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대’개막, 내년 3월 분양개시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는 새롭게 개발되는 수도권 4대 신도시 가운데 가장 빠른 사업 진척을 보이는 곳이다. 지난 2001년 4월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이래 토지수용, 이주, 철거 과정을 거쳐 현재는 첫번째 사업지인 시범단지 택지조성공사가 8% 공정률을 보이며 진행 중이다. 내년 3월부터 총 3만5,000가구의 아파트와 2,500필지의 단독주택지 공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입주는 2006년 12월부터다.동탄신도시는 완공 후 보여질 외관상 모습이 먼저 이목을 끈다. 273만평에 달하는 넓은 면적과 기존 자연환경을 살린 광활한 녹지, 방사형 가로망에 저ㆍ중ㆍ고층이 그림처럼 어우러진 스카이라인 등 미래도시의 모습이 이곳에서 구현되기 때문이다.또 베드타운에 그친 기존 신도시와 달리 반도체 관련 첨단산업단지를 유치해 자족도시로서의 기능도 부여할 계획이다. 한마디로 ‘자연과 첨단산업이 공존하는 미래형 계획도시’인 셈이다.화성시 태안읍 동탄면 일대에 위치한 동탄신도시는 수도권 남부지역을 받쳐줄 ‘매머드급’ 신도시다. 판교신도시와 면적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경계지 주변의 태안, 청계, 동지, 서천, 신영통지구와 어우러지면 분당, 일산에 버금가는 면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승용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수원 영통지구와 비교하면 3배의 크기다.동탄신도시의 특징 가운데 단연 첫손으로 꼽히는 요소는 쾌적성이다. 전체 273만평 가운데 24.3%인 66만평이 녹지로 구성돼 분당(19.3%), 일산(22.2%)보다 훨씬 높고, 인구밀도는 ha당 134명으로 분당(198명), 일산(176명) 보다 크게 낮다. 또 외곽의 귀봉산과 반석산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시가지를 감싸는 녹지대가 동탄의 ‘상징’이 될 전망이다.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길이 2.1㎞, 폭 200m의 센트럴파크는 동탄을 녹지 천국으로 만드는 ‘결정판’. 이 공원은 여의도공원(1.2㎞)의 2배에 달하는 국내에서 가장 긴 공원으로 뉴욕의 상징 센트럴파크에서 명칭과 이미지를 차용했다. 김종원 한국토지공사 화성사업단장은 “신도시민에게 단순히 ‘집’만 제공할 게 아니라 고향 같은 녹색공간을 통째로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조성키로 한 것”이라며 “센트럴파크가 완공되면 공원과 숲이 아파트와 빌딩을 품은 듯한 이상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센트럴파크는 구간별로 보존형과 조성형의 두가지 유형으로 개발된다. 조성형 공원에는 물, 소리, 빛을 테마로 어린이 EQ와 IQ를 고려한 환경과학 놀이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무선인터넷이 가능해 도시민들이 노트북을 들고 나와 공원에서 업무를 보거나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도시 전역을 횡단하는 40㎞의 자전거도로도 보행자 중심 친환경도시의 요소로 빼놓을 수 없다.교육 인프라도 여느 신도시에 뒤지지 않는 수준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반경 10㎞ 이내에 경희대, 아주대, 수원대, 경기대 등 종합대학이 위치해 있어 배후가 든든한데다 향후 고등학교 5개, 중학교 7개, 초등학교 14개 등 31개 학교를 고루 배치하기로 했다. 특수목적고와 자립형 사립고도 유치해 교육수요를 충족시킬 방침이다.또 첨단 자족도시를 만든다는 슬로건 아래 29만여평의 미래형 첨단산업단지를 만들기로 했다. 도시 기능이 단순한 베드타운에 그치는 것을 막는 한편 제대로 된 직주근접형 신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 17만평을 매각할 계획이며 나머지 부지에는 하청회사들과 무공해 첨단기업의 입주가 검토되고 있다.동탄신도시의 맹점은 다른 신도시에 비해 서울에서의 거리가 멀다는 것. 현재는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 서울 강남까지 1시간 남짓 걸린다. 국철 1호선이 화성 병점까지 이어지지만 동탄까지는 승용차로 다시 이동해야 한다.그러나 입주 시점에는 광역교통망과 간선도로가 신설돼 상당부분 교통문제가 해결될 전망이다. 2조8,000억원의 사업비 가운데 1조원을 도로 등 기반시설에 쏟아붓게 된다. 서울과 이어지는 양재~영덕~동탄간 고속화도로가 구축되고 수원~오산간 서부우회도로 등 3개 광역도로 노선과 서천~영통간 연계도로 등 9개 노선이 새롭게 개통될 예정이다. 또 국철 1호선 수원선 연장선이 개통되고 수원~천안간 경부선 2복선 전철 세마역, 오리~수원간 분당선 연장 영통역 등이 개통하면 서울과의 접근성도 훨씬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광역교통망은 입주 전에 완료, 교통대란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계획이다.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아파트 분양은 내년 3~4월께 시범단지를 필두로 시작될 예정이다. 화성 동탄신도시의 아파트 전체 분양물량은 총 3만2,615가구. 이 가운데 분양 아파트는 67%인 2만1,991가구, 나머지 1만624가구는 임대아파트로 구성된다.평형별로는 전용면적 18평 이하가 25%인 8,169가구, 18평 초과~25.7평 이하는 1만6,538가구, 25.7평 초과는 7,908가구이다. 전체가구 대비 76%인 2만4,707가구가 중소형 아파트여서 중서민층 중심의 단지로 꾸며지게 된다.첫 분양지역인 시범단지는 센트럴파크에 둘러싸인 입지여서 청약경쟁이 가장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산업개발, 한화건설, 금강종합건설, 삼성물산,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등 13개 건설업체가 아파트단지 7개 블록, 6,624가구를 공급한다. 이어 내년 8~9월께는 1단계 지역에서 총 1만3,573가구의 2차 분양이 시작되고 2단계 지역 총 1만2,418가구는 2005년 1~2월께 분양될 예정이다.한편 아파트 분양가는 평당 600만원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점쳐진다. 토공과 각 건설업체에 따르면 지난 7월 공급된 용인 동백지구 분양가가 평당 700만원 안팎에서 결정된 점을 감안, 비슷한 수준이거나 이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동탄신도시 인근에서 분양된 개별 아파트들은 평당 550만원선에 가격이 책정됐다.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단독택지 분양도 내년 3~4월께 시작될 예정이다. 단독택지 분양가는 평당 400만원대가 유력하다. 인근 태안지구가 평당 500만원선에 분양해 이보다 약간 낮은 선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 특히 건물의 40%를 상가로 겸용할 수 있는 점포주택용지의 인기가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화성시는 지난해 9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됨에 따라 과거 5년 이내 주택청약에 당첨된 사실이 있거나 또는 1세대 2주택 이상 소유한 세대(청약자 본인, 배우자 및 세대원 전원 포함)는 1순위 청약이 불가능하다. 대신 2순위 청약은 가능하다. 또 분양권 전매도 제한돼 분양계약을 체결한 후 분양대금을 완납해야 소유권을 이전할 수 있다.수원 망포·신영통 등 신도시 후광 ‘톡톡’동탄신도시 개발 프리미엄에 힘입어 사업지 주변 땅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태다. 신도시 지역에 가까울수록, 국도변일수록 땅값은 비싸다. 토지를 수용당한 땅주인에게 주는 이주자택지 딱지 가격이 2억2,000만원 이상 호가하고 있고 수원 망포동, 용인 기흥읍 등 인접지역의 아파트값도 반사이익을 누리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10월21일까지 공급접수를 받고 있는 이주자택지의 경우 평균 평당 230만원선에 분양가가 결정됐지만 중개업소를 통해서는 평당 550만~580만원선에 호가가 형성되고 있다. 딱지 프리미엄만 2억2,000만원이 넘어 70평 택지를 매입할 경우 최소 3억8,000만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그러나 주변 중개업소에서는 이 같은 가격도 ‘경쟁력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진구 화성신도시공인 대표는 “수원 영통지구의 웬만한 택지는 평당 700만~800만원선”이라고 밝히고 “토지사용이 가능한 2006년 7월까지는 평당 800만원선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즉 인접한 수원 영통지구에 비해 여러모로 조건이 탁월한 만큼 상승여력이 있다는 시각이다.도로변 토지의 가격도 많이 올랐다. 62번, 317번 국도 등 신도시를 지나는 도로변의 임야, 전답 등은 평당 100만원이 기본. 대지의 경우는 평당 400만원선을 웃돌며 그나마 매물이 귀한 편이다.도로에 접하지 않은 토지도 오름세인 것은 마찬가지다. 김일석 광개토부동산 대표는 “경계지역에 가까운 대지의 경우 평당 150만원 안팎, 외삼미동처럼 신도시에 가까운 지역은 평당 200만원선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하지만 최근 들어 매물을 찾는 수요가 크게 줄어 가격이 조정될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다. K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봄까지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매수세가 끊어지다시피 했다”고 말하고 “일부에서는 20~30% 정도 하향 조정돼야 거래가 살아날 것이라는 말도 한다”고 밝혔다.당초 난개발로 가격형성에 탄력을 받지 못하다가 동탄신도시 후광 덕에 가격이 되살아나는 곳도 있다. 수원 망포동 일대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가격이 뛰기 시작해 평당 시세가 740만~800만원선을 기록하고 있다. 망포동 LG빌리지 35평형의 경우 2억8,000만원으로 평당 800만원, 동수원LG자이는 이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망포동 A공인 관계자는 “동탄신도시 개발 덕에 망포동, 영통지구 아파트값이 15~20% 정도 올랐다”고 전하고 “오른 김에 팔자는 매물이 쌓여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INTERVIEW | 김종원 토공 화성사업단장“용인 다음은 화성, 추가개발 여지 많아”“첨단산업단지를 유치하고 30만평에 달하는 대체농지를 조성해 농가주택을 어우러지게 한다는 게 어찌 보면 모험이지요. 그러나 이를 통해 국내 첫 자족도시의 모습을 갖출 겁니다. 또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첨단생태도시의 전형도 보여줄 겁니다.”동탄신도시는 ‘1ㆍ2ㆍ3차산업이 공존하는 자족도시’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김종원 단장은 “우리 가족도 동탄신도시로 이사갈 것”이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분당신도시 조성 때부터 실무진으로 참여해 신도시개발에 관한 한 전문가임을 자처하는 김단장은 동탄신도시가 거주와 투자, 두가지 면에서 모두 탁월하다고 자랑했다. 그만큼 동탄의 미래상에 자신 있다는 의미다.“그동안 수도권 택지개발지구들은 베드타운 역할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동탄신도시에서는 일을 하기 위해 다른 도시로 나가고 잠을 자기 위해 돌아오는 형태의 라이프스타일은 크게 줄어들 겁니다. 첨단산업단지와 농지, 광활한 녹지와 초현대식 건물이 어우러진 동탄은 자족기능을 가진 미래형 도시입니다.”김단장은 “동탄신도시 주변의 중소형 택지개발지구와 시너지 효과까지 더해지면 수도권 남부의 거점도시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하고 “‘용인 다음은 화성’이라는 세간의 말처럼 앞으로도 화성 지역에는 3~4군데의 택지개발사업이 추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