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아시아페이퍼코리아는 국내 최대의 신문ㆍ출판용지 전문생산업체다. 시장점유율은 무려 45%. 이 회사는 싱가포르의 본사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그룹 전체 생산량의 80%를 책임지고 있는 핵심 자회사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회사의 전주공장은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2위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팬아시아페이퍼코리아의 최대 경쟁력은 효율적인 생산 시스템이다. 연간 260억원 정도의 시설투자를 집행한 결과다. 특히 임산자원이 부족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세계 최대 규모의 재활용 설비를 운영해 전체 원료의 90%를 재생펄프로 충당하고 있다. 이를 통해 원가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또한 연간 재생종이 생산량이 110만t에 이르는 만큼 산림자원 보존 측면에서도 효과가 크다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30년생 소나무 기준으로 연간 2,000만 그루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본사의 글로벌네트워크도 회사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안정적인 자원조달과 제품판매를 도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품의 가격 안정화에도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본사의 최대주주인 캐나다의 아비티비사와 노르웨이의 노스케 스코그사가 세계적인 신문용지업체인 만큼 선진기술과 경영기법을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있다.체계적인 고객만족 시스템도 자랑거리. 오랫동안 ISO9001 품질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다 고객사에 서비스 요원들을 상주시켜 각종 문제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이 회사는 환경친화적인 기업으로도 명성을 얻고 있다. 90년 이후 환경 오염 방지시설에 투자된 비용만 900억원에 이른다. 에너지 소비가 많은 업종임을 감안해 소각로, 열재생시스템, 절전 및 절수장비 등 에스코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99년 ‘환경의 날’에 환경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지난해는 업계 최초로 환경리포트를 발행하기도 했다.98년 전주제지와 신호제지를 인수해 팬아시아페이퍼코리아를 설립할 당시 낯선 서구식 경영에 대한 우려가 많았지만 현재는 ‘외국기업’이 아니라 ‘한국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회사측은 판단한다. 서구식 경영시스템을 강요하기보다 한국기업의 전통을 존중하는 ‘한국적 기업문화와 글로벌스탠더드의 조화’라는 경영방침이 성공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취임 당시부터 “팬아시아페이퍼코리아는 주주만 외국인일 뿐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국회사”임을 강조한 다그 터볼드 사장은 올해 경영방침을 ‘전사원간의 열린 의사소통’으로 정하고 사원들의 의견을 경영에 반영하고 있다. 전사원을 대상으로 ‘경영설명회’를 개최하고 ‘노사위원회’에도 빠짐없이 출석하는 등 다양한 의사소통 통로를 열어두고 있다. 그 결과 무분규 사업장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5월에 석탑산업훈장을 받았다.지역사회 기여에도 노력하고 있다. 특히 전주공장 안에 위치한 ‘팬아시아 종이박물관’은 개장 이래 54만명이 찾았을 정도로 호응이 높다. 전시뿐만 아니라 전통 한지를 직접 제작해 볼 수 있는 체험 박물관이기 때문이다. 2002한ㆍ일월드컵 기간에는 ‘한지의 멋’이라는 특별전시회를 열어 전통문화를 알리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지난 11월12일에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으로부터 ‘바른 외국기업’ 제조업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모범적인 외국계 기업으로 평가받았다.12월에 팬아시아페이퍼코리아는 인력과 기술교류, 생산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팬아시아페이퍼코리아 청원’을 흡수 합병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술경쟁력 확보, 경비절감 등 시너지 효과가 적지 않다”며 “매출, 순이익 등 외형 면에서 외국계 기업 최상위권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