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매출액은 LG가 앞섰지만 영업이익 등은 CJ가 우위

요즘 유통업계의 이슈 가운데 하나는 TV홈쇼핑, 인터넷쇼핑, 카탈로그 등 온라인 유통시장의 성장이 어디까지 이어질 것이냐다. 어차피 고객은 한정돼 있는 상황이라 온라인 분야가 고객을 어느 정도 흡수하느냐에 따라 업계 전체의 판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업계의 분석에 따르면 온라인 분야의 올해 시장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성 면에서 볼 때 예년에 비해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오프라인 분야를 압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엄청난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쇼핑은 30%대, 홈쇼핑은 10%대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유통시장의 치열한 시장점유율 싸움이 최근 들어 온라인으로 확대된 것도 이런 성장성과 관련이 깊다. 장밋빛 청사진이 쏟아지면서 많은 업체가 몰리다 보니 오프라인보다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 다만 업계의 리딩컴퍼니와 후발주자 사이의 격차가 상당히 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하다.이 가운데서도 TV홈쇼핑업계의 경쟁은 한층 가열돼 있다. 특히 국내 굴지의 재벌 계열사인 LG홈쇼핑과 CJ홈쇼핑의 자존심을 건 대결은 오프라인 분야의 롯데와 신세계의 경쟁 못지않게 뜨겁다. 여기에다 지난해부터 현대홈쇼핑, 우리홈쇼핑, 농수산홈쇼핑 등 후발주자가 새로 홈쇼핑에 뛰어들어 LG와 CJ에 도전장을 낸 형국이라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다만 후발주자 3인방은 아직 시장점유율 면에서 크게 뒤처지고 있어 아직 업계의 큰 변수는 되지 못하고 있다.그렇다면 요즘 온라인 쇼핑분야에서 최대의 관심은 무엇일까. 많은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단연 CJ홈쇼핑이 LG홈쇼핑을 따라잡을 수 있느냐로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이후 CJ가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면서 LG를 근소한 차이로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실적에서도 CJ의 선전은 크게 돋보인다는 평가다.먼저 매출액(취급액 기준)을 보면 지난 상반기에 LG홈쇼핑은 8,351억원, CJ홈쇼핑은 7,183억원을 기록했다. LG가 1,000억원 조금 넘게 앞서며 일단 수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다른 지표에서는 오히려 CJ가 LG를 앞서며 잠재성장력 면에서는 오히려 더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영업이익 면에서 248억원으로 45억원 앞섰고, 순이익에서도 219억원을 올려 LG의 176억원보다 많았다. 반기 기준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 면에서 CJ가 LG를 따돌린 것은 CJ가 39쇼핑을 인수, 홈쇼핑사업에 진출한 지 3년 만에 이룬 성과다.어쨌든 업계에서는 요즘 CJ의 행보에 많은 관심을 나타낸다.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는 등 공세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깐 두 회사 사이에 차이가 가장 많이 벌어졌던 2000년으로 되돌아 가보면 매출액은 6,018억원대 4,212억원, 영업이익은 450억원대 272억원으로 LG홈쇼핑이 크게 앞서 있었다. 지난해에도 LG가 1조8,046억원, CJ가 1조4,272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그 차이는 4,000억원대 가까이 벌어져 있었다.CJ가 나름대로 업계 수위자리에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내는 것도 최근의 성과에 바탕을 둔다. 앞에서 살펴본 대로 계속해서 차이를 좁히고 있는데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앞서는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이에 대해 회사측은 “지난 3년간 꾸준히 추진해온 상품력 강화와 함께 배송 등과 같은 서비스 차별화 전략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있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CJ는 30일 보증제, 24시간 종일방송 등 파격적인 고객위주의 영업전개와 서비스로 고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2001년 업계 최고의 방송시스템을 갖춘 신사옥 CJ미디어밸리를 건설한 데 이어 올해는 첨단 방송센터 구축을 마무리하는 등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수성을 해야 할 입장에 있는 LG홈쇼핑은 일단 표면적으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상반기에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 뒤처진 것도 일시적인 것이라고 못박는다. 회사측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구축에 들어간 비용 때문에 그렇게 됐을 뿐”이라며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러면서 “하반기에는 모든 면에서 CJ를 압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오히려 LG는 국내보다는 세계 홈쇼핑시장에서 최고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회사측은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3위로 나타났다”며 “세계 1위로의 도약은 비좁은 국내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적극적인 해외시장의 개척이 요구되며, 본격적으로 중국 프로젝트를 추진하면 2010년까지 세계 1위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아울러 LG홈쇼핑은 홈쇼핑사업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안정성장기에 들어갔다는 판단 아래 내실경영 중심의 사전전략 구사에 들어갔다. 올해 초 업계 최초로 ERP/CRM 시스템을 구축해 기존 고객의 구매 빈도 증가에 노력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현대홈쇼핑, 우리홈쇼핑, 농수산홈쇼핑 등 후발주자들은 두 공룡의 그늘에 가려 아직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3사도 시작은 늦었지만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 아래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아이디어를 잇달아 내놓으며 기존 업체를 긴장시키고 있다. 현대홈쇼핑이 이민상품을 기획해 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는가 하면 우리홈쇼핑과 농수산홈쇼핑은 스타급 쇼핑호스트를 잇달아 스카우트해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돋보기 인터넷 쇼핑몰 대전LG이숍 선두질주… CJ몰·인터파크 뒤쫓아시장규모로만 보면 이미 인터넷쇼핑몰이 TV홈쇼핑을 제쳤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인터넷쇼핑몰 시장 규모가 5조원을 넘어 5조원대를 밑돌 것으로 보이는 TV홈쇼핑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인터넷쇼핑몰 시장 규모는 지난 99년 1,200억원대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에는 3조7,000억원대로 급성장했다. 이는 2000년 이후 고속성장을 거듭해 온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들어 홈쇼핑 성장률이 10%대로 떨어진 데 비해 인터넷쇼핑몰은 30%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협회에서는 2005년에는 시장규모가 8조원대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시장이 고속성장하면서 업체들간의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상당수의 재벌 계열사들이 참여하고 있어 점입가경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홈쇼핑에 이어 인터넷쇼핑몰 분야에서도 LG와 CJ의 경쟁이 뜨겁다는 점이다.최근 랭키닷컴 자료에 따르면 244개 종합인터넷쇼핑몰 가운데 12주 종합 일일 방문자수 기준으로 LG가 13.82%를 자치해 1위를 달리고 있고, CJ몰이 1%포인트 미만의 차이로 그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이어 인터파크가 3위 자리에 올라있고 Hmall, 롯데닷컴 등이 빅5에 포진해 있다.특징적인 것은 홈쇼핑업체가 운영하고 있는 사이트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높다는 점.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시너지효과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유통재벌인 롯데백화점과 신세계 계열인 롯데닷컴과 신세계몰은 각각 5위와 10위를 차지, 기대치에 다소 못미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