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브랜드로 중국 등에도 진출할 것”

서울시내에 3만평이 넘는 땅을 갖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마도 그 수가 한 자릿수를 넘지는 않을 것이다. 이종문 메이필드호텔 사장(50)은 그 얼마 안되는 사람 중 하나다. 이사장은 서울 끝자락인 김포공항 인근에 3만2,000평의 대단위 부지를 보유하고 있다. 돈만 바랐다면 얼마든지 딴생각을 했을 법한데 이사장은 “그동안 애지중지 키워온 수목이 아까워 그렇지 못했다”고 소박하게 말한다.이사장은 이곳에 피트니스센터, 파3 골프장(9홀), 각종 식당 등 가족단위의 리조트호텔, ‘메이필드’를 선보였다. 수목을 다치지 않게 요리조리 피해 건물을 지은 데서 수목에 대한 이사장의 각별한 사랑을 엿볼 수 있다. 이사장은 대학시절부터 부친의 조경사업을 돕기 위해 현장을 뛰어다닌 현장맨이다. 그래서 이사장은 호텔건립 계획에서부터 마무리까지 일일이 챙겼다. 메이필드호텔은 2001년 2월에 착공, 지난 6월 특1급 부티크호텔 전관을 개관한 데 이어 최근 정식으로 오픈했다. 이사장은 “메이필드호텔은 외국계 체인이 아닌 토종 브랜드의 호텔이다”며 “주5일 근무제 확대 실시에 따라 가족단위의 오락문화를 선도해가는 신개념의 호텔로 성장해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말한다.숲과 정원을 보면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곳의 역사를 짤막하게 소개해주십시오.여기는 1958년 부친께서 일찌감치 터를 잡아 복숭아나무를 심는 등 개간사업을 벌여온 곳입니다. 당시에는 외곽지역이었어요. 그렇다고 부친께서 이 넒은 땅을 한번에 산 것은 아니고 돈이 생길 때마다 조금씩 샀습니다. 그러다가 62년부터 나름대로 짜임새 있게 조경을 시작했지요. 이것이 지금의 숲과 보기 좋은 정원의 계기가 됐습니다. 원래는 5만평에 달했는데 지금은 대한항공에 매각하는 등으로 3만2,000평으로 줄었어요. 나머지 부지도 물류단지로 활용하려던 대기업들이 팔라고 했지만 그동안 가꿔온 숲을 여러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 팔지 않았습니다. 둘러보면 그동안 숲을 최대한 보전하려는 데 애썼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껏해야 식당 낙원가든만 운영하는 정도였으니까요.리조트호텔이 들어서면서 그전보다 더 짜임새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 이 같은 계획을 세웠습니까.3년 정도 됐을 겁니다. 그동안 국제선 및 국내선 여객기들이 하루에도 수없이 뜨고 내려 개발할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공항 인근 지역이라 고도제한(9층 이하) 등 각종 규제가 있었거든요. 그나마 국제선이 인천국제공항으로 옮아간다고 하기에 열심히 가꾼 숲과 정원을 도시민에게 어떻게 보여줄까 하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건축가와 함께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을 열심히 다니며 벤치마킹을 했어요. 일단 호텔을 지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하지만 단순 비즈니스 형태의 호텔은 별 호감을 얻지 못해 가족을 테마로 한 리조트호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이국적이면서 아기자기한, 그리고 숲과 이미지가 맞는 호텔을 짓는 데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종탑양식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 페스타’, 인간문화재가 손수 지은 전통 궁궐양식의 한정식장 ‘봉래정’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물론 숲에 호텔 건축양식을 맞추는 형식이었어요. 건물과 건물 사이의 간격이 넓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나무는 거의 40년 전에 심어놓은 것이라 이를 움직이기가 쉽지 않거든요.메이필드(Mayfield)라는 이름은 어디서 유래된 것입니까.사실 이름을 짓는 데 큰 고민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곳의 정원은 5월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여러가지 꽃들이 피어나 그야말로 장관을 이루거든요. 그래서 여기의 트레이드마크인 ‘5월의 정원’을 영어로 옮기다 보니 ‘메이필드’라는 이름이 탄생한 겁니다. 나중에 안 겁니다만 스코틀랜드에 메이필드라는 이름의 성(城)이 있더군요. 우리 호텔의 최고급 객실인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은 당시 이 성의 성주였던 제임스 2세의 이름을 빌려 ‘JamesⅡ’로 붙였습니다.현재로는 가족단위로 고객을 끌어들이기에 요소들이 부족해 보입니다. 특별한 계획을 갖고 있는지요.지금은 제 생각의 50% 정도만 반영됐다고 보면 맞습니다. 앞으로 야외공연무대, 영화관, 연극공연장, 전시관 등의 시설물이 더 들어설 겁니다. 그래서 디너쇼라든가 팬터마임 등 상설 문화공연을 유치하는 등 많은 볼거리를 만들어갈 겁니다. 솔직히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은 볼 게 거의 없다고들 합니다. 뭔가 관광할 거리를 들을 만들어놓고 외국인들을 불러들여야지요. 물론 외국인들만을 위해 이를 계획한 것은 아닙니다.채소류 등을 재배하는 대형 온실도 세울 겁니다. 그래서 이곳을 찾는 이들이 채소류의 유기농식 재배를 직접 체험하고, 이를 사가기도 하고, 이곳에서 음식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게끔 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나이트클럽과 같은 유흥장은 만들지 않을 겁니다. 모처럼 나들이한 가족단위의 고객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죠.앞으로 또 다른 계획을 갖고 있는 게 있습니까.이곳이 계획했던 대로 성공을 거두면 우리 고유의 리조트호텔을 체인 형태로 중국 등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우리라고 호텔체인사업을 못할 게 없지요. 사실 호텔을 짓기 전에 외국 유명 호텔의 브랜드를 도입할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하지만 쓸데없이 로열티가 그것도 외국으로 빠져나간다는 생각에 아예 접었습니다.이창희 기자 twin92@kbizweek.com약력 : 1953년 출생, 1971년 신일고등학교 졸업, 1975년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78년 한일은행 영업부 입행, 1981년 정림조경 입사, 1984년 낙원가든 창업, 1986년 법인전환(정림개발주식회사), 2003년 현재 정림개발(주) 메이필드호텔 대표이사 겸 정림조경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