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천지창조의 웅혼한 기운이 채 가시기 전의 이야기다. 틀림없이 배꼽같은 것은 없었을 아담과 이브에겐 즐거운 나날이 계속됐을게다.밤하늘엔 눈을 어지럽히는 별들이 쏟아지고 굳이 밤낮을 가릴 필요도 없이 벌거벗은 섹스는 오직 뻑적지근한 엑스타시였을 것이고-.일하지 않고도 먹고 살 수 있었으니 그짓밖엔 할일도 없었을 것이다.서양인들이 상상해낸 창세기의 이 설화는 그러나 섹스의 문제를 갖고 있다. 부권(Patriarchal Society)을 노린 남자들의 음모와 인류최초의 간통사건은 창세기의 문맥속에 잘 숨겨져 있다.아담은 신께서 흙을 빚어 만들고 이름도 직접 지어붙이지만 이브는갈비뼈의 한쪽일 뿐이며 「이브」라는 이름도 아담이 지어부른 것이다. 그래서 여자는 불완전한 창조물이다.그러나 갑작스런 뱀의 출현이 모든 것을 망쳐놓기 시작한다. 뱀은두말할 필요도 없이 외간남자다. 뱀대가리는 곧 남근이다. 이브는그와 놀아났다. 이것이 숨길래야 숨길 수 없는 창세기의 비밀이다.지혜를 갖게하는 과일이라지만 놀아나는 지혜, 간통하는 지혜, 쾌락에 눈뜨는 지혜를 뜻하고 있을 것이다. 이브와 뱀은 아마도 점잖은 말로 배면위, 속된 말로 백어택(Back Attack), 영어로는 리어엔트링(Rear Entering)이라고 부르는 체위로 즐겼을 터이다. 왜 백어택이었을까하는 질문은 나중에 검토될 기회가 있을 것이다.어떻든 낙원을 쫓겨난 그들에게 두가지 형벌이 가해졌다. 첫째 형벌은 노동을 해야한다는 것이었고 두번째 형벌은 아이를 낳을 때출산의 고통을 맛봐야할 것이라는 점이다. 간통사건이 왜 노동의문제로 비화한 것일까하는 경제사적 사건도 두고두고 연구해보자.그것이 남성 우위의 재산권과 긴밀한 합의를 갖는다는 정도의 지적만 해두자.창세기는 지금으로부터 3천5백년전에 형체를 갖추기 시작한 구전문학이다. 남자가 여자에 대해 완전한 승리를 거둔 이후에 탄생한 문학이다보니 모든 죄악은 오직 여성의 문제로 귀착됐다.창세기는 두개의 섹스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하나의 섹스는 별다른문학거리도 못되지만 또 하나의 섹스는 창세기이후 모든 문학정신의 근간이 되어왔던 혼외정사다. 파우스트건 신곡이건 그리스비극이건 헤밍웨이를 거쳐 심지어 마광수에 이르기까지 문학의 일관된주제는 약간은 길을 엇나가 있는 섹스다. 그것은 간통사건을 다룬창세기 이후의 오랜 전통이다. 두개의 섹스가 싸우고 있다.