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A학습 등 특화된 콘텐츠 개발 붐, 오프라인과 교류 활발

전남 광양시에 거주하는 장현주씨(36)의 세 자녀는 모두 온라인 교육을 받고 있다. 첫째의 경우에는 ‘장난삼아’ 시켰지만 둘째와 셋째에게는 ‘진지하게’ 시키고 있다고 장씨는 말한다. 처음에는 “인터넷 교육이 무슨 효과가 있을까” 하고 의심했지만 첫째아이가 인터넷으로 숫자와 한글을 깨치는 것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 “이제 겨우 36개월 된 막내가 혼자 마우스를 클릭하며 학습할 수 있을 정도로 콘텐츠가 잘 구성돼 있어 굳이 학원에 보낼 필요가 없다”고 장씨는 말한다.그동안 온라인 교육은 오프라인 교육의 보완 수단 정도로 치부돼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장씨처럼 생각을 바꾼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교육 효과 면에서 결코 오프라인 교육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e러닝으로 만성적인 사교육의 폐해를 개선하겠다는 교육인적자원부의 발표는 e러닝의 학습 효과를 정부가 보증한 것으로 풀이된다.교육부의 발표가 아니더라도 사실 온라인 교육은 오프라인 사교육을 꾸준히 대체해 가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2002년 전체 교육 시장 규모는 4조6,662억원이었고, 이 가운데 65%인 3조330억원이 사교육 시장 규모였다. 이중 온라인 사교육 시장 규모는 3%인 910억원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해는 7%인 2,282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11%인 3,856억원으로 2005년에는 15%인 5,652억원으로 신장될 전망이다. 더욱이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온라인 교육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어서 성장세는 당초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시장이 활성화됨에 따라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특화된 콘텐츠와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구축하는 등 본격적인 성장기를 앞둔 업계의 발걸음이 분주하다.부가서비스가 경쟁력e러닝 중에서도 온라인을 통한 교과과정 학습시장은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시장이다. 갈수록 늘어나는 사교육비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수단인데다 오프라인 학습에 비해 학습 효과도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능시험 직후 메가스터디가 개최한 입시설명회에 8,000여명의 학부모와 학생들이 몰린 데서도 인터넷 교육에 대한 인식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또 한국인터넷정보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학습 경험자의 41% 이상이 교과과정과 관련한 과목을 수강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온라인 교육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학교과정과 관련한 콘텐츠는 과정에 따라 성격이 매우 다르다. 유아와 초등학생들은 중등과정의 학생에 비해 집중력이 떨어지므로 학습보다 ‘놀이’에 무게를 둔다. 이에 따라 중고등부 사이트의 주력 콘텐츠인 동영상 강의는 유아와 초등부 사이트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그보다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이용해 게임이나 퍼즐을 풀듯이 학습을 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이런 경향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유아용 온라인 교육 사이트인 재미나라는 지난해 9월 사이트를 전면 개편하고 본격적인 회원 유치에 나섰다. 3D 캐릭터를 상하 좌우, 머리 위, 발 아래로 회전시키면서 율동을 배우는 ‘리듬고고’, 공부를 한 후 받은 코인으로 애완동물을 기르는 ‘애완동물 기르기’ 등 놀이 부문을 크게 강화했다. 공부를 해야 게임을 할 수 있어 학습의 동기를 유발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 회사의 이경아 콘텐츠개발팀장은 “유아의 경우 학습과 놀이는 구분되지 않는다”며 “아이들이 지루해 하지 않으면서 학습할 수 있는 에듀테인먼트적인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초등교육 사이트인 티나라는 게임을 통해 문제를 푸는 ‘사이버 장학퀴즈’를 서비스하고 있다. 맞힌 점수에 따라 나눠준 딱지와 포인트로 미니 홈피, 아바타 꾸미기를 할 수 있다. 또 최근에는 온라인에서 대면학습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 전현직 초등교사들로 구성된 ‘사이버 담임선생님’을 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중고등부의 경우에는 특정 목적을 위한 콘텐츠가 크게 늘었다. 선행학습을 위한 콘텐츠, 특수목적고 진학을 위한 강의, 재수생들에게 맞춘 교육 등이 증가하고 있는 것. 또 입시정보, 공부법, 성적분석 등의 학습관리시스템, 콜센터 운영 등 학습 외의 부가서비스를 확대하는 추세다. 이와 관련, 메가스터디의 손은진 기획실장은 “입시교육 콘텐츠는 사실 사이트별로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부가서비스의 다양성과 질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온라인중등교육업체인 ‘1318클래스’의 경우 PDA를 통한 교육 콘텐츠를 판매하고 있다. 이동통신단말기를 통한 교육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PDA 강의 수강자에게는 PDA 단말기를 무료로 대여해줘 서비스의 대중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특수목적고 진학을 위한 콘텐츠를 오픈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목고 입시준비생 외에 심화학습을 위한 학생들의 수강비율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염정호 마케팅팀장은 전했다.홈쇼핑 판매 증가 추세온라인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오프라인의 배경을 가진 업체들이 온라인의 비중을 점차 높이고 있다. 지난해 오픈한 온라인 수능교육 사이트인 코리아에듀는 노량진 정진학원을 모태로 설립됐다. 하지만 전체 매출에서 오프라인 비중은 23%에 불과하다. 회사측은 커뮤니티 사이트인 다모임과 제휴, 수강생들의 커뮤니티를 지원하고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온라인 분야의 매출비중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지난해 코스닥에 등록한 디지털대성, 누드교과서로 유명한 이투스, 노량진 한샘학원의 비타에듀 등도 온라인 부문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어서 온라인 수능교육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오프라인 업체와 제휴해 시너지 효과를 거두려는 움직임도 주목된다. 초등교육 사이트인 티나라는 최근 두산동아와 손잡고 온ㆍ오프라인 통합형 학습지인 ‘하우키’를 출시했다. 수업은 온라인에서 하고 문제풀이는 오프라인에서 하는 방식이다. 두산동아의 학습지 노하우와 티나라의 온라인 경험을 결합해 오프라인 학습지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오프라인 학습지 업체인 빨간펜은 ‘프리샘’이란 온라인 사이트를 둬 온ㆍ오프라인을 결합했고 삼성출판사를 모태로 한 초등교육 사이트인 ‘와이즈캠프’는 삼성출판사의 채널을 활용해 오프라인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와이즈캠프의 우지형 팀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점이 결합하는 경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둘 사이의 경계는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최근 TV홈쇼핑에서 온라인 수강 상품을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온라인 학습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상품은 ‘1318클라스’의 PDA 학습 상품. 지금까지 2회 방영됐는데 1회 판매액이 2억원에 달할 정도로 반응이 좋아 3회째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앞서 와이즈캠프, 푸르넷, 엠베스트, 코리아에듀 등도 TV홈쇼핑 판매를 한 바 있다. ‘1318클라스’의 염정호 마케팅팀장은 “홈쇼핑 판매는 수익뿐만 아니라 온라인 교육에 대한 홍보 효과도 크다”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