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은 있는데 자금이 없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비전이 보였지요. 두번 생각 안하고 바로 뛰어들었습니다.”골프화 제조업체 팩터스코리아의 최린 대표(41)는 13년간 자산운용과 투자심사전문가로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꿈꾸던 금융인이었다. 신한생명, 삼성캐피탈 등 누구나 들어도 알 만한 금융계 회사에서 근무했던 그가 갑자기 제조업체의 CEO로 변신하더니 국내 골프화시장을 선도하는 업체의 대표로 완벽하게 탈바꿈했다.최대표가 팩터스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해 초부터다. 굽 없는 골프화로 국내 특허는 물론 미국, 일본에서 특허를 취득한 팩터스가 당시 최대표가 심사역으로 있던 회사에 투자를 요청해 오면서 인연은 시작됐다. 경기 상황이 좋지 않고 투자 자산도 바닥난 상태여서 회사는 확실한 곳에만 투자를 했다. 더욱이 매출실적이 전혀 없는 팩터스에 대해 투자할 리가 만무했다. 투자는 결국 무산되고 문닫을 형편이었다. 그러나 13년 동안 주로 제조업체만을 심사해 기업평가의 달인이었던 최대표의 눈에는 기술이 너무 아까워 보였다.“골프는 멀리 정확하게 보내는 운동입니다. 회전운동과 미는 힘이 조화가 이뤄져야 하죠. 굽이 있는 신발은 체중을 실을 수가 없습니다. 굽이 없어야 체중을 실어 멀리 정확하게 보낼 수가 있는데 팩터스의 굽 없는 골프화는 그게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골프연습장에서 직접 체험한 최대표는 곧바로 자산을 모두 정리해 당시 팩터스의 대표가 갖고 있던 지분을 모두 인수했다.인수 후 해외마케팅에 전력했던 전략을 내수시장으로 돌렸다. 수입에 의존하는 내수시장부터 공략하기로 했던 것이다. 2001, 2002년 상금왕인 최광수 프로와 골프화 공급계약을 맺어 우수성을 홍보했다. 판매체계도 총판체제에서 직판체제로 바꿨다. 골프숍을 찾아다니며 팩터스의 우수성을 직접 설명해 몇개 안되던 직판 골프숍이 지금은 100여개 이르고 있다.올 4월 팩터스는 그야말로 수십억원에 가까운 홍보효과를 올렸다. 노무현 대통령이 골프를 치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면서 당시 신었던 팩터스 골프화가 선명하게 나왔던 것.최사장은 “직원들이 전화를 받을 수 없을 정도로 주문이 쇄도했다”며 “기회만 있다면 대통령에게 모델료로 특수제작한 골프화를 선물하고 싶다”고 전했다.최대표의 열정으로 팩터스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의 두배인 7억원을 올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내년에는 2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