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는 비디오테이프를 저장장치로 사용하는 폐쇄회로TV(CCTV)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첨단 보안장비다. 보관과 검색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원격조정도 가능해 시장도 연간 120% 가량 커지고 있다. 주목할 것은 세계시장의 50% 가량을 국내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1997년 창사 당시부터 수출위주의 전략을 펼쳐온 아이디스(대표 김영달)는 현재 국내 DVR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회사는 전체 매출액의 85%를 수출로 올리고 있다. 2001년 500만달러, 지난해 1,000만달러, 올해 2,000만달러를 수출해 증가율이 100%에 이른다. 매출액 증가율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01년 160억원에서 지난해는 4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매출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20억원 정도 불어난 420억원 매출이 전망된다.“국내 경기가 급격히 위축돼 당초 목표인 매출 500억원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수출액은 상승했습니다. 특히 미국과 호주 등 기존 거래국 외에 유럽과 중국 등 새로운 시장에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해 기대가 큽니다.”아이디스는 올해 유럽의 대표적 보안장비업체인 지멘스와 독점공급 계약을 맺고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연말까지 추가 모델을 공급하면 내년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또 5년 전 진출했다 철수한 중국시장에 삼성전자와 제휴, 공략하며 시장 다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수출다각화와 함께 아이디스의 기본적인 전략은 거래선 다변화다. 김영달 사장은 “한 업체에 기대기보다 다양한 유통채널을 확보해야 위험을 줄일 수 있고 불공정한 거래를 피할 수 있다”며 “특히 아이디스는 제조자개발생산(ODM) 수출을 주로 하기 때문에 거래선 다변화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올 하반기부터 아이디스는 국내 영업을 강화하기 위한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지역 대리점과 애프터서비스(AS)망을 확보해 내년 말에는 국내 1위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수출과 내수 비율을 현재의 9대1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장기적 비전을 세우고 있는 아이디스에 국내 영업 강화는 매출증대보다 다른 곳에 무게가 실려 있다. “해외에서는 직접 영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고객과 의사소통할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반면 국내시장에서는 고객과 밀착해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설사 시장상황이 좋아지지 않는다 해도 내년 내수시장 공략을 늦추지 않을 계획입니다.”아이디스는 내년 매출목표를 6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올해의 부진을 감안하면 다소 무리가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지만 김사장은 자신 있다고 말한다. 내수시장과 중국, 남미 등 신규시장 개척이 본격화되는데다 선진국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스탠트어론 형식의 제품에 대한 기술력과 제품라인업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DVR 하드웨어에 부가되는 솔루션에 거는 기대가 크다.“현지 사정에 맞는 솔루션 공급을 통한 매출이 클 것으로 기대합니다. 아이디스의 하드웨어가 광범위하게 보급돼 있다는 기득권과 DVR 1세대 기업으로서 축적한 기술력을 최대한 이용한다면 지속적인 고마진 사업이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후발업체의 추격을 따돌릴 계획입니다.코디콤자사 브랜드로 국내시장 석권코디콤(대표 안종균ㆍ박찬호)은 국내 시장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다. 아이디스가 수출에 무게를 두고 있는 반면, 이 회사는 내수와 수출의 비중이 5대5 정도다. 그만큼 국내 영업망이 탄탄하다는 강점이 있다. 금융기관, 군부대, 대형 아파트 등 350여곳의 매출처를 확보하고 있으며 전국적인 애프터서비스(AS)망을 갖춰 어디서나 24시간 내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내년에는 12시간 안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AS망을 확대할 방침이다.코디콤은 국내 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275억원에서 100억원 증가한 375억원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매출액에서 자사 브랜드 제품의 비중이 약 70% 정도에 이른다. 이와 관련, 박찬호 사장은 “코디콤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사 브랜드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현재 코디콤은 자사 브랜드 위주 전략을 고수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수출에 무게를 실을 방침이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수출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박사장은 “12월 중에 대형 OEM 수출이 있을 예정”이라며 “현재까지 계약된 OEM 수출만으로 내년도 목표 매출액인 5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코디콤은 현재 새로운 제품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PC 기반의 DVR 외에 DVR 자체에 운영 프로그램을 장착한 스탠드어론(Stand Alone) 방식의 제품과 모바일과 연동되는 제품 등 차세대 DVR 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것. 이미 우리은행에 스탠드어론형 제품인 ‘노트북형 DVR’ 공급계약을 맺었다. KT와 제휴해 무선인터넷과 연동하는 서비스도 진행할 예정이다.“무선인터넷을 사용하면 보안장비를 휴대할 수 있어 효율적입니다. 화질과 속도를 뒷받침할 수 있는 통신 인프라가 구축되면 산업시설뿐만 아니라 가정으로도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대비 6%였던 연구개발비를 올해 8%, 내년에는 10%까지 늘릴 계획이다. 코디콤의 매출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PC 기반 DVR의 경우 기술이 평준화되면서 대만과 중국의 후발업체들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6개월이면 후발업체들이 선발업체의 기술을 따라올 정도로 제품의 사이클이 줄었습니다. 코디콤은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제품설계를 통해 가격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도록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지난해부터 코디콤은 ‘몰라보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박사장이 전문경영인으로 부임하면서 내부관리 시스템을 크게 강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매출위주의 경영보다 장기적인 전략에 입각한 경영스타일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미국의 거래처 변경에서도 잘 나타난다. 3분기에 코디콤의 주가는 시장 평균보다 16% 이상 뒤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내수시장 매출은 2분기보다 늘었지만 미국의 거래처를 바꾸면서 수출이 줄었기 때문이다.“계약 자체가 코디콤에 불리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수출이 줄어들더라도 계약을 파기해야겠다고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새로 계약을 맺은 업체가 이전 회사보다 물건을 잘 팔고 있어 장기적으로 볼 때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