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만 화소 카메라폰 출시 러시

10월 초 삼성전자와 팬택앤큐리텔이 각각 국내 최초로 130만화소 지원의 카메라폰을 발표하면서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메가픽셀폰’(mega pixel phone) 시대가 열렸다. 카메라폰은 음성통화에 머물던 휴대전화를 멀티화한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는 제품. 나아가 일본이 올 연말 200만화소를 지원하는 휴대전화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과 일본의 카메라폰 제조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화소수 업그레이드 박차국내외 카메라폰의 열풍은 카메라폰의 시장점유율 증가 추이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국내 카메라폰시장은 지난해 210만대로 시장점유율이 16%에 불과했다. 하지만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는 점유율 41%인 576만대, 2004년에는 72%인 943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1,000만대를 돌파하는 시점은 2005년으로 카메라폰 판매규모는 1,065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열풍은 세계시장에서도 마찬가지. EM데이타서비스는 올해 세계 카메라폰 시장을 전체 휴대전화의 13.9%에 달하는 6,000만대로 예상했다. 특히 이 업체는 전세계 카메라폰시장이 2006년까지 연간 38%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국내 카메라폰의 역사는 2001년 하반기 SK텔레텍이 IM-3100 모델에 외장형 카메라를 장착하며 시작됐다. SK텔레텍은 IM-5000 모델을 잇달아 발표, 초기 카메라폰시장을 견인했다.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카메라폰 출시 대열에 합류했다. 삼성전자는 SCH-X290ㆍSCH-E100을, LG전자는 SD-1020ㆍSD-1100 모델을 내놓고 이 시장에 참여했다. 그러나 당시 주류는 외장형으로 ‘액세서리’ 개념에 불과했다.내장형으로 본체와 일체화한 카메라폰의 등장은 지난해 4월 삼성전자에 의해 실현됐다. 삼성전자는 이때 ‘cdma2000 1X 방식 세계 최초 내장형 카메라폰’이라는 멘트로 SCH-X590을 발표, 내장형 카메라폰 시대를 열었다.내장형 카메라폰 이후 업계는 화소수 업그레이드 경쟁을 본격화했다. CCD(charge-coupled device) 방식과 CMOS(Complementary Metal Oxide Semiconducter) 방식간 차이는 있었지만 지난해 카메라폰의 화소수는 11만 및 30만픽셀 정도였다. CMOS 방식은 CCD 방식에 비해 전력소모가 적고 소형화를 추구할 수 있는 반면, CCD 방식은 CMOS 방식에 비해 선명한 화질을 보장한다는 특징이 있다.지난해 삼성전자가 발표한 SCH-X590과 SCH-V300 등이 11만화소를, 올 초에 발표한 SCH-E200 및 SCH-V330 모델이 30만화소를 지원하는 대표적인 제품들이다.지난해 말 팬택앤큐리텔이 ‘국내 최초 33만화소 지원 카메라폰’(모델명 큐리텔 PD-6000)을 발표했다. 이 제품을 필두로 큐리텔은 PG-S1200 등으로 33만화소 카메라폰시장을 주도했다. 올 상반기에는 모토롤러도 33만화소 지원 카메라폰 MS100 및 MS150 모델을 발표, 33만화소 카메라폰 시대에 동참했다.선명한 화질을 원하는 사용자들의 요구는 이 정도의 픽셀에 만족하지 못했다. 이러한 사용자의 요구를 적극 반영한 결과가 바로 지난 10월 초 삼성전자와 팬택앤큐리텔이 내놓은 130만화소 지원 카메라폰이다. 이 제품은 국내 카메라폰 흐름의 큰 획으로 기록될 수 있다.삼성전자가 발표한 캠코더폰 ‘SCH-V420’은 130만화소를 지원하는 카메라가 탑재됐다. 삼성전자측은 “이번 130만화소급 캠코더폰 출시는 휴대전화의 멀티미디어화를 더욱 가속화하는 시발점”이라고 의의를 뒀다.삼성과 비슷한 시기에 CMOS 방식의 130만화소 카메라폰 PG-S5000(SKT 011ㆍ017용)을 발표한 팬택앤큐리텔 역시 “고화질의 사진과 동영상촬영이 가능한 혁신적인 제품”이라며 “디지털카메라와 경쟁할 수 있는 해상도와 활용도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삼성전자와 팬택앤큐리텔에 이어 LG텔레콤 및 LG전자도 메가픽셀 휴대전화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LG텔레콤은 일본 카시오제 ‘캔유’ 단말기 2차 버전을 이르면 10월 중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130만화소를 지원한다. LG전자도 CCD 방식의 110만화소급 내장형 카메라를 채용한 슬라이드업 방식의 스마트폰(모델명 LG-SC8000, LG-KC8000)을 연말에 출시할 예정이다.일본은 이미 메가픽셀폰이 대세국내 휴대전화시장에서 메가픽셀 지원 제품의 등장은 이제 태동기지만 일본에서는 이미 일반화돼 있는 추세다.일본의 메가픽셀폰 시대는 지난 5월 NTT도코모가 발표한 505i 시리즈에서 비롯됐다.NTT도코모에 이어 KDDI도 지난 5월, 100만화소급 CCD카메라를 내장한 ‘A5401CA’(카시오제)를 발표, 일본에서의 메가픽셀 지원 카메라폰시장을 선도했다. A5401CA는 124만화소 CCD카메라가 내장된 KDDI 최초의 100만화소 카메라폰으로 PC용 VGA(640×480) 이미지는 물론 프린터용의 SXGA(1280×960) 이미지로도 촬영할 수 있다.보다폰(옛 J-폰)도 지난 5월 샤프가 제조한 메가픽셀 카메라폰 J-SH53를 선보인 바 있다. 이 제품은 최대 1,144×858화소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으며 촬영된 이미지는 시큐어디지털(SD) 메모리카드로 보관된다. 20단계로 조절되는 7배줌, 연속촬영, 이미지 찾기 등의 기능을 갖췄으며, MPEG-4 동영상이미지도 지원한다.나아가 일본에서는 200만화소 제품이 연말 출시될 것으로 전망돼 극한의 화소수경쟁을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메가픽셀 지원 카메라폰이 나온 지 불과 6개월여 만에 200만화소 지원의 카메라폰이 등장하는 것은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일반 디지털카메라 정도의 성능을 원하기 때문이다.일본의 한 업체 관계자는 “메가픽셀 지원 카메라폰의 성능을 테스트한 결과 해상도는 기존 30만화소에 비해 많이 향상됐지만 아직 일반 디지털카메라와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존 120×120이나 352×288, 640×480픽셀의 이동전화 카메라와 비교하면 메가픽셀 지원 휴대전화의 카메라로 촬영한 1280×960픽셀의 화상의 품질은 압권이지만 일반 디지털카메라 수준을 원하는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미흡하며, 특히 종이에 인쇄할 수 있는 수준은 더더욱 못된다”고 전했다. 따라서 메가픽셀 카메라폰이 일반 디지털카메라 수준만큼의 성능을 갈구하는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200만화소나 300만화소를 지원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객들의 그 요구를 먼저 수렴한 곳은 일본. 일본의 대표적인 이동전화서비스사업자인 KDDI와 NTT도코모는 올 연말 200만화소 지원의 카메라폰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KDDI의 발표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0만화소 CCD카메라를 탑재한 이동전화기 ‘A5403CA’를 오는 12월에 발표한다. NTT도코모도 조만간 200만화소 휴대전화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일본의 ZDNet은 보도한 바 있다.일본에서 100만화소급 카메라폰이 등장하고 6개월 후 국내에서 130만화소급 제품이 출시됐다. 이런 추세라면 일본에서 200만화소 카메라폰이 연내 등장할 경우 국내에서도 내년 2/4분기쯤 200만화소 카메라폰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