 보고서에 따르면 그동안 공식 스폰서 기업들은 3가지 전략으로 올림픽을 활용,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 먼저 글로벌 기업의 지위 강화 부문. 자사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이미 세계 최고이지만 경쟁자를 견제하고 세계 최고의 이미지를 유지하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코카콜라를 꼽는다. 이 기업은 96년 IOC와 2008년까지 장기 스폰서 계약을 맺어 경쟁사인 펩시콜라가 스폰서로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아예 차단했다. 이러한 전략으로 ‘미국 소비자의 38%는 코카콜라가 올림픽 후원기업이기 때문에 구매한다’는 조사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이와 함께 비자카드는 4번의 하계 및 동계 올림픽을 후원한 덕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전세계 카드결제 시장의 60%를 점하게 된 것으로 삼성경제연구소는 분석했다.두 번째로 파이오니어적 이미지 홍보.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올림픽을 통해 ‘첨단기업 이미지’를 창출하고 이를 판매 확대로 연결하는 전략이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의 무선통신기기 파트너로 참여한 삼성전자는 2만5,000여대의 휴대전화와 페이저, 무전기를 공급해 그해 무선통신부문의 매출 및 이익목표를 각각 42억달러에서 47억달러로, 1억4,000만달러에서 2억달러로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2000년 세웠던 ‘2005년까지 무선통신분야의 세계 최고 브랜드로 도약’을 2~3년 앞서 실현하는 성과를 올렸다.세 번째는 로컬 브랜드에서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 올림픽을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디딤돌로 활용하는 것이다. 일본의 미즈노, 아식스 등 스포츠용품기업은 도쿄올림픽 이후 이름이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의 브라더공업은 1984년 LA올림픽 때 스폰서로 참여한 이후 10~15%에 불과했던 해외고객의 인지도가 60~70%로 상승해 매출 및 경상이익률이 전년보다 각 16.3%, 21.9%가 증가했다. 이는 뿌리 깊은 ‘재봉틀의 브라더’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정보기기의 브라더’로 이미지를 탈바꿈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또 한국기업들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 짐 나르는 데 사용하는 공항용 카터 생산업체로만 알았던 잘못된 인식을 올림픽 스폰서 참여 이후 바로잡기도 했다.공식 스폰서로 참여하지 못한 기업들은 나름대로 올림픽을 활용해 왔다. 나이키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최고 선수들과의 계약으로 이미지 홍보보다 직접적인 판매 증대 효과를 봤다. 바로셀로나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차지한 미국 농구선수들이 대부분 나이키와 계약을 맺은 상태여서 올림픽 스폰서인 아디다스 마크가 찍힌 유니폼을 입고 시상식에 오르기를 거부해 성조기를 망토처럼 두르고 시상대에 오르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앰부시 마케팅도 활발하게 펼쳐졌다. 앰부시 마케팅이란 공식 스폰서는 아니지만 행사장 주변의 판촉활동 등으로 스폰서와 유사한 효과를 얻는 마케팅 활동이다. 시드니올림픽에서는 호주 콴타스항공이 ‘호주의 정신’이라는 문구와 2명의 호주올림픽 대표선수를 등장시키는 광고를 신문에 게재했다가 공식후원업체인 앤셋항공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서울올림픽 때는 후지필름이 경기종료 직후 주요 장면을 모아 곧바로 CF로 제작 반영하는 등 기민성을 발휘해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진짜 공식스폰서였던 코닥을 제치고 공식 스폰서로 착각하게 만들었다.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본부장은 “국내의 공식후원업체는 물론 경기장 내 광고를 유치한 국내기업들은 올림픽 기간 중 브랜드 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따라서 이번 아테네올림픽에서도 장외경기인 기업들간의 올림픽 마케팅전이 장내경기 못지않은 스릴과 재미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불황을 뚫기 위한 국내에서의 올림픽 마케팅전 또한 놓칠 수 없는 관심거리다.돋보기 아테네올림픽의 나라 그리스는?지난해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은 1,530억유로, 1인당 GDP는 1만3,090유로다. 인구는 1,100만명이며 수도 아테네에 400여만명이 몰려 있다. 면적은 13만2,000㎢로 한국의 5분의 3 수준이다. 제조업이 취약한 대신 관광업과 해운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질 좋은 잎담배와 올리브유로 유명하다.우리나라와는 61년 외교관계를 수립했으며 한국전 당시 3년간 1만여명이 참전해 186명이 전사했다. 지난 6월25일 한국전 참전용사를 기리는 기념관이 완공돼 성대한 기념식이 치러졌다.우리나라는 그리스에 연간 17억6,000만달러를 수출하고 1억달러를 수입, 연간 16억6,000달러의 흑자를 내고 있다. 따라서 그리스는 중국, 미국, 홍콩, 베트남에 이어 우리의 5번째 무역흑자국으로 긴밀한 경제관계를 맺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