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대책 영향권 제외·입지여건 탁월… 기존 아파트 가격과 비교 경쟁력 갖춰야

‘9ㆍ5 대책’이 나오기 전까지 강남의 대표상품은 ‘재건축 대상 아파트’였다. 그러나 재건축 시장을 겨냥한 9ㆍ5 대책이 나오면서 중대형 평형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분양권 시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규제사항에 해당되지 않는데다 입지여건이 탁월한 단지가 많아 재건축에 관심을 보였던 시중자금들이 분양권 시장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도 나온다.게다가 강남권 수요의 상당수가 학군을 겨냥한 교육수요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아파트보다 ‘이왕이면’ 새 아파트 입주를 원하는 수요층이 적지 않음을 예상할 수 있다. 강남지역 중개사들은 “재건축 호재가 없는 기존 아파트값도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여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분양권은 더욱 인기가 높아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20일새 1억8000만원 상승지난 5월 발표된 이른바 ‘5ㆍ23 대책’으로 6월 이후 서울 수도권에서 분양된 아파트는 전매가 전면 금지됐다. 분양권 시장이 상대적으로 위축된 것은 물론 이전에 분양된 아파트도 1회에 한해서만 거래가 가능해 거래량도 급감한 추세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분양권 매물은 6월 이전에 분양돼 1회에 한해 거래가 가능한 아파트 분양권인 셈.부동산114가 9월5일 대비 9월19일 기준으로 2주 동안 서울 및 수도권 분양권 시장을 조사한 결과 각각 0.61%와 0.46%의 변동률을 보였다. 추석 연휴에 정상적인 거래시장이 형성되지 않은데다 매물의 움직임이 그리 활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강남지역은 다르다. 재건축 소형평형 의무비율 확대 등 서울 주요지역의 공급 감소에 대한 우려와 중대형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서울 평균치보다 훨씬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서울 평균보다 두배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강남구(1.31%)의 경우 대치ㆍ도곡동의 분양권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였고 송파구(0.97%)도 문정ㆍ신천동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 등 강남권 대표 지역의 분양권 중에는 수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은 곳이 수두룩하다.타워팰리스 맞은편에 위치한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60평형의 경우 최근 20일 사이에 1억8,000만원 가량 올라 14억~16억원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근 K부동산 관계자는 “아직 덜 올랐다”고 잘라 말했다. “도곡역을 중심으로 타워팰리스, 우성아파트와 함께 삼각형을 이루는 입지적 탁월함에다 주변 기존 아파트값보다 가격경쟁력이 있어 당분간 수직상승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우성아파트 45평형이 16억원에 나와 있어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설명. 이 아파트 45평형과 53평형 분양권도 강한 가격 상승세를 보여 11억~13억원선을 기록 중이다.개포동 LG자이도 프리미엄 수준이 높은 분양권으로 분류된다. 61평형의 경우 7억7,000만원 선이던 분양가에서 평균 3억5,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9억7,000만~12억7,000만원선에 가격이 형성됐다.‘제2의 강남’으로 각광받고 있는 송파구 일대의 분양권 가격도 강세다. 문정동 삼성래미안 60평형이 2주 사이에 1억원 가까이 뛰어 7억5,000만~10억원에 호가되고 있다. 문정동 S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규제 영향으로 40평형 이상 중대형이 앞으로 보유가치가 올라갈 것이란 기대감이 팽배해 있다”고 전하고 “최근 2~3주 사이에 매입을 원하는 투자자가 늘어나 중개업소마다 대기수요가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또 서초구 방배동 대림e-편한세상, 방배동 래미안3차 등도 억대 프리미엄이 붙었다. 대림 56평형의 경우 2억1,000만원 이상 프리미엄이 붙어 9억~10억원선에 가격이 형성됐으며 방배래미안3차 37평형은 2억4,000만원 가량 올라 최고 7억6,000만원선에 호가가 나왔다.타워팰리스3차 “하루 5,000만원씩 오른다”전매 가능한 주상복합 분양권도 급등세를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닥터아파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서울 수도권 주상복합 분양권은 8월 말에 비해 3.72% 상승했다. 특히 서울지역에서는 송파구가 8.49%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서초구(3.54%), 강남구(1.11%)도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송파구 신천동 롯데캐슬골드의 경우 인근 저밀도지구의 재건축 추진에 탄력받아 꾸준한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76평형이 평균 3억6,000만원선의 프리미엄이 붙어 14억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한강조망이 가능한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 63평형 A타입도 최근 1억4,000만원 가량 올라 현재 8억4,000만~10억원선에 거래되고 있다.내년 5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3차는 “하루 5,000만원씩 오른다”는 인근 중개업소의 전언에도 불구하고 대기수요에 비해 매물이 달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양재천이 바라보이는 평형의 경우 프리미엄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상태. 9억8,000만원에 공급된 74평형이 16억~18억5,000만원선에 가격이 형성됐으며 3억4,000만원에 공급된 47평형은 8억~10억원선이다. 주변 중개업소에서는 “대부분의 평형이 조만간 분양가의 두배를 훌쩍 뛰어넘는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분양권 가격 급등현상은 재건축 규제로 인한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 직접적 원인. 그러나 기존 아파트시세와 비교, 상승여력을 점친 후 투자에 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