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에 국내 맥주시장을 평정했던 오비맥주가 정상탈환을 향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 4월에 1995년 OB라거 출시 이후 8년 만에 신제품 OB를 내놓으며 하이트맥주 추격에 적극 나서고 있다.신제품 OB는 양조기술원의 19명 맥주명장이 개발한 강화발효공법으로 탄생한 맥주로 불필요한 쓴맛이 전혀 없고 뒷맛이 매우 깔끔한 것이 장점. 특히 3.56g(500㎖ 기준)의 쌀을 첨가하는 신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에 어떤 맥주보다도 ‘목넘김’이 부드러운 것이 최대 강점이다. 또한 오비맥주는 최근 최첨단 기술을 도입해 국내 최대 용량(1.6ℓ)을 자랑하는 페트병 맥주 OB큐팩(Q-Pack)을 시장에 선보였다. OB큐팩은 특수차단제로 구성된 0.3mm두께의 특수 재질과 스캐빈저 캡을 사용해 산소 침입과 탄산 유출을 막아 맥주의 신선함과 품질을 장기간 보존할 수 있게 했다.더불어 세계 최초로 비열처리 프레시공법이 적용된 카스맥주는 신세대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맛과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카프리맥주는 순수저온 발효공법(LCF)과 초고발효공법(UCM)으로 부드러운 맛에 중점을 두고 있고 단일 맥주 브랜드 판매량 세계 1위인 버드와이저는 비치우드 숙성공법을 통해 깨끗함과 아메리칸 스타일의 고급맥주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올 연말까지 이어지는 오비맥주의 공격 마케팅이 성공할 경우 주류업계의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높다.오비맥주는 국내 시장은 물론 맥주 해외수출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연간 410KHL의 맥주를 미국ㆍ일본ㆍ홍콩ㆍ몽골 등 18개 국가에 내다팔고 있다. 특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수출되는 오비맥주는 한국 맥주 수출물량 가운데 70%를 차지하고 있고, 이 부문에서 경쟁사에 비해 87%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한다. 지난 5월에는 전세계 22개국 81개 맥주회사가 참가한 ‘2003년 호주국제맥주대회’에서 오비맥주의 OB, 카스, 카프리, 레드락 브랜드가 국제부문에서 금ㆍ은ㆍ동메달을 모두 휩쓰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한편 오비맥주는 세계적인 수준의 최첨단 설비와 엄격한 생산공정을 자랑하는 기업답게 지난해 6월 ISO9001 인증을 획득해 기업가치를 더욱 높였다. 최근에는 영업총괄 부사장 자리에 마케팅의 달인으로 불리는 김준영 부사장을 전진배치해 경쟁업체와의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지난 70년간 한국 주류업계를 이끈 오비맥주는 비록 모기업의 구조조정으로 경영권이 외국계로 넘어간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맥주 브랜드임에 틀림없다. 지역연고가 크게 작용하는 주류업계 특성상 외국계 기업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국내 시장에서 선전을 펼치고 있는 오비맥주의 움직임은 그래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총매출액 5,993억원, 순이익 353억원을 기록한 오비맥주는 신상품 판매호조와 해외수출 물량이 크게 늘어나 올해 영업실적 전망은 매우 밝다.하이트맥주에 업계 1위를 빼앗긴 ‘1996년 8월16일’을 잊지 않고 있는 오비맥주는 2004년 8월16일을 정상 재탈환 ‘디데이’로 잡고 총력전을 벌일 준비를 벌써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