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전매 가능한 ‘막차’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상품은 주상복합아파트. 11월 초 시작된 서울 10차 동시분양 현장이 썰렁했던 것과 달리 주상복합아파트 모델하우스는 연일 몰려든 인파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지난 10월23일부터 포스코건설이 분당 정자동에서 분양한 주상복합 스타파크에는 378가구 모집에 2만7,000여명이 몰려 청약증거금만 5,000억원이 넘게 모였다. 심지어 줄을 서서 청약신청을 할 수 있는 대기번호표까지 수십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로 기대심리가 높았다. 현장에서 대출 등 금융상담을 진행했던 김성엽 하나은행 백궁지점장은 “1km 가량 줄을 서서 기다린 청약대기자들 가운데 절대 다수는 투자 목적이었다”고 밝히고 “분당신도시의 아파트 시세를 반영해 분양가가 평당 최고 1,445만원 수준임에도 대부분 당첨만 되면 높은 프리미엄이 붙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스타파크에 이어 공급된 서울 광진구 노유동의 삼성트라팰리스 분양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153가구 분양에 2만9,000여명이 청약을 해 경쟁률만 190대1에 달한 것으로 기록됐다.그렇다면 왜 유독 주상복합에만 사람이 모이는 것일까. 한마디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는 특장점 때문이다. 5ㆍ23 부동산 대책 이후 일반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투자가 손쉬운 주상복합으로 돈이 몰렸다. 1,000만~3,000만원 정도의 청약증거금을 낸 후 당첨만 되면 분양권을 즉시 되팔아 수천만원의 차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분당 스타파크 당첨자가 결정된 직후 프리미엄은 최고 7,000만원까지 뛰었고 현재는 3,000만~4,000만원선에 형성돼 있다. 당첨이 되지 않더라도 납부한 증거금을 다시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별 손해도 없다.게다가 300가구 이상 주상복합아파트는 원칙적으로 분양권 전매가 금지됐지만, 지난 7월 이전에 사업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전매가 가능하다. 분당 스타파크는 총 378가구로 분양권 전매금지 대상이지만 7월 이전에 사업승인을 받아 전매가 가능했다. 인파가 구름처럼 몰린 것은 이 때문이다. 300가구 미만이어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삼성트라팰리스도 마찬가지다. 분양권 전매를 통한 단기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수요가 실로 ‘엄청나다’는 이야기다.열기를 반영하듯 주상복합 분양권 가격 상승률은 아파트를 압도하고 있다. 닥터아파트 조사에 따르면 10월 한달 동안 서울 수도권 주상복합 분양권 매매가격은 4.75%가 상승했다. 특히 분당신도시는 한달 만에 15.43%가 올라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내년 초부터 분양권 전매 금지하지만 이 같은 ‘복권당첨식’ 투자는 올 연말이 ‘끝’이 될 공산이 크다. 10ㆍ29 부동산 대책에서 20가구 이상 주상복합에 대해 분양권 전매를 금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300가구 미만의 주상복합은 전매가 자유로웠지만 내년부터 웬만한 곳은 모두 분양권 거래가 금지된다. 당초 건교부는 내년 초 주택법을 개정해 하반기부터 주상복합 분양권 전매금지 조치를 내릴 계획이었지만, 대책 발표 이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자 시행령 개정을 앞당기기로 했다.따라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주상복합은 올 연말까지가 ‘막차’나 다름없다. 11~12월 공급될 물량이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 전문가들도 12월까지 공급되는 주상복합 물량이 ‘10ㆍ29 대책의 영향을 비켜가는 반사이익 상품’으로 분석하고 있다.연내 분양이 계획된 서울지역 주상복합 중에는 단지규모가 크고 입지여건이 좋은 곳이 꽤 있다. 또 300가구 이상이지만 7월 이전에 사업승인을 받은 곳은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여기에 시기적 요인까지 더해져 이들 단지에는 스타파크를 능가하는 청약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먼저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에 위치한 센트럴파크. 중앙대병원 건너편 세계일보 사옥 자리에 짓는 센트럴파크는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공동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당초 10월 중순께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11월 말로 일정이 연기됐다.42~84평형 총 629가구와 30~40평형대 오피스텔 120가구로 구성되며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과 이촌역이 걸어서 5분거리다. 특히 내년 상반기 개통되는 경부고속철도 용산역사와 가깝고 용산부도심 개발사업과 맞물려 미래가치도 높게 매겨진다. 용산민자역사에는 각종 편의시설과 대형 할인점이 들어서 주거환경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주상복합은 상업지구에 들어서 일반 아파트에 비해 주거환경이 삭막하다는 단점도 풍부한 녹지 덕에 가려질 전망이다. 7,000평이 넘는 단지 가운데 70%가 녹지로 조성된다. 20층 이상에서는 한강 조망도 가능하다.서초구 방배동 디오빌은 33~53평형 주상복합 80가구와 오피스텔 120가구로 구성된다. 사당로와 동작대로 사이에 위치하고 있고 지하철 7호선과 4호선 환승역인 이수역이 가깝다. 주변에 재래시장, 병원, 학교 등 생활편의시설도 풍부한 편.황학지구 재개발로 오래전부터 주목을 받아온 중구 황학동 롯데캐슬은 12월 말 분양이 예정돼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황학동 롯데캐슬이 연말 분양시장에서 매머드급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청계천 복원공사와 왕십리 뉴타운 개발 등 대형 프로젝트와 맞물려 ‘도심 속 특급 주거지’로 부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삼일아파트와 주변 단독주택을 헐고 재개발하는 사업으로 지하 4층 지상 33층 규모의 6개 동이 들어선다. 총 1,852가구의 대단지인데다 14~46평형까지 규모도 다양하다. 14평형 318가구, 24평형 478가구, 34평형 790가구, 46평형 266가구 등이며 이 가운데 임대분 318가구, 조합분 1,067가구를 제외한 467가구가 일반분양된다.주상복합으로 드문 대단지라는 점 외에도 탁월한 입지여건이 장점으로 꼽힌다. 단지 앞으로 광화문에서 신답철교까지 이어지는 청계천이 흐르게 되고 수변 녹지를 정원처럼 이용할 수 있다. 신당역, 신설동역 등 환승역이 가깝고 도심 중심부에 위치해 편의시설이 풍부한 것도 장점.이밖에 풍림산업이 종로구 사직동에서 1,10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을 12월 중으로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이 도보로 5분 거리이며 사직공원이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