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이 익숙한 이병철 JW에셋 대표이사(36)는 기록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 2001년 민간회사 중 국내 최초로, 건설교통부로부터 부동산투자회사법상 자산관리회사(AMC) 인가를 받았다.그후 2002년에는 국내 최초로 리츠(REITsㆍ부동산투자회사) 인가를 받은 기업 구조조정리츠인 교보메리츠CR리츠로부터 자산관리를 위탁받는 실적을 올렸다. “국내 자산관리회사 가운데 최초로 2년 연속 흑자를 내기도 했습니다. 2001년 리츠운용 배당금 8%를 지난해에 현금으로 배당했고, 지난해 리츠운용 수익분도 올해 초 8%에 배당했죠.”이사장이 부동산 금융에 눈을 뜬 것 미국 유학 시절이었다. 미국 인디애나주립대 경영학과에 재학하면서 미국의 부동산금융 성공사례를 직접 목격한 것. 97년 귀국 후 국내 부동산금융시장이 초기단계라는 것을 포착, 2년여의 준비 끝에 99년 부동산컨설팅회사인 ‘정우앤컴퍼니’를 설립했다. “IMF 환란 직전에 국내 부동산금융은 ‘주택담보대출’밖에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부동산 자산관리회사(AMC)를 설립해야겠다고 결심, 투자를 받기 위해 국내 대형 금융사에 프레젠테이션만 100번 이상 다녔습니다.”부동산금융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낮은 상황에서도 이사장은 하나은행과 교보증권, 교보생명의 투자를 받는 데 성공,‘JW에셋’을 설립하게 됐다.“부동산금융은 국지전입니다. 현지 사정을 잘아는 사람이 유리할 수밖에 없죠. 이런 이유로 부동산 자산관리를 담당할 직원을 금융기관 출신 30%, 건설회사 출신을 70%로 선발했죠.부동산을 아는 상태에서 금융은 1~2년 안에 익힐 수 있지만, 금융지식만 지니고 있으면 부동산지식을 갖추기까지 5~6년이 걸릴 것이라고 봤습니다.”직원들과 해외 부동산금융 성공사례를 ‘케이스스터디’하던 이사장은 첨단금융기법을 도입, 성공작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지난해 무보증으로도 교보생명에서 300억원을 조달받아 사업에 착수한 경기도 성남 썬텍시티아파트(아파트형 공장건설사업)가 첫번째 성공사례이며, 2002년 초에 시작해 올 9월 오픈한 총투자 2,000억원 규모의 부천 중동 로담코 플라자가 두번째 성공사례다.“기업이 유동성위기에 직면했을 때 금융기관이 이를 매입, 투자하도록 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리츠가 더욱 활성화돼야 할 텐데, 국내 법규는 아직 미흡합니다. 리츠에 대한 각종 제도적 규제가 제거되고 부동산투자법 개정이 이뤄질 때 리츠가 활성화될 것입니다.”시장 개척의 첨병들 / ② 김상진 교보생명 프로젝트파이낸스팀장올해 2조원 굴려… PMC설립 검토김상진 교보생명 프로젝트파이낸스 팀장(43)의 책상에는 각종 부동산서적과 지도 등이 수북이 쌓여 있다. “부동산과 금융지식을 접목시키기 위해 부동산 관련 서적을 틈틈이 보는 것은 물론 부동산 아카데미나 금융연수원의 부동산 관련 교육을 받았습니다. 팀원 재교육을 중시해 예산 가운데 상당부문을 교육에 할애합니다.”김팀장은 지난 99월 11월 교보생명이 발족한 프로젝트파이낸스팀(이하 PF팀)의 창립멤버다. 그당시 교보생명은 부동산금융에 관심과 자질이 있는 5명을 사내에서 발탁, 보험업계 최초로 PF팀을 만들었다. 프로젝트파이낸싱 업무가 보험업계에서는 생소했을 그 당시, 이 팀은 생긴 지 1년도 안되는 기간에 5명의 인원으로 630억원의 고수익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당시 추진한 사업은 ‘광주 제2순환도로사업’과 ‘만도기계 아산공장 매각사업’ ‘인천국제공항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등이다. 그후 2001년에는 서울 강남 테헤란로 소재 하이닉스빌딩(옛 현대전자 빌딩) 매각 프로젝트에 500억원 선순위채권 매입을 통해 참여, 또 한번 화제가 됐다.“초창기에는 SOC 관련 사업 투자 등을 했으나 지난 4년간 사업이 다각화됐습니다.” PF팀의 다각화된 사업내용은 업무내용을 표기한 김팀장의 명함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그의 명함에는 ‘프로젝트&스트럭처드(Structured) 파이낸스, SOC, 자산담보부증권(ABS), 인수합병(M&A), 부동산 프로젝트’라고 기재돼 있다. 교보생명 부동산사업본부가 맡고 있는 리츠사업을 제외한 다수의 부동산금융사업을 PF팀에서 맡고 있는 것. 사업이 고도화된 만큼 팀원도 12명으로 증가했다. 이중에는 경력직으로 채용된 해외 MBA와 MRED(부동산 석사)도 있다.올해 교보생명 프로젝트파이낸싱의 규모는 1조8,000억원. 약정금액 200억원까지 합치면 약 2조원이라고 한다. PF 평균수익률은 연 9% 정도다. 자문수수료와 중개수수료 등 수수료 수입만도 별도로 연 평균 100억원 정도를 벌어들인다. 회사 전체 팀 중에서 PF팀이 종합수익률 1위를 차지해 교보생명에 기여한 것도 PF팀의 자랑이다. 건설사와 손잡고 부동산종합개발회사(PMC)를 공동으로 설립할 계획도 구상 중이다.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으나 PMC를 비즈니스모델로 검토하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의 중국진출도 또 다른 계획이다. 중국의 제도나 법규상의 리스크는 있을 수 있지만,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도 가입할 가능성이 큰 만큼 중국 부동산시장을 매력적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은 고정화된 자산이 아닙니다. 투자 자산의 일종으로 여겨져야 하죠. 유동성과 환금성이 있는 자산 개념으로 인식돼야 합니다.”시장 개척의 첨병들 / ③ 한국산업은행 신탁부문 부동산금융팀부동산투자신탁 ‘없어서 못판다’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의 ‘부동산투자신탁’은 없어서 못파는 상품이다. 내놓은 상품물량에 비해 사려는 고객이 3배 정도 넘쳐 영업점에서는 구입하지 못한 고객에게 ‘다음 상품출시를 기다려 달라’고 부탁할 정도다. 산업은행이 부동산금융팀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1년 12월, 이듬해 1월 전담팀이 설립됐다. 팀 발족 1~2년 전부터 부동산금융을 연구해 왔던 3명 외에 2명은 행내 공모로 선발, 5명의 팀원으로 시작했다.선발된 2명 중 1명은 건축공학을 전공한 행원이었고, 다른 1명은 건대 부동산대학원 재학생이었다. 현재 부동산금융팀원은 총 8명. 일본 도쿄지점에 4년간 파견돼 선진 부동산금융상품을 체험해 온 윤태화 팀장 등 5명은 부동산금융상품 기획 및 시행을, 다른 3명은 심사를 맡고 있다. 부동산금융팀이 발매해 판매한 부동산신탁상품 규모는 2001년 58억원이었으나 2002년에는 급증해 3,480억원이었다. 지난해 판매된 부동산신탁상품 총규모는 1조원. 이중 35%를 산업은행에서 올린 셈이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판매한 물량도 1,480억원 규모다. 11월에는 500억원 규모의 상품이, 12월에는 1,500억원 규모의 상품이 판매될 예정. 윤팀장은 “부동산투자신탁 상품의 배당 만기일은 평균 182일, 즉 6개월 정도며, 배당이율이 약 6.3~6.4%”라며 “4% 이하로 떨어진 정기예금과 비교해 2.5~3%포인트 정도 금리가 높으니 개인고객 입장에서는 구입하고 싶은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산업은행은 현재 기업 고객에게는 부동산투자신탁 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개인고객에게만 판매하는데, 개인고객의 평균 투자액은 3,000만~5,000만원이라고 한다. 부동산투자신탁 상품을 개발할 때의 관건은 ‘개발사업 찾기’다. 안정성이 그 무엇보다 중시되기 때문에 부동산금융팀은 계약까지 끝난 부동산상품에 투자한다. 또한 적어도 분양률이 40%는 넘어야 상품으로 출시한다.건설사와 시공사 관계자와 안면을 트고, 사업을 활성화하기까지 또 다른 어려움이 있었다. 바로 금융권과 건설사의 문화 차이였다. 처음에 건설사들은 건설 정보도 산업은행과 공유하려 들지 않았지만, 현재는 서로를 이해하고 협조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부동산금융팀의 술실력도 한몫 했다는 게 후문. 주량이 센 건설사 관계자와 술잔을 기울이며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입장차가 줄어들었다고 한다.윤팀장은 “국책은행으로서 부동산 금융업계를 발전시키고 시장 파이를 키울 수 있는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팀장은 이어 “시중은행도 부동산 금융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를 바란다”며 “개발사업을 찾기까지가 어렵지, 찾은 후에는 은행 자체 수익률도 높아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