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물을 가지고 현상을 파악하는 ‘3현’의 사고 가져야

(4)고품격 저가격 제품(제품의 질) 어떻게 만들 것인가.오늘날 무한경쟁에서 고품질, 저가격의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드는 비결은 뭘까. 대기업의 경우 ‘어떤 첨단기술로 프리미엄 제품’을 만드느냐와 ‘어떤 관리방법으로 합리화 활동’을 적극 추진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핵심기술과 고급인재가 필요한데 특히 전략가를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이런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또 상당수 기업들은 모기업이 정한 도면에 의해 부품을 만들기만 하면 되므로 필요 없는 사항이기도 하다. 따라서 중소기업은 우선 모기업이 요구하는 수준인 ‘품질(Q)은 6시그마 수준, 가격(C)은 중국보다 싸게’라는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이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자사만의 독특한 기술을 확보하든가 그렇지 못할 경우 사장이 ‘현장밀착경영’을 해야 한다.일본 오카노공업사는 자사만의 독특한 기술을 확보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프레스 금형 전문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 오카노 마사유키 사장은 초등학교 졸업자이다. 규모도 직원 6명으로 구멍가게 수준에 불과하다. 그런데 ‘세계에서 우리밖에 만들 수 없다’는 제품을 수없이 만들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회사가 됐다. 실제로 세계 최고의 정밀 금형 제작은 거의 이 회사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인공위성에 들어가는 부품도 만들어 나사(NASA)에 납품하고 있을 정도이다. 가령 맞아도 아프지 않은 주사바늘의 경우 바늘의 길이는 20ml, 구멍 직경은 60㎛(0.06mm)로 미세한 무진통 주사바늘이다. 너무 초정밀이기에 이런 제품을 프레스로 생산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여겼지만 오카노공업사는 한계를 뛰어넘고 성공했다. 오카노 사장이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을 보면, 1%의 가능성만 보이면 죽기살기로 현장에 매달려 실패에 실패를 거듭해 성공하곤 한다. 첨단기s술력이나 인재도 없을뿐더러 학문적 뒷받침도 없는 상황에서 오직 열정과 끈기만을 갖고 ‘현장밀착개발’을 통해 성공, 오늘날 세계 최대의 하이테크 프레스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회사가 됐다.중국보다 싸야 경쟁력 확보돼어느 대기업 협력업체의 전체 품질수준을 100ppm의 수준으로 올리기 위한 활동을 몇 년간 실시한 적이 있다. 이 회사는 모기업에 납품한 부품 중 불량을 발생시킨 협력업체의 개선을 촉진시키기 위해 ‘야시장’이라는 활동을 실시했다. 오후 6시부터 불량발생에 대한 개선대책을 발표시키고 다음날 다시 방문해 현장지도를 수없이 되풀이해 개선할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만들었다. 몇 년간 실시한 결과 대다수 업체가 목표에 도달했으나 몇몇 업체는 지속적으로 불량을 냈다. 이들 업체 중에는 ‘요번에 또 재수 없이 걸렸다’는 사고를 갖고 모기업의 실무자를 매수해 불량수량을 고치는 부정한 수단으로 위기를 모면하려고 하는 업체도 있었다. 이런 회사의 사장을 보면 교육수준이 낮은 것도 아니다. 자기 회사에서 만들어지는 제품의 기술적 문제를 피상적으로 알고 있고, 현장과는 거리가 먼 경영을 하고 있는 것이다.필자가 육성한 어느 젊은 컨설턴트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컨설팅을 처음 시작한 날 사장이 참석한 뒤, 1년 동안 거의 들르지 않았다. 강력히 참석을 요구하면 “바빠서 그러니 다음번에는 꼭 참석하겠다”고 말하고는 어디론가 회사 밖으로 나간다는 것이다. 게다가 공장장도 손님방문, 회의참석, 사장호출 등으로 참석일수보다 불참일수가 많았다는 것이다. 아무리 애를 써도 진전이 없어 고민하던 중 하루는 사장이 면담을 요구, 만나 보니 ‘모든 것을 다 맡기고 1년이나 지났는데 실적이 없다’는 것이다.이런 정도의 현장에 대한 사장의 관심으로는 현시대가 요구하는 수준의 ‘품질(Q)은 6시그마 수준, 가격(C)은 중국보다 싸게’라는 생존의 한계선을 넘을 수 없다. 이러니 공동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경영자의 현장에 대한 관심 정도가 경쟁력 있는 제품생산력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경영자는 철저한 ‘3현(현장에서 현물을 갖고 현상을 파악)의 사고’를 갖고 현장에서 하루 4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야 ‘현장을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현장밀착경영을 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현장밀착경영을 통해서만이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드는 방법을 현장만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 물어봐라.’ 이것이 3현의 사고다.에이지 전 도요타 사장은 시간만 나면 그룹 전체의 공장현장과 주변을 순회하기 때문에 그룹 전체에 심어 있는 나무까지 숙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 사람이 유명한 도요타 생산방식을 만든 사람이며, 이것이 현장밀착경영의 산물인 것이다. 또 조 후지오 도요타 사장은 지금도 시간만 나면 스스로 차를 운전해서 아침 일찍부터 공장의 생산라인 전체를 구석구석 돌아보고 있다. 이것이 도요타의 3현의 사고이며 현장밀착경영이다. 경영자 자신이 끊임없이 생산현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해답은 현장에서 찾아야또 다른 예를 보면 LG전자 창원 백색가전 공장의 본부장은 아무리 바빠도 매달 2~3일에 걸쳐 전 공장을 순회하며 모든 문제를 현장에서 보고받고 현장에서 즉시 결론을 내려주고 지도한다. 이것이 경영자가 ‘3즉3현의 사고’를 실시하는 것이며 현장밀착경영을 하는 것이다. 그 결과 미래가 없는 사업이라는 백색가전에서 매년 수천억원의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현장 개선은 고도의 학문과 이론이 필요하지 않다. 그러므로 개선안이 도출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거나 또는 어떤 힌트가 떠오르면 3현의 사고를 갖고 현장에 가서 관찰하도록 하면 된다. 해답을 찾아내지 못하면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문제의 공정 앞에 원을 그리고 해답이 떠오를 때까지 원안에 세워두고 관찰시키면 인간은 ‘궁즉통’의 사고를 갖고 있으므로 해답이 나오게 돼 있다. 이것은 도요타의 ‘오노 다이치의 현장개선방법’으로 ‘해답은 현장에 있다’는 3현주의 사고를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처음에는 단순한 하청으로 시작한다. 3현의 사고로 개선을 거듭해 수준이 올라가면 모기업이 제품제조의 힘을 인정함에 따라 모기업과 직접적인 만남이 늘어나 결국에는 진정한 파트너십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규모가 작아도 오카노공업과 같이 세계 최고의 제품개발력이 있든가 아니면 현장밀착경영을 통해 제품제조에 탁월한 힘을 갖추고 있으면 모기업 입장에서도 실로 미더운 존재가 돼 생존이 보장되고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윤리가 땅에 떨어졌다 해도 장기적으로 보면 ‘정실’보다는 ‘자본의 이론’이 결국 승리하게 된다. 구매부 직원이나 높은 분의 뒤를 따라다니며 생존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쓸데없는 간접비용만 늘어난다. 이런 경영이 중소기업의 공동화를 촉진시키고 있는 것이다. 현장만 알면 제조하는 힘을 기를 수 있고, 제조하는 힘만 있다면 중소기업도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 ‘중국 때문에, 경기가 나빠서’라고 말하는 것은 현장을 모르기 때문이다. 최근 중소기업의 제품제조에 관해서 비관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이 많다. 이는 ‘현장을 모르는 사람의 눈’으로 보면 비관적으로 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향후의 경영환경은 참고 견딘다고 해서 탈출구가 저절로 생기는 시대도 아니며 해외로 이전한다고 해서 생존의 열쇠를 제공해주지 않는다. 한국에서 견딜 수 없는 중소기업은 중국에 가도 견딜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오늘날 경영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이러한 환경의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인식을 행동으로 즉시 옮기는 실천력 여부가 생존을 결정한다. 그러나 아무리 환경이 빠르게 변한다 해도 현장밀착경영이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든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3현의 사고를 갖고 현장밀착경영에 전념한다면 미래에 환경이 변해 어려움이 온다 해도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