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리다매 주효… 월매출 1억 넘어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의류시장의 진입장벽은 높지 않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데다 상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분야에서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뛰어들 수 있다 보니 경쟁이 치열하다. 따라서 업체마다 특화된 전략이 없으면 망하기 십상이다.그런 점에서 사선희 로즈메리 사장(30)의 성공 노하우는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온라인 의류사업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월 매출 1억원을 거뜬히 돌파했다. 불황이라지만 이미 손익분기점도 넘어섰다. 단기간에 탄탄대로에 접어든 셈이다.사사장이 상품을 내놓은 공간은 자체 사이트와 옥션 등 2곳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나 전문쇼핑몰에서 입점하라고 권하지만 사양하고 있다. 구조적으로 입점비와 수수료 등이 나가 가격을 높게 매길 수밖에 없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주력은 저가 제품이다. 티셔츠는 9,900원, 니트류는 1만9,000원 이하인 것만 취급한다. 가장 비싼 외투도 5만원이 넘는 것은 팔지 않는다. 철저히 저가 전략을 펴고 있는 것이다.“박리다매 전략 철저히 지켜요. 요즘 같은 불황기에 비싸면 누가 사겠어요. 더구나 로즈메리의 주요 소비자층이 10대와 20대이기 때문에 싸고 좋은 옷을 파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가격경쟁력도 뛰어나다고 자부한다. 같은 제품이라도 다른 온라인쇼핑몰업체보다 10% 정도는 더 싸게 판다는 것이다. 이는 5개의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하고 있어 가능하다. 구입물량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바잉파워(Buying Power)가 생겼고, 이를 바탕으로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사사장의 설명이다.오프라인 매장을 함께 운영하는 데 따른 이점은 또 있다. 바로 고객들에게 신뢰를 준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용자 가운데는 온라인상에서 물건을 고른 후 점포에 직접 나와 물건을 확인한 다음 구매를 결정하는 경우도 적잖다.온라인에서 상품을 팔 때 성패를 가르는 요소 가운데 하나는 사진 상태다.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오프라인과 달리 옷을 직접 볼 수 없어 결국은 사진에 의존해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자연 사진 상태가 불량하면 소비자들이 외면하기 일쑤다.“우리도 처음에는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다른 데 신경 쓰다 보니 사진에는 그다지 투자를 하지 않은 결과였지요.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다가는 안되겠다 싶어 아예 사무실 한쪽에 스튜디오를 차렸습니다. 장비도 괜찮은 것으로 장만했고, 전담직원도 배치했습니다. 지금은 우리 회사 사진 상태가 업계 최고라고 자부할 정도입니다.”인터넷쇼핑몰사업은 흔히 투자가 필요 없다고 하는데 사사장의 생각은 다르다. 적극적인 투자가 따르지 않으면 도태할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차별화, 전문화를 꾀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로즈메리가 직원들의 업무를 엄격하게 구분해 놓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사사장은 외형적으로는 회사 대표지만 주로 밖에서 뛴다. 동대문 일대를 돌아다니며 상품을 고르고 가격협상을 한다. 회사 내부 업무는 남편이자 이사인 민성환씨가 챙긴다. 하루 수천건씩 들어오는 주문을 소화하고 어떤 제품으로 승부를 걸지 기획을 총괄한다. 제품에 대한 사진촬영은 전문가 뺨치는 박선용 이사 몫이다.“경험상 주먹구구식으로 하면 언젠가는 위기를 맞는다고 봅니다. 특히 배송에서 시간을 끌면 이 사업은 끝장납니다. 아울러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에 대해 신속하게 답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인터넷상에서 거래가 이루어지는 만큼 신뢰를 잃으면 운영을 해나가기가 아주 어려워지기 때문이죠.이시초-김경희 모녀 레이스스톰튜닝 머플러, 제조에서 AS까지자동차 튜닝이 인기다. 단순히 차 내부를 꾸미는 차원에서 최근에는 차량의 구조를 바꿔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튜닝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인터넷쇼핑몰에서 자동차 튜닝 관련 영업을 하는 곳도 늘고 있는 추세다. 그 가운데 머플러 튜닝 전문업체인 레이스스톰의 인기는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판매기간이 끝나기 전에 물건이 동나기 일쑤다.레이스스톰의 운영자는 김동영 사장의 아내인 이시초씨와 딸 김경희씨 모녀다. 지난해 봄 김사장의 사업이 기울기 시작하면서 무작정 인터넷 판매에 뛰어들었다. 이씨는 ‘컴맹’이었고, 김씨 역시 컴퓨터에 익숙지 않았다. 부닥치면서 조금씩 배워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자동차에 관한 지식은 여느 남자 못지않았다. 오랫동안 머플러 제작업을 하던 아버지의 일을 거들면서 쌓은 지식이 만만치 않았던 것.레이스스톰의 최대 강점은 머플러에 관한 한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다는 점이다. 머플러 제조는 아버지가, 판매와 상담은 큰딸인 김경희씨가, 머플러 장착과 애프터서비스는 1급 정비사인 사위 이진성씨가 맡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품질은 기본이다.“머플러 튜닝은 상당히 예민한 작업입니다. 자동차의 배기량에 따라 머플러를 장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같은 차종이라도 운전자의 운전습관에 따라 배기관의 특징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죠. 때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장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 때문에 튜닝 머플러 사업은 판매뿐만 아니라 제조와 장착, 사후관리(AS)까지 모든 것을 책임질 수 있어야 합니다.” 또 하나의 강점은 신속하게 머플러를 장착할 수 있다는 점. 일반 공업사의 경우 2~3일 간 차를 맡겨야 하지만 레이스스톰은 6~7시간 만에 작업을 끝낸다. 멀리 해남에서 일부러 걸음을 하는 고객도 있어 신속한 장착은 필수라는 설명이다. 또 간단한 부품은 현장에서 바로 만들 수 있어 어떤 차량이라도 튜닝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하루 주문자는 대략 10명 내외. 월 매출은 평균 5,000만원선이다. 오프라인 판매를 병행했을 때 월 매출이 1억원 정도였음을 감안할 때 외형이 많이 줄었다. 그러나 오프라인 판매를 재개할 계획은 없다고 이씨는 잘라 말한다. 소비자와 직접 거래할 수 있어 오히려 유통마진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제품의 품질개선을 위해서도 온라인 판매가 유리하다는 판단이다.“제품을 직접 장착하면서 제품의 약점이 발견되고, 그것을 보완하면서 품질이 많이 개선됐어요. 또 인터넷 무섭잖아요. 한번 잘못하면 소비자의 질책이 쏟아지니까 완벽한 서비스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어요.”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신귀자 에코플라워 사장‘꽃의 명품화’로 온라인시장 석권에코플라워(www.echoflowers.co.kr)는 온라인 꽃가게 중의 선두주자다. LG이숍, CJ몰, 인터파크, 삼성몰, 롯데닷컴 등 무려 25개 쇼핑몰에 입점해 있다. 한해 매출액도 50억원에 달한다.에코플라워의 ‘놀라운’ 성공은 꽃 업계에서 ‘에코 신’(echo shin)으로 통하는 신귀자 사장(41)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오프라인에서 꽃집을 운영하던 신사장의 온라인 진출과정은 한편의 드라마다.꽃과의 인연은 어린시절부터 시작한다. 충남 논산의 고향집 안마당에는 분꽃, 작약, 장미 등이 계절마다 늘 환하게 피어 있었다. 그녀는 꽃을 보고, 만지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한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 20대 초반 기회가 찾아왔다. 주변에서 한국꽃꽂이협회 산하 송헌회(전통 꽃꽂이모임) 서영숙 회장을 소개받고 서회장에게 7년간 배웠다.1989년 서울 잠실에 자신의 플라워숍인 플로토피아도 차렸다. 그러던 중 그녀의 재능을 아낀 서회장의 권유로 92년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시카고 인터내셔널 아메리칸 플로랄 아트스쿨에서 1년간 수학했다.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그녀는 귀국한 뒤 꽃집을 계속 운영했다. 이때부터 그녀는 오프라인 업계에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서울 상계동이나 경기도 분당 등의 먼 지역에서도 그녀의 꽃을 사기 위해 찾아올 정도였다.돈도 꽤 벌었다. 하지만 공부욕심을 버릴 수가 없었다. 기회가 될 때마다 외국행 비행기를 탔다. 93년에는 다시 미국으로 건너갔고, 97년 핀란드, 99년에는 독일에서 꽃꽂이를 배웠다.그녀의 이름이 알려지면서 경력도 화려해진다. 97년 예술의전당에서 플로랄&코러스 퍼포먼스를 공연했다. 2000년 중국 베이징 라이타이화훼유통공사 초청으로 한국인 최초 데몬스트레이션을 했다. 이런 인연으로 그녀는 중국 베이징에 꽃집을 차리고 지금도 운영하고 있다.그러다가 2001년 우연한 기회에 온라인사업에 진출했다. 한 포털업체의 제의로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것이다. 애초에는 “비싼 제품이 팔리까” 하고 걱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온라인에서 도약한 계기는 지난해 11월 LG이숍에 진출하면서부터다. 쇼핑몰의 카테고리에서부터 ‘명품꽃배달’이란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접근했다. 이때부터 3개월 사이에 삼성몰, CJ몰, 롯데닷컴 등 메이저 쇼핑몰 상품구매담당자(MD)들의 권유로 잇달아 입점하게 됐다. 주문도 폭주했다. 올해 어버이날에는 하루에 무려 1만건의 주문이 들어왔다. 그녀는 “디자이너 16명과 보조디자이너 20명이 3일 밤을 새워 일을 했다”고 회고했다.그렇다고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일반 택배회사를 이용했으나 불친절하다는 항의가 들어왔다. 그래서 비용이 30% 정도 더 드는 콜밴회사를 활용했다. 지방으로 배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일반 꽃집에서 그녀의 디자인을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전국적인 오프라인 네트워크(프랜차이즈)를 구축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10월부터 시작한 교육사업도 그 일환이다. 교육생들에게 기술을 전수한 뒤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만들어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제때에 공급하려는 의도이다. 현재 60명을 선발해 교육 중이다.중국진출도 차분하게 준비하고 있다. 이미 몇몇 온라인쇼핑몰에서 제의가 들어온 상태이다. 그녀의 꿈은 ‘에코 신’이라는 브랜드를 국내는 물론 중국시장에 확고하게 심는 것이다. 아직은 사업가보다는 디자이너에 가까운 그녀가 디지털망을 타고 국내를 넘어 중국대륙마저 휩쓸지 자못 궁금하다.권오준 기자 jun@kbizweek.com전옥철 요리짱 사장‘조리식품은 안된다’ 편견 깨지난해까지만 해도 온라인에서 갈비탕, 육개장, 설렁탕 등 조리식품을 판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팔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터넷쇼핑몰에서 거부했고, 자체 사이트를 운영하는 업체도 전무했다.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셈이다.요즘 요리짱이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온라인상에서 맹활약하는 전옥철 가가유통 사장(41)은 이같이 ‘조리식품은 안된다’는 편견을 깬 장본인이다. 인터파크와 다음 쇼핑몰 등 6개 업체에 입점해 있으며 월 매출액만 해도 7,000만~8,000만원을 오르내린다. 온라인 유통사업을 시작한 지 1년이 안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초고속성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전사장은 식품유통업계의 베테랑 출신. 94년 이후 조리식품을 2차 도매상에게 넘기는 일을 해 왔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수시로 2차 도매상이 부도나는 바람에 수금에 문제가 생겨 돈을 떼이기 일쑤였다.“지난해 초 오프라인 유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마침 온라인은 그럴 염려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몇 달간 준비해 온라인쇼핑몰업체의 문을 두드렸지요.”하지만 첫 접촉 결과는 참담했다. 여러 군데를 찾아가봤지만 모조리 퇴짜를 맞았다.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방향을 틀었다. 옥션에 직접 내놓기로 했다.그런데 놀랍게도 의외의 반응이 쏟아졌다. 독신을 타깃으로 했지만 주부 이용자도 많았다. 지역적으로도 서울에 한정되지 않고 전국적으로 주문이 들어왔다. 매출이 늘기 시작했고, 요리짱 브랜드에 대한 입소문도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문전박대했던 인터넷쇼핑몰업체에서도 거래를 트자며 제의해 올 정도였다.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지금은 모두 6개의 사이트에 입점해 있다.“조리식품은 차별화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다른 컨셉으로 접근했지요. 만약 기존의 방식으로 했으면 벌써 망했을지도 모릅니다.”온라인상에서 조리식품을 사려면 같은 것을 한꺼번에 다량으로 살 수밖에 없다. 육개장이나 설렁탕 등을 살 경우 기본 포장단위가 보통 5개 이상이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다 사야 한다. 하지만 요리짱은 처음부터 달랐다. 낱개로 쪼개서 팔았고, 다양한 세트메뉴를 만들어 내놓았다. 또 고객이 요청할 경우 원하는 것만 골라서 포장해 파는 맞춤서비스도 한다.맛에도 남다른 신경을 썼다. 오랜 유통 경험을 바탕으로 품목별로 어느 회사 제품이 가장 맛있는지를 잘 파악해 주문을 따로 냈다. 가령 냉면의 경우 면발, 육수, 겨자소스, 양념장, 무김치 등을 각기 다른 곳에 주문해 납품받은 후 직접 포장해서 파는 전략을 썼다. 전사장은 “맛이 좋아서인지 한번 이용한 소비자의 재구매율이 60%를 넘는다”고 말했다.가격경쟁력은 많은 경험과 유통파워로 커버하고 있다. 지금도 도매상 일을 하고 있어 나름대로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받는다. 게다가 최근 들어서는 온라인 매출이 크게 늘고 있어 업계에서 영향력이 하루가 다르게 커지는 것을 실감한다.“우리는 반품을 100% 보장합니다. 심지어 시식 후라도 맛이 없다고 하면 반품을 받아줍니다. 믿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죠. 그럼에도 실제로 반품되는 비율은 0.5% 이하입니다.요즘 전사장은 TV홈쇼핑업체로부터 자주 전화를 받는다. 홈쇼핑을 통해 요리짱 제품을 팔아보자고 제의해오는 것이다. 전사장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진 결과인 것 같다”고 말하고 “절호의 기회인 만큼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김상헌 기자 ksh1231@kbizweek.com박은미 아이페라 사장1인 다역 ‘명품 마니아’“어릴 때부터 유달리 패션에 관심이 많았어요. 의상 공부를 하고 싶어 대학도 두번이나 갔는걸요. 천성에 딱 맞는 분야여서 더 신나게 일합니다.”대학을 갓 졸업한, 직장생활 경험이 전혀 없는 27살 처녀가 재택사업으로 월 5,000만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면? 열이면 열, 도대체 그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해 할 것이다.박은미 아이페라(www.iferra.com) 사장(27)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분야를 직업으로 삼아 ‘최고의 시너지 효과’란 어떤 것인지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아이페라는 페라가모, 구찌, 코치, 프라다 등 명품브랜드의 가방과 구두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인터넷쇼핑몰. 상품 구색이 1,000가지를 넘는 것은 물론 일주일에 100가지 상품을 새로 선보여 내실로 따지면 ‘백화점’ 수준이다.놀라운 것은 신상품 선정부터 주문, 수입 및 통관, 판매, 배송, 마케팅까지 박사장 혼자서 척척 해낸다는 것. 무역업을 하는 아버지가 세금관리를 도와주고 패션에 관심이 많은 어머니와 오빠가 틈틈이 포장과 배송을 도와줄 뿐이다. 그야말로 ‘1인 다역’에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억척이’다.“휴대전화와 집 전화까지 4대의 전화를 쉴새없이 받아야 하는 게 가장 힘들어요. 더불어 일주일에 한번씩 신상품 주문을 해야 하니 국내외 시장조사도 꼼꼼히 해야 합니다.미국, 이탈리아, 독일의 유통업체와 연락하려면 밤잠도 반납해야 하죠.”아이페라의 고정고객은 5,000명에 달한다. 물론 ‘충성고객군단’을 확보한 데는 남다른 비결이 있다. 우선 다른 명품쇼핑몰에 비해 월등히 가격이 싸다는 것. 외국의 유명 백화점과의 직거래를 통해 연예인 협찬상품이나 디스플레이용 상품, 이월상품을 정상가격보다 훨씬 낮은 선에 구매한다. “명품은 유행이 따로 없고 오래될수록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이월상품이라 해도 고객의 거부감이 없다”는 게 박사장의 설명이다.20~30대 고객의 취향을 정확히 꿰뚫는 상품 선택 능력도 빼놓을 수 없다. 이화여대에서 의류직물학을 전공한 ‘명품 마니아’가 주문하는 상품은 또래 고객의 취향과 딱 맞아떨어진다. 여기에 신속한 신상품 업데이트가 더해지니 고객이 모이지 않을 수가 없다.미국에서 10년간 살아 영어 구사가 자유로운 것도 큰 경쟁력이다. 매력 있는 외국업체를 발견하면 무조건 e메일을 보내 거래를 트자고 제안하는 등 거침이 없다. 1인 기업답지 않게 포털사이트에 광고를 내거나 한글 주소창을 활용해 젊은 고객을 끌어모으는 과감한 마케팅 전략도 구사한다. “북토피아 마케팅부에 근무하는 남자친구의 조언을 받아 인터넷 마케팅 덕을 톡톡히 봤다”고.“미국에서 살면서 자연스럽게 명품에 길들여졌어요. 대학시절에는 핸드백과 구두를 사느라 아르바이트를 몇 건씩 뛰었죠. 졸업하면서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고, 명품유통을 선택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보다 나은 일을 찾긴 힘들 것 같으니 곧 디지털 거상도 될 수 있겠죠?”말발굽 문양이 박힌 페라가모 머리핀과 핸드백, 구두를 착용하고 에트로의 스카프와 셀린느의 스타킹을 신고 인터뷰 자리에 나타난 박사장은 그야말로 ‘신나는’ 모습이었다. 한달 순수익을 묻는 질문에 “재투자해서 잘 모른다”고만 말하던 박사장은 헤어지기 전 “대략 1,000만원선”이라고 귀띔했다.박수진 기자 sjpark@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