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서 은행 거래를 처리하는 TV뱅킹과는 달리 휴대전화로 금융업무를 보는 ‘모바일뱅킹’은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다. ‘모바일뱅킹’이 활성화되면 3,000만명 이상의 휴대전화 가입자가 은행을 주머니 혹은 가방에 넣고 다니는 셈이 된다.금융과 통신의 첫 만남은 지난 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당시 LG텔레콤은 무선인터넷서비스를 시작하며 휴대전화를 통한 사이버주식거래 서비스를 제공했다. 고객이 일일이 객장을 방문하거나 전화를 걸어 주문할 필요 없이 시간과 장소에 제약받지 않고 휴대전화 하나로 주식을 사고팔게 됐다. 주식거래만이 가능했던 모바일 금융서비스는 초보단계에서 벗어나 나날이 진일보했다. 이후 무선인터넷 WAP방식을 이용한 모바일뱅킹을 비롯해 소액결제서비스, 모바일 쿠폰 등이 선을 보였으며 최근에는 모바일 상품권, 휴대전화 결제서비스 등이 잇달아 출시됐다.그러나 모바일 뱅킹의 서비스 내용이 확대되며 변화하는 모바일 환경하에서 가장 성장가능성이 높은 사업으로 예측돼 온 데 비해 실제 모바일뱅킹 거래비중은 미미했다. 전체 은행 거래의 0.1%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대중화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었던 것.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사업자간의 이해상충으로 인한 상품기획의 한계와 금융과 통신시스템간의 통합성 부족으로 발생한 복잡한 사용법, 상거래에 소요되는 수수료 및 통신료 부담, 보안에 대한 고객의 확신 부족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최근 국민은행과 LG텔레콤은 이 같은 모바일뱅킹 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모바일 금융서비스사업의 공동추진에 대한 제휴를 맺고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펼쳐나가고 있다. 지난 9월1일부터 국민은행 고객들을 대상으로 모바일 금융서비스 ‘뱅크온’(Bank ON)을 실시했다. 뱅크온은 금융 전용 스마트칩을 휴대전화에 삽입해 보완이 강화된 모바일뱅킹 서비스다. 휴대전화 소유자의 계좌정보가 담긴 스마트칩은 적외선 인식장치 등을 통해 현금인출, 교통요금 결제 등 각종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또 교통카드 대용으로 쓸 수 있다. 계좌조회와 이체, 출금, 수표조회 등의 은행 거래를 빠른 속도로 처리하며 교통카드 기능 또한 겸하고 있다. 또 뱅크온 서비스를 위해 4개 모델의 휴대전화도 출시했다. 전용단말기 가격은 30만~40만원선.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뱅크온 가입고객에게 2004년 5월 말까지 계좌이체 수수료와 뱅크온 이용을 위한 데이터 이용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또 2004년 6월 이후에도 뱅킹수수료는 인터넷뱅킹과 동일한 최저의 요금이 적용되며 월 800원의 정액요금으로 통화요금 부담 없이 뱅크온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양사는 향후 뱅크온 서비스에 신용카드 결제 기능과 복권 구매ㆍ당첨 확인 서비스, 공과금 납입, 주택청약 서비스 등까지 넣어 서비스의 대상과 영역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국민은행과 LG텔레콤은 ‘뱅크온’ 홍보에도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지난 9월1일 제휴식에서는 김정태 국민은행 행장과 남용 LG텔레콤 사장이 뱅크온 서비스를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남용 사장이 자신의 휴대전화로 뱅크온 서비스를 이용, 국민은행 김정태 행장의 계좌에 직접 현금을 이체했다. 이어 김정태 행장은 자신의 계좌에 이체된 현금을 역시 자신의 휴대전화로 현금지급기(ATM)를 통해 인출해 전달하는 모습을 연출했다.또 지난 9월 한달 동안 ‘뱅크온’ 서비스 홍보를 위해 로또복권 2만원 무료교환 쿠폰을 사은품으로 제공했다. 그후 83억원의 제45회 로또복권 1등 당첨자가 이 서비스 사은품을 통해 탄생해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1등의 행운을 안은 주인공은 국민은행 지점에 들렀다가 모바일뱅킹 ‘뱅크온’ 서비스용 휴대전화를 구입, 로또 무료쿠폰을 사은품으로 받았던 것.적극적인 홍보만큼 뱅크온의 인기도 날로 치솟고 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9월에 당월 목표치인 5만대 판매를 훌쩍 넘겼다”며 “뱅크온 계좌이체 이용자수가 경쟁통신사의 계좌이체 서비스에 비해 두배 이상”이라고 설명했다.SK텔레콤 또한 2001년 11월1일부터 ‘네모’(NEMO)라는 서비스를 통해 ‘모바일 금융’ 비즈니스를 펼쳐나가고 있다. SK텔레콤은 우리, 외환, 조흥, 하나, 한미, 제일, 경남, 대구, 부산은행 등 9개 은행과 손잡고 제공하는 휴대전화 송금 결제를 실시하고 있다. 휴대전화 송금서비스인 네모는 이용자가 무선인터넷의 네모 메뉴에서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입력할 필요 없이 이동전화 번호와 금액만 입력하면 되도록 설계됐다. 실시간 송금과 동시에 상대방에게 SMS(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통보해주는 서비스인 것.네모 서비스 시작 후 만 2년이 경과한 2003년 10월 현재 가입자가 300만명을 넘어섰다. SK텔레콤측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모바일뱅킹 서비스의 영토를 확장하기 위한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실시 중인 칩을 넣은 휴대전화로 신용카드 사용이 가능한 ‘모네타’ 서비스와 네모를 복합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서비스 수수료 배분권리를 제휴은행과 재협상하는 방안 또한 고려되고 있다.KTF도 지난해 4월부터 K머스(K-merce)라는 모바일 금융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K머스는 ‘코리아’(Korea)와 ‘커머스’(Commerce)의 합성어로 모바일뱅킹, 신용카드, 증권, 쿠폰 등 각종 금융거래를 휴대전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게 했다. 현재 35만대의 K머스 기능이 탑재된 휴대전화를 보급했으며 올 연말까지 K머스 기능 탑재 휴대전화를 50만대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KTF는 전용 휴대전화가 아닌 무선인터넷을 이용한 ‘모바일뱅킹 서비스’는 지난 2000년부터 시작했다. 무선인터넷 서비스인 매직엔을 이용한 모바일뱅킹 서비스는 지난 2000년부터 실시해 15만명의 고객이 이용 중이다. 또 다른 무선인터넷 서비스인 멀티팩을 통한 모바일뱅킹도 지난해부터 실시해 2만여명의 고객을 확보했다.모바일뱅킹을 진화시키기 위해 KTF는 거래 은행을 늘릴 방침. 스마트칩에 기반한 모바일뱅킹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