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와 손잡고 후진국에 IT기술 전수

다른 사람을 돕는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만만치 않은 자기희생이 따르는데다 남다른 봉사정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제적인 부담까지 요구된다면 더욱 그렇다.그런 점에서 문송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50)는 단연 돋보인다. 지난 91년 이후 방학을 활용해 니카라과, 캄보디아 등을 돌며 자신의 전공분야인 IT기술을 전파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그의 지도를 받고 있는 박사과정의 제자들(이상원, 권영철)까지 해외 봉사활동에 발벗고 나서는 등 참스승의 뒤를 따르고 있다.문교수가 처음 해외 봉사활동에 나갔던 지난 91년. 국제협력단의 주선으로 니카라과에 들어가 국가공무원과 교직원, 학생 등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는 등 현지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후 지금까지 아프리카, 동유럽, 동남아, 중남미 등지의 9개국을 돌며 봉사활동을 계속해 오고 있다.나갈 때마다 국제협력단에서 지원을 해주지만 개인적인 부담도 만만치 않다. 보통 3주씩 머무르는데 현지에 가보면 사정이 워낙 열악해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개인적으로 주머니를 털어 도와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위험한 순간을 넘긴 것도 여러번 있다. 방문한 나라의 치안이 불안한데다 풍토병이 많은 까닭이다. 91년 니카라과에서는 자신을 납치하려는 괴한들이 나타나 곤욕을 치렀고, 95년 케냐에 갔을 때는 풍토병 때문에 크게 고생을 하기도 했다.“사실 처음에는 봉사한다는 마음에 다른 것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어요. 그런데 현지에 가보니 사정이 크게 다르더군요. 그쪽 사정에 어두운데다 가이드조차 없어 고생을 많이 했지요. 그렇다고 한번도 후회한 적은 없어요. 가족들도 말렸지만 어차피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뿐이었죠.”하지만 문교수에게도 아쉬움은 남는다. 해마다 국제협력단이 주축이 돼 해외봉사자를 모집하고 있지만 아무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 특히 IT분야의 경우 90년대 이후 교수 등 전문가 가운데 자신 이외에 단 한명의 지원자도 없어 씁쓸한 느낌조차 든다고 말한다.“사실 해외에 나가면 미국이나 일본 등지에서 온 사람들은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찾기 힘들어요. 선진국이 되려면 이런 점부터 개선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좀 여유가 있으면 어려운 나라를 돕는 게 당연하다고 봅니다.”문교수는 국내 전산학 박사 1호이자 데이터베이스(DB) 분야의 권위자로 통한다. 현재 테크노경영대학원 산하 DB연구실의 사령탑으로서 분산DB, DB지도, 데이터모델링 등 관련 분야의 연구에 정열을 쏟고 있다. 학계에서는 카이스트 DB연구실이 국내 DB개발분야의 메카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평가한다.“봉사활동은 힘닿는 데까지 계속할 겁니다. 요즘 들어서는 제자들까지 힘을 보태주니 큰 도움이 됩니다. 미력이나마 도울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