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27일 토요일 오후 1시,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화창한 날씨. 포털사이트 다음 동호회 길바라기 회원들이 서울 지하철 3ㆍ4호선이 만나는 충무로역 4번 출구에 모였다. 정기탐사여행을 위해서다. 이민규 회장(경제정의실천연합회 서울시민국 간사)이 10분 전에 먼저 도착, 회원들을 기다렸다. 이내 약속한 8명이 모이고 이회장과 회원들이 탐사여행을 떠났다.‘탐사여행’이라는 단어를 쓰니 꽤 거창하게 들릴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탐사하는 지역은 서울이다. 이날은 그중에서도 남산을 중심으로 하는 남산탐사에 들어간 것이다. 매월 주말을 선택해 서울의 한 지역을 지정해 탐사여행을 떠나는 서울탐사대 ‘길바라기’는 이번이 세번째 정기탐사였다.정동탐사, 종로탐사에 이어 남산탐사로 이어진 것. 회원들의 이번 탐사코스는 남산타워-한옥마을-옛 안기부-숭의여대-남산식물원-국립극장을 따라 걷는 것. 4시간 정도가 소요됐다. 이번에 참가한 회원들은 8명이지만 인터넷을 통해 200여명의 회원들이 있다. 대학생들이 주 회원들이다.“여차여차 다를 모여서 남산 한옥마을부터 탐험이 시작됐다. 거의 1년 만에 다시 가본 한옥마을에는 전통혼례가 한창이었다. 신부이름이 향숙이다.그 유명한 향숙이! 그 예쁘다던 향숙이의 결혼식이었던 것이다. 한편에서는 국악경연대회를 벌이고 있다.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아주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서바앙~ 어디갔소오” 하고 절규한다. 관중은 나이 많은 몇 분이 지켜보고 있다. 서양 오페라나 뮤지컬은 비싼 돈 주고도 보면서 국악은 공짜로 보여준다고 해도 아무도 안 본다. 국악에 서린 정서는 이제 나이든 어른만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인가….” (ID 뒹굴뒹굴)탐사여행이지만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들은 서울 구석구석을 여행하며 역사적인 유래를 공부하는 동호회다.이회장은 “서울에 살면서 자신이 서 있는 곳이 얼마나 역사가 있는 곳인지 모른다”며 “경실련 서울시민국에서 활동하던 중 연계된 문화동아리를 고민하면서 모임을 결성하게 됐다”고 전했다.이회장은 실례로 세종로 교보빌딩 옆에 서 있는 기념비를 역사의 오류로 지적한다. 이회장은 “고종 즉위 40년을 기념해 세운 비(碑)가 비전(碑殿)이 아닌 비각(碑閣)으로 돼 있다”며 “왕과 관계된 비는 모두 전으로 명칭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이회장은 앞으로 매월 1회 탐험코스를 개척하고 명소를 개발해 일반 시민도 자주 찾는 탐험코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이를 토대로 서울에 관한 탐사보도를 책으로 남기고 싶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