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주파수·휴대전화 활용하는 시대 열려

디지털 도어록을 찾는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고급아파트에서나 볼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일반 가정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또 대부분의 신축아파트는 디지털 도어록을 기본으로 설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규모도 매년 2~3배 가량 커지고 있다. 지난해 500억원 정도였지만 올해는 1,000억원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지난 9월 디지털 도어록 전문업체인 아이레보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전화응답자 1,000명 가운데 195명이 디지털 도어록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일부 판매점의 경우 디지털 도어록의 판매량이 기계식 도어록을 앞질렀다. 디지털 도어록이 기계식 도어록을 대체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업계의 전망이 빈말이 아닌 것이다.콤보형 제품 안정성 뛰어나디지털 도어록의 역사는 10년이 채 안된다. 90년대 중반 국내 최초의 디지털 도어록이 출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다양한 형태의 제품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번호키, 카드키 외에 리모컨을 장착한 제품, 휴대전화와 블루투스 무선주파수 등 정보기술을 적용한 제품, 지문인식 같은 생체정보를 사용한 제품들이 대표적이다.비밀번호 방식은 자신만이 문을 여닫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대부분의 제품들이 비밀번호를 임의로 변경할 수 있는 기능을 장착해 비밀번호 노출을 최대한 방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번 사용할 때마다 비밀번호가 자동으로 변경되는 제품도 출시됐다. 아이레보는 국제특허로 등록된 자사의 ‘실시간 변동암호’ 기술을 장착한 가정용 디지털 도어록 ‘게이트맨’으로 주목받고 있다.카드키 방식은 키를 분실했을 경우 도어록을 교체해야 하는 기계식 도어록의 단점을 해결했다. 등록암호를 바꾸면 이전의 카드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분실된 카드로 누군가 침입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복제를 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장비와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복제 가능성도 거의 없다. 예전에는 카드키를 도어록에 삽입하거나 긁어내리는 제품이 주종을 이뤘지만 요즘은 IC칩을 내장한 교통카드나 신용카드를 열쇠로 사용하는 제품이 대부분이다.최근에는 두가지 이상의 방식을 혼용하는 콤보형 제품이 늘고 있는 추세다. 안전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다. 카드키와 비밀번호는 분실이나 번호 노출의 위험성이 있지만 여러 방식을 병용하면 이런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비밀번호 방식과 카드키, 비밀번호와 리모컨을 결합한 제품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 한가지 방식만을 사용한 제품에 비해 다소 비싸지만 도둑이 침입할 때의 피해를 생각하면 큰 부담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한 방식의 대표주자로는 블루투스 무선주파수나 휴대전화를 이용한 제품들을 들 수 있다. 일반 카드키는 키를 리더기에 가까이 대야 하지만 블루투스 카드키는 10m 앞에서 무선주파수를 송출해 문을 열 수 있다. 휴대전화를 이용하면 전국 어디서나 문을 개폐할 수 있다.지문이나 홍채인식 기술을 이용한 도어록은 아직 일반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보안성이 뛰어나긴 하지만 가정에서 사용하기에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이 발목을 잡고 있다.휴대전화로 전국 어디서나 개폐 가능아이레보의 ‘게이트맨 SMART’는 스마트카드를 열쇠로 사용하는 제품이다. 교통카드, 교통카드 기능이 장착된 신용카드나 휴대전화를 도어록의 리더기에 갖다대면 문이 열린다. 카드를 분실해도 다른 카드의 등록을 다시 하면 분실된 카드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분실로 인한 걱정을 덜 수 있다. 강제침입시 경보음이 울리고 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잠기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가격은 35만원.뉴웰의 ‘뉴웰 500A’와 ‘뉴웰 600A’는 대표적인 비밀번호입력 방식의 제품이다. 특히 제품의 상태를 음성으로 알려주는 ‘음성안내 시스템’을 채용해 편리하다. 실내용 리모컨뿐만 아니라 휴대용 소형 리모컨도 있어 편의성을 높였다. 또 고장이 났을 경우에 대비해 기계식 도어록을 혼용하고 있다. 두 제품 모두 가격이 40만원이다.최근 블루투스 전문기업인 블루솔텍은 10m 앞에서도 문을 개폐할 수 있는 RF도어록을 출시했다. 무선RF칩을 내장한 가로 3cm, 세로 5cm의 카드를 열쇠로 사용한다. 스마트카드키는 리더기에 카드를 대야 하지만 이 제품은 무선주파수를 이용하기 때문에 비교적 원거리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또 터치스크린 방식의 센서를 이용한 비밀번호입력 기능을 병용할 수 있다. 자동차용 제품도 출시됐다. 이에 따라 하나의 키로 자동차와 현관문을 개폐할 수 있게 됐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모델에 따라 28만~38만원이고 자동차용은 26만원이다.유럽전자의 ‘Any-1000’은 스마트카드와 비밀번호 외에 휴대전화로도 문을 열 수 있는 제품이다. 휴대전화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KTF의 케이머스(K-merce) 단말기를 구입해야 하지만 일반 휴대전화를 이용할 수도 있다. 휴대전화 외부에 스티커 형식의 키를 붙이면 문을 여닫을 수 있는 것. 이 키는 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도어록의 핸들은 밑으로 돌려내리는 방식이지만 이 제품은 밀고 당기는 방식이다. 짐을 들고 있어 핸들을 돌리기 힘들 때 편리하다. 가격은 36만원.아이레보는 최근 전화를 걸어 문을 열 수 있는 ‘네이트케어’를 출시했다.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유선전화로도 작동시킬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전화로 가스밸브를 잠그는 기능도 있다. 가스가 누출되거나 외부인이 침입하면 경보음이 울리고 사용자의 휴대전화에 경보메시지를 자동으로 보낸다. 가격은 79만원으로 다소 비싸다.돋보기 | 이것만은 확인하자고장 대응 가능 여부 체크해야디지털 도어록은 기계식 도어록에 비해 안전하고 편리하다. 그러나 전자제품인 만큼 고장이나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런 경우 즉각 해결할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1. 동네 열쇠가게에서는 고칠 수 없는 경우가 대다수이므로 집에서 가까운 곳에 애프터서비스센터가 있는지, 소요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를 확인해야 한다.2. 배터리가 방전됐을 경우 대비책이 있는지를 눈여겨봐야 한다. 대부분의 제품들이 방전 전에 경보음을 내보내지만 장기출타시에는 듣지 못하므로 보조배터리가 있는지를 체크해야 한다.3. 복도식 아파트처럼 외부에 노출된 곳에 설치할 경우에는 제품의 방습, 방수 여부를 봐야한다. 제품에 빗물이 스며들면 고장나기 십상이다.4. 배터리가 아니라 전원을 사용하는 제품을 선택할 때는 화재나 정전에 대한 대비책이 있는지 살펴보자. 화재로 인해 전원이 끊겼을 경우 문이 열리지 않으면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자동으로 열리는 제품도 문제점은 있다. 아무도 없을 때 정전이 되거나 강제로 전원을 차단하면 문이 열려 외부인의 침입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생활방식에 맞는 제품을 골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