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금시장에서 중요 역할 기대”

ING그룹의 알렉산더 리누이 칸 아시아 퍼시픽 회장이 한국을 찾았다. ING는 네덜란드계로 자산운용, 보험, 증권분야의 계열사에 직원 11만5,000명을 거느린 다국적 거대 금융그룹. 유럽, 아태, 미주지역 집행위원회로 구성돼 있는데 칸 회장은 그중에서 아태지역 헤드를 맡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은행, 증권과 보험사(국민은행이 지분 20% 보유) 등이 있으며 국민은행의 지분 3.87%를 보유한 주주이기도 하다. ING는 방카슈랑스시장을 염두에 두고 한발 앞서 국민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전례가 있다. 칸 회장은 이번에는 일찌감치 국내 연금시장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퇴직연금제 도입을 두고 노사정이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ING는 이미 아시아와 유럽 여러 국가 정부가 연금제도를 개혁할 때 자문을 하고 중요한 역할을 맡는 등 연금분야에서 축적된 노하우가 있습니다. 한국 연금시장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합니다.”내년 7월 퇴직연금이 도입되면 시장규모는 줄잡아 50여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연금시장에 참여하기 위한 특별한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칸 회장은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방카슈랑스에 규제가 많은데다 은행과 보험사의 독점적 관계를 불허하고 있어 제휴 취지가 퇴색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그밖에도 국민은행과 할 수 있는 일이 여러가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금융계의 관심사인 국민은행 지분 추가매입에 대해서는 “현재 국민은행과의 관계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또 국민은행의 한일생명 인수와 관련해 “현재로서는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칸 회장은 한국이 금융허브로 발전하고자 하는 계획에 대해서는 “영어를 포함한 다양한 언어교육체계를 갖춰야 할 것이며 의료체계가 개선되고 국제로펌이 활동할 수 있게 하는 법률체계 등이 마련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칸 회장은 경제학자 출신으로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학 총장을 역임했고 미국 버클리, 컬럼비아, 캠브리지, 와튼스쿨 등에서 객원교수로 강단에 섰다. 네덜란드 경영자총협회 회장, 네덜란드 경제인연합회 대표 등을 맡기도 했다. 이런 이력을 바탕삼아 그는 방한 중에 노동연구원에서 강연을 하면서 네덜란드식 노사관계 모델이 한국 실정에도 잘 맞을 수 있다는 요지의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