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 정립하고 마스터플랜 만들어야

앞서 훌륭한 일터(GWP)의 구현을 위한 최고경영자의 역할을 살펴보았다. 그 역할을 다른 어떤 것에 비견될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터를 변화시켜 나가는 과정이 최고경영자 한 사람의 노력으로 이뤄질 수는 없다. 훌륭한 일터를 구현하고자 하는 최고경영자의 철학은 현장에서 부서를 관장하는 관리자들의 행동을 통해 구성원에게 투영된다. 일터에 대한 변화관리를 위해서는 위로부터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때문에 새로운 리더십이 조직 안에 뿌리내려야 한다.포천 100대 기업 중 하나인 TD인더스트리에서 강조하는 ‘서번트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 대표적인 예다. 서번트리더십을 처음 듣는 사람중에는 의아하게 생각하고 잘못된 표현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다. 서번트라는 단어와 리더라는 단어가 완전히 상반되는 단어인데 어떻게 함께 공존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이런 답변이 가능하다.“당신은 서번트와 리더라는 두 단어를 전혀 어울릴 수 없는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번트는 그 특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말이고 리더는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 좋은 서번트, 즉 하인이 되려면 어떤 특성이 필요합니까. 세가지 특성이 꼭 필요합니다.첫째, 주인에 대한 존경심입니다. 둘째, 관심입니다. 주인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세심히 살피고 챙기는 관심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부지런함입니다. 항상 앞서 챙겨야 합니다.이제 리더는 구성원을 존중하고 구성원에 대하여 세심한 관심을 가지고 항상 솔선수범해 나가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런 세가지 특성을 갖춘 리더를 나타내는 말이 바로 서번트리더입니다.”GWP는 상호관계의 질을 우선시한다. 서번트리더십을 통하여 리더부터 구성원을 존중하고 챙겨나갈 때 GWP 구현이 비로소 가능해질 수 있다. 경영자와 관리자의 구체적인 변화과정은 최고경영층의 비전제시와 변화주도가 성공적으로 일어난 후 임원과 단위조직의 리더가 구성원을 변화시키기 이전에 자신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과정을 통해 GWP를 위한 새로운 리더십을 형성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과정이다.그 접근은 최고경영자의 의지 및 비전이 중간 및 하위 관리자까지 퍼져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임원과 단위조직의 리더십 패러다임 재구축 선언은 구성원과 대면접촉을 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임원과 조직책임자들의 리더십 변화는 GWP 구현을 위한 핵심이면서도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특히 임원 계층은 계속해서 저항세력으로 남기 쉽다. 회사를 이끌어가는 회사 전체의 리더로서 나름대로의 경영철학을 가지고 왔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임원 혹은 관리자들에게 먼저 자기 선언을 시켜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게 된다.임원 및 관리자들이 자기 선언을 하기 위한 공감대를 마련하기 위해 리더십 진단을 통해 먼저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자료를 마련한 후 GWP 비전을 선포하듯이 위에서부터 다시 대면접촉 방식의 워크숍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최고경영자는 임원 앞에서 자신부터 리더십을 바꿔나갈 것을 선언하고 임원은 관리자 앞에서, 그리고 관리자는 구성원 앞에서 자기 선언을 해 나가는 과정을 반복해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때 발표된 내용들은 책자화하여 다시 전 구성원과 공유하는 커뮤니케이션 순환 과정을 거쳐 나가게 된다.즉 우선적으로 리더십 개념을 정립하고 리더십 개발의 마스터 플랜을 만든 후 리더십을 진단하고 이에 입각한 피드백(코칭) 과정을 거쳐 구체적 행동을 보이는 순서로 진행된다.엘테크의 사례연구GWP가 되기 위해서는 이벤트성으로 문제를 접근해선 안된다. 한두 번의 리더십 교육을 통해 행위가 조금 바뀐다 해도 소위 약발이 떨어지면 더 강화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간다. 따라서 교육과 더불어 지속적인 리더십에 대한 진단 및 코칭, 피드백을 가져가야 한다. 리더십에 대한 진단방법으로는 360도 다면평가 방법이 반드시 필요하다. 리더십이라는 것은 결국 자기 밑에 있는 구성원에게 가장 먼저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므로 구성원의 공정한 평가야말로 리더십의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요소가 된다.요즘 많은 국내 기업들이 다면평가 방법을 실제로 도입하고 있으면 최근에는 정부 내에서도 도입 여부를 놓고 논란이 된 적도 있다. 다면평가 방법을 처음 혹은 최근에 도입한 기업일수록 이러한 리더십 다면평가 결과에 대해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리더십 다면평가 결과는 그 리더의 리더십 개발을 위해서 사용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해야 한다.실적과 연관하여 리더십을 평가한다든지 질책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최대한 객관적인 환경에서 구성원과 리더가 서로를 솔직하게 평가하고 이해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하나로 먼저 정착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GWP의 개념에 맞춰 개발된 360도 신뢰진단이라는 글로벌스탠드를 사용할 수 있다.포천 100대 기업의 관리자와 국내 기업의 관리자에 대해서 360 신뢰진단을 해 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360도 진단의 전체 평균이 비슷한 포천 100대 기업과 국내 기업을 비교해 보면 포천 100대 기업의 관리자는 평균에서의 표준편차가 매우 작게 나타나는 반면, 국내 기업은 넓은 분포를 보인다.구성원의 입장에서 이 결과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겠는가. 국내 기업은 인사발령 때마다 조직이 몇개월씩 휘청거리기 쉽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A부서에서 특급 실력을 보여 주던 구성원이 B부서로 가거나 혹은 자신의 부서장이 바뀌면서 ‘미운 오리’로 전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그 구성원에게 주어진 선택은 결국 조직을 떠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