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올해 실적은 사상 최고다. 올 3분기까지 판매량 117만4,881대(내수 48만 4,615대, 수출 69만 266대), 매출액 17조7,144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3분기 만에 영업이익(1조5,102억원)과 순이익(1조2,901억원) 모두 1조원대를 돌파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국내외의 극심한 경기침체를 뚫고 이룩했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자동차메이커로 도약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글로벌 톱5’를 지향하고 있는 현대차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김동진 부회장(53)의 얼굴에도 요즘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국내외를 넘나들며 현대차의 글로벌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부회장은 “세계 5위 자동차업체로 진입하기 위해 2010년까지 국내와 미국, 중국, 유렵 등 해외에 연간 500만대 규모의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에 따라 김부회장은 이미 미국 앨라배마에 현지공장을 건설 중이고 동유럽에 공장을 짓기 위해 체코, 헝가리 등 현지를 직접 둘러보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생산을 시작한 중국 현지공장인 ‘베이징현대기차’는 올 한해만 무려 5만대 이상의 쏘나타를 판매한 것으로 추산된다.김부회장은 엔지니어 출신이다. 경기고와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미국 핀레이공과대학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연구원생활을 하다가 79년 현대중공업에 스카우트되면서 현대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현대정공 기술연구소장(78~97년)과 현대우주항공 사장(98~99년)을 거쳐 2000년 현대자동차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현대차의 최고위직에 오른 기록을 갖고 있다.김부회장은 현대차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많은 업적을 남겼다. 먼저 상용차 엔진 합작법인 설립 등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전략적 제휴를 성공적으로 이끈 점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또 취임 이듬해인 2001년 뉴욕 9ㆍ11테러로 미국 내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했지만 현대차는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44% 급증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시장에서 현대차 점유율도 2.45%로 높여 독일 폴크스바겐을 밀어내고 미국 내 시장점유율 7위 업체로 부상하는 데 기여했다. 실적 면에서 취임 이후 줄곧 상승곡선을 그려왔고, 올해 들어서도 다시 한 번 기록을 경신했다.김부회장은 말과 행동이 매우 신중한 경영자로 알려져 있다. 자기주장만 앞세우는 독불장군 스타일을 지양하고 참모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 다음 경영의 방향을 잡는다. 치밀한 성격이 요구되는 엔지니어로서 30년 가까이 일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김부회장에게 요즘 최대 화두는 ‘글로벌 톱5’다. 사람들을 만나 인사할 때나 연설할 때 다섯손가락을 모두 쫙 펴는 하이파이브 제스처를 취할 정도다. 주변에서는 “현대차가 2010년까지 세계 5위 업체로 도약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해석한다.내부적으로는 아예 글로벌 경영 4대 전략을 만들었다. 핵심역량 강화, 권역별 전략차종 개발, 브랜드 가치 증대,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 등이 그것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생산기지를 적극 육성한다는 방침 아래 현대모터 앨라배마공장, 베이징현대기차, 현대모터 인도공장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김부회장의 경영철학은 ‘서로 신뢰하고 배려하는 직장분위기를 만들고,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풍토를 조성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일단 직장분위기가 흐트러지면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믿고 있다. 아울러 모든 분야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최대한 높여야만 업무가 효율적으로 추진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최근 들어서는 내실경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현장책임경영체제가 뿌리내리는 데 많은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인재육성과 관련, ‘21세기 기업경쟁력의 원천은 바로 사람’이라고 강조하며 글로벌 인재 확보에 발벗고나선 상태다. 지난해 미국 상위권 18개 대학 출신 석박사급 인력의 면접을 보기 위해 직접 미국까지 건너가기도 했을 정도다.김부회장은 오전 6시면 어김없이 출근한다. 하루 수면시간도 4시간30분 정도다. 부족한 잠은 주로 차량으로 이동할 때 해결한다. 일을 취미로 삼고 있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업무에 몰두하는 스타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유학경험이 있어 미국식 사고와 행동을 하지만 폭탄주를 마다하지 않는 모습도 갖고 있다. 건강을 위해 등산을 즐기며 책을 많이 읽는 독서가로도 유명하다.<약력 designtimesp=24532>생년월일: 1950년 4월12일출생지: 경남 진주시학력: 1968년 경기고 졸업, 1972년 서울대 기계공학과 졸업, 1988년 미국 핀레이공대 산업관리공학 박사1972년 한국과학기술연구소, 국방과학연구소 근무1978년 현대중공업 입사1978~1997년 현대정공 기술연구소장1994~1998년 현대우주항공 부사장1998~1999년 현대우주항공 사장2000년 현대자동차 사장2001년 7월 현대자동차 총괄사장2003년 8월 현대자동차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